“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국가 생존 전략”

[심층리포트 ②]이수호 북극항로추진본부장 인터뷰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현승 기자 2026.09.02 09:2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X
편집자주과거부터 뱃길의 발견은 새로운 경제권 조성으로 이어졌다. 정부와 일선 지자체는 북극항로 개척을 시작으로 해양수도권 및 북극항로 경제권을 확고히 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북극항로가 갖는 의미와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준비 사항을 살펴본다.
▲이수호 북극항로추진본부장/사진제공=해양수산부
정부는 북극항로를 단순한 대체 해상 운송로 확보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이수호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극항로 활성화를 대체항로 확보뿐 아니라 해양수도권 육성과 연결해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북극항로 활성화와 해양수도권 육성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국가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북극항로 활성화 효과를 지역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부는 ‘남부 해양수도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방향’에 따르면 부산은 국제 해양·금융 비즈니스 중심지, 울산은 친환경 에너지 허브, 경남은 항만물류와 제조업이 결합된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각각 육성해 지역별 강점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북극항로추진본부’는 북극항로 활성화와 해양수도권 육성을 위한 정책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북극항로 운항 활성화와 기술개발, 국제협력, 관련 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범정부 추진 조직으로서 관계기관 협력과 정책 지원을 조율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북극항로 활성화는 남부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인구를 분산하고 국토를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8월 7일 해양수산부 신청사 건립 부지로 최종 선정된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 부지 모습/사진=뉴시스
Q 북극항로추진본부에 대해 설명해달라
북극항로추진본부는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과 지방균형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된 조직이다. 추진본부는 북극항로 활성화와 운항 기술개발·국제협력을 담당하는 ‘북극항로정책과’,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권 산업 진흥과 정주 여건 개선을 담당하는 ‘해양수도조성과’, 총괄·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기획지원과’ 등 3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북극항로와 해양수도권 육성은 여러 부처와 기관의 협력이 필요한 과제인 만큼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Q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운에 의존하는 국가다. 안정적인 해상 물류망 확보는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최근 국제 정세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항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물류 경로 확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대체항로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기존 항로와 함께 새로운 물류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인 수출입 환경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기종점 항만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조선·항만·물류 등 국내 해양산업 전반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Q 지난 8월 22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진행됐다. 이번 운항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시범운항은 북극항로 상업화를 위한 첫 번째 검증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수부는 실제 상업 활용에 필요한 운항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운항을 추진했다. 기존 항로와 비교해 운항거리, 소요기간, 연료 소모량, 운항 비용 등을 분석하고 북극항로의 경제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또한 화물 확보 가능성, 운항 정시성, 보험·금융 비용 등 기업이 실제 참여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소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번 시범운항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데이터는 향후 선박 기술개발, 인력 양성, 선사 지원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Q 북극항로 활성화에서 부산항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부산항은 북극항로 시대의 핵심 거점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인 항만 인프라와 배후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북극항로와 기존 항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북극항로 시대에 필요한 것은 항만 기능 확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운, 금융, 보험, 법률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해양 관련 산업이 집적되고, 조선·항만·물류 산업 경쟁력이 함께 높아질 때 북극항로의 효과가 지역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Q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과정에서 지역 간 협력 방향은
남부 해양수도권 구상의 핵심은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해 해양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각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것이다.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를 특정 지역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남부권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기업, 관계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
▲지난 8월 20일 전재수 부산시장(왼쪽)이 북극항로 운항과 연관산업 활성화 업무협약에 앞서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광역시
Q 하나의 경제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협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
지역 간 경쟁을 넘어 공동 성장 전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를 지역별 경쟁으로 접근해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해수부는 부산·울산·경남 지방정부와 지역 상공회의소, 주요 기업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각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협력이 중요하다. 북극항로라는 성장 기회를 남부권 전체의 발전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을 넘어선 연계가 필요하다.

Q 부산이 실질적인 해양수도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해양수도는 기관 이전이나 인프라 구축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해운기업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 추진 등은 부산을 중심으로 해양 관련 기능이 집적되는 과정이다. 앞으로는 해양 금융·보험, 해사 법률·중재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까지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선박과 항만뿐 아니라 금융, 법률,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 연관 산업이 연결될 때 경쟁력 있는 해양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Q 북극항로가 국토 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은
북극항로 활성화와 해양수도권 육성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국가전략이다. 북극항로 활성화를 계기로 남부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한다면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와 인구를 분산하고 국토를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인재, 자본이 모이는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수호 북극항로추진본부장
대구 대륜고등학교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콜로라도대학교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40회 임용
해양수산부 항만국장
주영국대사관 겸 주 국제해사기구대표부 공사참사관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
해양수산부 제2대 북극항로추진본부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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