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무방비 ‘서민 보금자리’ 지켜라

[주목! 서울시의회 조례]노후주택 거주민에 차열 페인트 보급 등 ‘에너지 성능 개선’ 지원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2026.10.01 09:36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X
편집자주정책은 정부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 영역에 입법의 영향이 커지면서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도 날로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행정과 정책을 감시하는 서울시의회의 활동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더 나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전국 지방의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의원들이 어떤조례를 발의하는지 알아본다. 시의회 의원 비율에 맞춰 각 정당이 발의한 조례를 소개한다.
▲봉사자들이 주택 옥상에 열 차단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8월 4일 서울에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역에서 일최고 체감온도 38℃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경우 발령된다. 폭염이 이어지며 지난 8월 28일 기준 올여름 서울의 누적 온열질환자는 458명에 달했다.

이상기후로 폭염과 한파 기간이 늘며 취약계층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의회에서 주택 에너지 성능 개선사업의 대상을 넓히고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가 제정됐다.

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유만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강남4)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9월 11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기후위기 취약계층과 노후주택 거주 시민에게 차열페인트 보급, 창호 개선 등의 주택 에너지 성능 개선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취약계층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차열페인트 보급사업을 진행했지만, 시장의 직접 지원 근거는 부재했다.

유만희 의원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주거공간의 냉·난방 효율을 높여 기후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련 지원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례다”라며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에너지 성능 개선사업의 종류를 규정하고, 시장이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주요 지원 사업 내용으로는 △건축물 외피 차열성능 개선(차열페인트 보급 등) △건축물 개구부 단열성능 개선(창호 덧유리 시공 등) △기타 냉·난방 에너지 절감 및 건축물 에너지효율 향상 사업 등이 포함됐다.

에너지 성능 개선사업 수혜 대상도 명확히 했다. 기존 사업 대상인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더해 일정 기준 이상 노후주택 거주 시민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명시했다. 노후주택은 건축물의 단열 및 에너지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아 폭염 등 이상기후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폭염과 한파는 이제 모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이 됐다”며 “주거공간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시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인 기후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유만희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길고 더워지는 여름…“주거환경에 따른 온도차 커”
우리나라의 더위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더 더워진 것이다.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인 지난 8월 23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3℃까지 올랐고, 폭염 및 열대야 주의보가 확대 발효됐다. 처서 다음 날인 24일에는 서울에 보름 만에 폭염경보가 재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전국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폭염과 한파는 자연재해 영역으로 분류된다. 기후재난은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S·DoT) 데이터에 따르면 노후·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체감온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노후주택은 건축물의 단열 및 에너지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아 같은 지역이어도 주거 환경에 따라 기후위기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일선 지자체는 복지시설 및 취약계층 거주 가구에 차열페인트 시공을 지원하고 있다. 차열페인트는 태양광을 반사해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열을 줄이는 기능성 도료다. 옥상에 시공하면 실내 온도를 낮추고 냉방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가 SH 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증 평가에서 차열페인트 시공 후 옥상 표면 온도는 최대 9.2℃, 실내 온도는 약 1.8℃ 낮아졌다. 여름철 냉방 에너지 소비량도 평균 26.4% 감소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례개정안 통과에 힘입어 차열페인트 지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서울형 차열페인트 특화 지구’ 전반에 걸친 ‘면(지역 전체)’ 단위 사업으로 열섬 현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이번 개정이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삶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후안전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향후 추진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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