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건너는 곳도 ‘어디든지’ 금연 구역

[주목! 서울시의회 조례]횡단보도와 경계선 5m 이내까지 간접흡연으로부터 건강권 보호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2026.03.03 09:0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X
편집자주정책은 정부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 영역에 입법의 영향이 커지면서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도 날로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행정과 정책을 감시하는 서울시의회에 더 많은 시선이 가는 이유다. ‘더 나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전국 지방의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의원들이 어떤 조례를 발의하는지 알아본다. 시의회 의원 비율에 맞춰 각 정당이 발의한 조례를 소개한다.
▲지난해 5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금연구역 안내 표시가 부착돼 있다./사진=뉴스1

금연구역을 확대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와 주변 인도를 금연구역에 포함해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하고 시민 간 갈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허훈 의원(국민의힘 ·양천2)이 최근 ‘서울특별시 금연환경 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횡단보도, 횡단보도와 접하는 보도의 경계선으로부터 5m 이내의 구역도 금연구역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횡단보도 및 주변 인도에서 흡연 행위를 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다중이 모이거나 이동하는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재 △도시공원 △하천변 보행자길 △학교 △아동 이용시설 인근 △버스정류소 및 택시승차대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횡단보도 및 주변 인도는 금연구역에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등 7곳의 광역지자체는 횡단보도 및 그 경계선 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조례를 발의한 허 의원은 “일선 지자체에서 횡단보도를 금연구역에 포함한 만큼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시도 조례를 통해 간접흡연으로부터 어린이와 시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일부개정조례안은 쾌적하고 안전한 통행로를 조성하는 데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허훈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질병 유발하는 간접흡연…“단속에 재정 및 인력 지원해야”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횡단보도 주변에서 흡연하던 흡연자와 말다툼을 벌이던 40대가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흡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상당하다. 건강보험연구원이 세계은행과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14~2024년 누적된 흡연 관련 의료비 지출은 약 40조7000억원에 달했다. 간접흡연에 따른 피해는 여성에게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으로 인해 질환을 겪은 여성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간접흡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료비 기준으로 보면 간접흡연은 11년간 약 7조908억원으로, 흡연 관련 의료비의 16.5%를 차지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월 발간한 ‘담배폐해 기획 보고서: 간접흡연’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암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의 최대 1.79배이고, 임신부의 경우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지는 등 간접흡연의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례개정안이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자치구와의 협력 및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속을 담당하는 자치구가 재정 및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시내 금연 구역은 총 30만 곳이 넘지만, 금연지도원은 약 120명에 불과하다. 흡연권 보호를 위해 흡연부스가 보충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허 의원은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단속도 중요하지만 조례개정안을 통해 ‘횡단보도에서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며 “아울러 조례개정안이 금연지도의 법적 근거가 되는 만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enny0912@mt.co.kr

정책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