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살짝 옆으로 빠졌네~”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온 11월 17일. 전남 화순군 청풍면 풍암리 화순파크골프장에선 찬 바람을 가르며 골프채가 공을 때리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연신 울렸다. 두툼한 점퍼를 껴입은 어르신들은 짧은 채 하나만 손에 쥐고 넓은 잔디 위를 쉬지 않고 걸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개장 1년 만에 '국내 최대 파크골프장'이자 전국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10년간 방치된 유휴지, 국내 최대 파크골프장으로 부활하다
화순파크골프장이 들어선 곳은 10년 넘게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유휴지였다. 2014년 홍수조절지로 조성된 이후 방치됐다. 군은 2022년 11월, 이 부지를 주민 친수시설로 활용하도록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군은 파크골프장에 주목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고령인구가 30%가 넘어 군이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며 "파크골프장은 노년층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인 파크골프 열풍도 한몫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협회
에 등록된 회원 수는 2021년 6만4001명에서 지난해 18만3788명으로 증가, 3년 만에 약 2.9배로 늘었다.
이러한 이유로 오랜 기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던 유휴지가 화순파크골프장으로 새롭게 조성됐다. 총면적 18만8347㎡에 정규 81홀, 연습 6홀 등 총 87홀(10개 코스)로 구성됐다. 사업비 63억원은 전액 군비로 충당했다. 서쪽으로는 예성산, 동쪽으로는 지석천이 병풍처럼 둘러싸 강과 산을 함께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강변 파크골프장'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건강부터 생활인구·지역경제까지…1석 3조 파크골프장
▲화순파크골프장/사진제공=화순군
화순파크골프장은 급증하고 있는 국내 파크골프 인기에 힘입어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유료 운영을 시작한 지난 1~2월에는 겨울철임에도 월 5000명 이상이 찾았다. 3월엔 1만6505명, 4월에도 1만1000명 이상이 파크골프장을 찾았다. 폭염으로 오후 휴장을 시행했던 7월을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 10월에는 1만927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장 이후 누적 이용객은 2025년 10월 기준 11만9750명에 이른다.
파크골프장은 군의 '생활인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6만268명, 같은 해 3분기 생활인구는 약 36만 명으로 6배에 달한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고흥·해남 등과 비교해도 체류 인구가 7~8만 명 이상 많다.
나주에서 온 최유란씨(52)는 "골프는 예약도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크지만, 이곳은 잔디 관리도 잘돼 있고 87홀이라 대기 시간이 거의 없다"며 "예전에는 분기에 한 번 정도 화순에 들렀는데, 골프장이 생긴 이후에는 주 1~2회는 일부러 운동하러 온다"고 말했다.
▲ 홍이식 화순군 파크골프협회장이 지난해 11월 16일 화순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화순군파크골프협회장배 파크골프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화순군 파크골프협회홍이식 화순군 파크골프협회장은 "광주나 나주, 순천 등 인근 도시에는 공간이 부족해 규모가 작은 코스가 대부분"이라며 "여유롭게 라운드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장 이후 1년간 누적 방문객 중 군민은 3만1394명, 관외 방문객은 8만6552명으로, 외지인이 전체의 약 73.4%를 차지했다.
외부 방문객 유입은 지역 소비로 이어진다. 화순군에 주민등록을 둔 군민의 입장료는 2500원, 외부 이용객은 8000원이다. 관외 이용객에게는 입장료 8000원 중 절반인 4000원을 화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경기 후 인근 식당·카페·로컬푸드 매장을 찾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환급액은 약 2억원이다. 군 관계자는 "이용객이 상품권 외에도 추가 지출을 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최소 4억원 이상의 소비가 지역에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온 이송자씨(78)는 "주 3회 정도 화순을 찾는다"며 "라운딩 후에는 지인들과 함께 능주 백반집이나 읍내 맛집에서 식사하고, 로컬푸드 매장에서 장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권 덕에 식사비 부담도 줄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크골프만 치고 돌아가는 경우는 없다"며 "경기를 마치고 나면 함께 온 지인들과 고인돌 공원이나 적벽, 꽃축제 등 주변 관광지도 함께 둘러본다"고 말했다. 파크골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루짜리 여행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골프장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거의 없다. 하천구역·농림지역 등 토지이용 규제 때문이다. 대신 방문객들은 차로 5~10분 거리인 능주읍, 도곡읍, 화순읍으로 이동해 식당, 카페, 온천, 숙박시설 등을 이용한다. 홍 회장은 "추어탕집, 숯불구이집, 청국장집 등 능주 일대 식당들은 '개장 이후 매출이 2~3배 늘었다'고 말한다"며 "점심시간이면 줄을 설 정도로 붐비는데, 상당수가 파크골프 동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 “화순을 파크골프 성지로”…전국대회 5개·능주 36홀 증설 목표
파크골프장은 군의 '생활인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6만268명, 같은 해 3분기 생활인구는 약 36만 명으로 6배에 달한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고흥·해남 등과 비교해도 체류 인구가 7~8만 명 이상 많다.
나주에서 온 최유란씨(52)는 "골프는 예약도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크지만, 이곳은 잔디 관리도 잘돼 있고 87홀이라 대기 시간이 거의 없다"며 "예전에는 분기에 한 번 정도 화순에 들렀는데, 골프장이 생긴 이후에는 주 1~2회는 일부러 운동하러 온다"고 말했다.
외부 방문객 유입은 지역 소비로 이어진다. 화순군에 주민등록을 둔 군민의 입장료는 2500원, 외부 이용객은 8000원이다. 관외 이용객에게는 입장료 8000원 중 절반인 4000원을 화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경기 후 인근 식당·카페·로컬푸드 매장을 찾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환급액은 약 2억원이다. 군 관계자는 "이용객이 상품권 외에도 추가 지출을 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최소 4억원 이상의 소비가 지역에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온 이송자씨(78)는 "주 3회 정도 화순을 찾는다"며 "라운딩 후에는 지인들과 함께 능주 백반집이나 읍내 맛집에서 식사하고, 로컬푸드 매장에서 장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권 덕에 식사비 부담도 줄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크골프만 치고 돌아가는 경우는 없다"며 "경기를 마치고 나면 함께 온 지인들과 고인돌 공원이나 적벽, 꽃축제 등 주변 관광지도 함께 둘러본다"고 말했다. 파크골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루짜리 여행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골프장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거의 없다. 하천구역·농림지역 등 토지이용 규제 때문이다. 대신 방문객들은 차로 5~10분 거리인 능주읍, 도곡읍, 화순읍으로 이동해 식당, 카페, 온천, 숙박시설 등을 이용한다. 홍 회장은 "추어탕집, 숯불구이집, 청국장집 등 능주 일대 식당들은 '개장 이후 매출이 2~3배 늘었다'고 말한다"며 "점심시간이면 줄을 설 정도로 붐비는데, 상당수가 파크골프 동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 “화순을 파크골프 성지로”…전국대회 5개·능주 36홀 증설 목표
군은 2026년까지 전국 규모 대회를 연간2개 이상, 중장기적으로는 5개 이상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도자 자격 시험장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인프라 확충도 계속된다. 능주면 하천부지에 운영 중인 능주파크골프장은 기존 18홀에 더해 18홀을 추가 조성해 36홀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6년 12월 개장을 목표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남도 생활 스포츠의 메카 화순에서 파크골프의 성지로 도약하겠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인돌 유적과 적벽·운주사·꽃강길 등 천혜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어르신들의 건강은 물론 전국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관광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