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민간 활주로, 청주공항을 어찌할꼬

[지방의회 톡&토픽-청주시의회]5대 공항인데 군용기와 공용…“대통령 공약은 실행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2025.08.04 09:2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지방의회는 작은 ‘국회’다. 주민을 위해 지방정부를 견제·감시하고 조례 제정, 예산 심의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상임위를 기반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는 지방의회 의원들은 각종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의원들이 쏟아내는 ‘말’을 통해 각 지자체를 달구고 있는 ‘토픽’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청주국제공항 전경/사진=뉴시스

청주시의회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간활주로 신설’이 있다. 이를 통해 청주국제공항의 항공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부권 핵심 공항으로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4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은 우리나라 공항 중 인천, 제주, 김포, 김해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이용객 수는 457만9000명으로 23년도에 비해 23.9% 증가했다. 국제정기노선도 2007년도 1개국 4개 노선에서 지난해 8개국 26개 노선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청주시의회와 청주시는 청주국제공항이 민·군복합공항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여러 제약이 따른다고 주장한다. 항공기 이착륙 가능 일수 제약 등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수용 여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청주국제공항은 충청권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공항임에도 2744m의 짧은 활주로와 민군 복합공항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신규 노선 개설과 항공편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 비해 수용 여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도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약속한 만큼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하면…“청주국제공항 중부권 핵심 교통로 될 것”

▲청주국제공항 민간항공기 전용활주로 건설 서명운동에 참여한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사진제공=청주시의회

청주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을 강력히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2월 28일 열린 92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홍순철 청주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홍 의원은 건의문에서 민군 공용 활주로 사용으로 활주로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민간 항공 사용률이 46.4%에 그쳐 충청권 및 경기·수도권 주민들의 항공 이용 편의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청주국제공항에 민간 전용 활주로가 신설되면 국제선 및 국내선 운항 편수 확대와 신규 노선 개설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형 항공기 운항이 활성화돼 중부권의 새로운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고, 급증하는 여객 및 화물 운송 수요에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청주국제공항을 항공 물류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대한민국 전체 항공 물류의 약 99.5%가 집중된 인천국제공항의 물류를 분산하면 수도권 물류 혼잡 해소와 국가 물류망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시의회는 “한국은행 충북본부 연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물류 기능 일부를 청주국제공항으로 이전할 경우 충북 지역 기업들이 운송 시간 단축 및 물류비 절감을 위해 청주국제공항 이용 의사를 밝혔다”며 “청주국제공항은 인근 에어로폴리스 산업단지와 연계한 물류센터 및 배후지역 개발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활주로 신설과 함께 인프라 개선 필요” 박봉규 청주시의회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공항 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92회 청주시의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박 의원은 “청주국제공항의 2개 활주로 중 하나는 군 전용, 하나는 민간과 군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군이 민간에게 허용한 시간당 이·착륙 횟수는 주중 7~8회, 주말 8회로 김포공항, 제주공항, 군산공항 등 다른 공항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청주국제공항의 시설 개선 사안도 꼬집었다. 활주로 연장 및 안전시설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비상 착륙을 위한 최소 활주로 길이를 3000m로 권고하고 있으나 청주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744m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지로와 같은 기본 안전시설도 부재해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정지로는 항공기가 이륙 중 문제나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멈추기 위한 공간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의무시설은 아니지만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박 의원은 “공항의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청주국제공항 민간활주로 신설에 대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한마디’를 정리했다.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사 선거구)

“청주시의회는 청주공항의 역할 확대와 기반 확충을 지역 발전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도 충북도와 청주시, 지역 정치권과 뜻을 모아 대통령의 공약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정책 토론회, 전문가 간담회, 중앙정부 대응 촉구 결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견인할 계획이다.”

-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서면인터뷰 중


△박봉규 청주시의원(국민의힘·나 선거구)

“청주국제공항에 민간 전용 활주로가 생기면 항공 안전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대형 항공기의 운항과 장거리 국제노선의 다변화가 가능해지고 항공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 지난 2월 28일 제92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중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enny0912@mt.co.kr

정책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