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이 사용하는 장소에 화재 예방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가 서울시의회에서 제정됐다. 사전에 화재 발생 위험을 줄이고 초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함대건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안전취약계층 이용 건물의 화재 예방 안전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9월 11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번 조례안은 화재 발생 시 원활한 대피가 어려운 안전취약계층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발의됐다. 해당 시설에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예방교육과 안전점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례를 발의한 함대건 의원은 “어린이·노인·장애인·저소득층 등 안전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에 해당 조례를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조례는 서울시가 예산의 범위에서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의 설치·교체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가 규정한 안전취약계층 이용 건물은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어린이집·유치원 △요양병원 △노숙인복지시설 등이다. 시의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관내 해당 안전취약계층 이용 건물은 1만4376개소다.
조례는 다양한 화재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스프링클러·간이스프링클러를 비롯해 △소공간용 소화용구 △과부하·누전 차단용 전기안전기기 △콘센트용 자동소화장치 △단독경보형감지기 등이다. 화재가 발생한 뒤 피해를 줄이는 시설뿐만 아니라 누전이나 과부화 등 화재 원인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사전에 차단하거나 초기 확산을 막는 시설까지 포함했다.
화재 예방 측면의 교육과 사전점검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조례에 담겼다. 시장은 안전취약계층 이용 건물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전기시설 사용법 등을 교육할 수 있다. 아울러 안전시설에 대한 사전 현장 점검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해 예방부터 대응까지 종합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함 의원은 “안전은 특정한 화재 원인이나 시설에 한정해 접근하기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피해를 예방하는 관점에서 폭넓게 살펴야 한다”며 “이번 조례가 안전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의 화재 예방 수준을 높이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러 설치·안전점검…안전취약계층 화재 피해 감소 위해 지자체 잰걸음
안전취약계층 사용 시설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 시흥시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 옥상에서 불이 나 총 20여명이 대피했다. 지난 9월에는 대전의 한 노인요양시설 화장실에서 불이 나 시설에 입소한 어르신 12명이 인근 경로당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화재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안전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인 화재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일선 지자체는 안전취약계층의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2월까지 화재안전취약자와 노후 아파트 등 스프링클러 미설치 가구를 대상으로 자동확산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보완형 소방시설을 보급한다. 서울 종로구는 화재·가스 사고 위험이 큰 저소득·고령 가구를 방문, 점검하는 ‘안전취약가구 점검 및 정비사업’을 진행한다. 도봉구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의 가정에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응 가능한 원격 도어락을 설치했다.
함 의원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운 분들이 이용하는 시설일수록 화재가 발생한 이후의 대응보다 사전에 위험을 줄이고 초기 대응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취약계층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현장의 위험요인을 살피고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