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반대합니다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책글문화네트워크 최보기 대표 2026.07.08 10:0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X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사거리의 ‘종로구 종로1가 1번지’ 건물은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사옥이다. 입구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금언을 새긴 커다란 비석이 방문객을 압도하나 유감스럽게도 국민 1인당 독서율은 대한민국 1번지의 상징에 압도적으로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데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만국의 평화를 위해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의 심장을 쐈던 안중근 의사께서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는 유묵을 보물(제569-2호)로 우리에게 남기셨지만 국민 1인당 독서율은 입이 온통 가시철조망으로 둘러싸인 형국이라 더불어 안타까울 뿐이다.

‘시카고 플랜’(The Great Book Program)이 있다. 20세기 초반까지 그저 그런 대학이었던 시카고 대학의 총장으로 부임한 허친스가 재학생들이 인문고전 100권을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 제도를 실시한결과 노벨상 수상자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명문대학으로 우뚝 서게 됐다는 것이 시카고 플랜의 팩트(Fact)다.

이와 같이 독서의 압도적인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는 국내에도 넘치는 바, 남서울대 윤승용 총장의 저서 『리더의 서재에서』(21세기 북스)에는 ‘책 읽는 도시 군포 김윤주 시장’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못하게 된 그는 외삼촌 책방의 일손을 도우며 서가의 책을 모조리 읽는 것으로 그 한을 삭였다.

책방의 모든 책을 독파하자 소년에게는 전혀 새로운 세계의 지평이 열렸다. 책에 길이 있었고, 책이 그를 시장으로 만들었다. “책에는 희망, 꿈, 지혜, 미래까지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것이 김윤주 전 군포시장의 ‘신앙’이다.

바야흐로 우리도 이제 ‘코리아 플랜’이 시작되는가? 『교육을 반대합니다』를 펴낸 김영호 저자는 현직 국회의원이자 국회 교육위원장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교육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던 만큼 이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심지어 늦둥이 아들 덕분에 현직 학부모를 겸하고 있는 까닭에 교육의 디테일에 강할 수밖에 없는 장점을 가졌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저자가 반대하는 교육은 ‘지금까지의 교육’이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교육의 혁신’인데 그 중요한 지렛대가 책 읽는 국민의 나라인 ‘독서국가’다. 이를 정책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초 저자 주도로 ‘독서국가추진위원회’를 조직했고, ‘독서국가 선포식’도 거행했다.

저자가 진단하는 교육의 위기는 ‘문해력의 저하’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문해력 문제는 학생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천시 취소’라는 문구를 주민체육대회 포스터에 썼던 모 지자체 공무원은 ‘우리 시 체육대회를 왜 우천시에서 취소하냐’는 주민의 항의 전화에 진땀을 빼야 했다.

저자는 ‘AI시대에 왜 문해력인가?’에 대해 ‘더 좋은 질문, 비판적 판단, 대체불가 인간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생애주기별 독서’, ‘독서 생태계 구축’을 통한 ‘독서가정-독서마을-독서도시’를 이룸으로써 궁극의 독서국가를 완성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그저 정치인의 선전이 아닌 행동이 뒷받침되길 간절히 부탁하고, 기도한다.

<변신>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책이란 우리 안에 꽁꽁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라고 했다. 꽁꽁 얼어붙은 국민 1인당 독서율을 사정없이 깨뜨리는 ‘국민 도끼 김영호’의 맹활약을 기대한다.
▲『교육을 반대합니다』/ 김영호 지음 / 가디언 펴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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