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 충남 금산군 진악산 관음굴에서 병든 어머니의 쾌유를 빌며 기도하던 강씨 성을 가진 선비의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꿈대로 붉은 열매가 달린 풀을 찾아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병이 나았다. 그가 약초의 씨앗을 마을에 심은 것이 금산 인삼의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전설로 시작된 금산 인삼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유산이 됐다. 2018년, 금산 지역의 전통 인삼농업 시스템은 UN 산하 국제기구 FAO(유엔식량농업기구)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공식 등재되며 그 역사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고려인삼의 종주지로서 금산은 단순한 지역명을 넘어, 전통과 과학이 공존하는 한국 농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삼의 역사는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한나라 시기에 쓰여진 <명의별록>에는 귀중한 약재로 사용됐다고 적혀 있다. 고려 인종 때 편찬된 <삼국사기>에는 중국에 진상하거나 교역할 때 인삼이 중요 품목으로 취급됐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인삼이라는 이름은 ‘고려’가 붙을 정도로 한국산 인삼의 정체성을 상징하며, 현재도 전 세계에서는 ‘Korean Ginseng’으로 불린다.
고려인삼은 초기에는 산삼 중심의 채취 형태였다. 수요가 늘면서 인공 재배가 시작됐다. 15세기부터는 금산이 인삼 재배의 중심지로 기록됐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관에서 인삼재배를 엄격히 통제할 만큼 국가 전략 품목으로 다뤄졌다.
◇자연 조건과 전통 농법이 함께 만든 명품 인삼
인삼은 재배 조건이 까다롭다. 특히 일교차, 토양, 바람의 방향까지 고려해야 약성이 높은 인삼이 자란다. 군은 평균 해발고도 250m 내외의 산간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다. 북향 또는 북동향의 서늘한 기후를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해가림 농법’과 ‘순환식 이동농법’이라는 군 특유의 전통 농법이 결합해 지난 500년간 고품질 인삼 생산이 이어져 왔다.
순환식 이동농법이란 한 번 인삼을 재배한 토지는 10~15년간 휴경하거나 다른 작물과 윤작하며 토양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화학비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 스스로 지력을 회복하길 기다리는 이 방식은 ‘기다림의 농사’로 불리며 지속 가능한 농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금산 인삼은 성분에서도 뚜렷한 특성을 보인다. 인삼의 핵심 유효성분인 사포닌 함량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5.2%에 달하며, 특히 여름철(7월~10월)에 수확되는 ‘여름 인삼’은 약리 효과가 극대화된다.
사포닌은 혈관 청소, 면역력 강화, 항산화 작용에 탁월하다. 홍삼으로 가공될 경우 항암성분(G-Rh2 등)이 새롭게 생성돼 항암 효과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금산에서 생산되는 백삼과 홍삼은 이처럼 기능성에서도 국내외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금산 인삼, 브랜드와 축제로 세계와 만난다
또한 국내산 인삼을 원료로 사용하며, 위조 방지를 위한 원형 금색 홀로그램이 부착된다. 금홍 상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인삼 수출국에 등록돼 금산 인삼 가공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군에서는 매년 가을 대규모 ‘금산세계인삼축제’가 열린다. 1981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국내 대표적인 인삼축제로, 지난해에는 1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단순한 농산물 판매를 넘어 △인삼 캐기 체험 △홍삼 족욕 △인삼 요리 시연 △축하 인삼주 만들기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돼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지역대표축제로 7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세계축제협회(IFEA)가 주관한 피너클 어워즈에서 아시아 특산물 축제 부문 수상작으로도 선정되며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금산 인삼은 오랜 전통과 과학적 재배 방식이 결합된 지역의 농업 자산이다. 군은 역사와 산업, 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산 인삼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또한 군에서는 매년 가을 대규모 ‘금산세계인삼축제’가 열린다. 1981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국내 대표적인 인삼축제로, 지난해에는 1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단순한 농산물 판매를 넘어 △인삼 캐기 체험 △홍삼 족욕 △인삼 요리 시연 △축하 인삼주 만들기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돼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지역대표축제로 7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세계축제협회(IFEA)가 주관한 피너클 어워즈에서 아시아 특산물 축제 부문 수상작으로도 선정되며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금산 인삼은 오랜 전통과 과학적 재배 방식이 결합된 지역의 농업 자산이다. 군은 역사와 산업, 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산 인삼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