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글렌로스 골프클럽, 공작새가 활짝 반기는 ‘명가’의 골프장

[임윤희의 골프픽}질리지 않는 설계, 고품격 부대 서비스…호암미술관 구경은 덤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23.03.03 10:0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 만났다.” ‘임윤희의 골프픽’ 코너를 시작하며 편집자주에 썼던 내용이다. 계획 중 하나는 달성했다. 싱글 도전에 성공했고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골프 입문 6년 만이다. 싱글 도전기는 막을 내렸지만 “주말골퍼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는 계속된다. 티칭프로의 시각을 담아 한층 예리(?)해진 골프장 탐방기가 이어진다.

에버랜드 근처 호암미술관 안쪽에 위치한 글렌로스 골프클럽은 골프삼성에서 운영하는 나인홀 퍼블릭 골프장이다. 1999년에 오픈했으며 골프 발상지 스코틀랜드의 지명인 ‘글렌’과 고요하고 맑은아침 이슬이라는 ‘로스’가 합쳐져 ‘글렌로스’로 탄생했다.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Robert Trent Jones Jr.)가 설계했다.
 
골프 삼성이 운영하는 6개 골프장(안양컨트리클럽 가평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동래베네스트 글렌로스 레이크사이드) 중에서 유일하게 나인홀이다.

글렌로스는 수려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코스와 넓으면서도 언듈레이션이 있는 페어웨이, 장타를 요구하는 긴 코스가 일품이다. 수도권 주변에도 나인홀 골프장이 꽤 있지만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선 글렌로스를 단연 으뜸으로 친다. 잘 정돈된 페어웨이와 같은 홀을 전, 후반 돌아도 새롭고 질리지 않는 레이아웃으로 골퍼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글렌로스의 터줏대감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된 공작새를 만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봄을 기다리던 골퍼들이 몸풀기로 시즌을 시작하기 좋은 글렌로스 골프클럽에서 기자도 시즌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방문해보니 얼룩말 무늬와 호랑이 무늬로 래핑한 카트가 스타트하우스에서 골퍼들을 맞이한다. 사파리에 온 듯한 느낌이다. 곳곳에 글렌로스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해 기억에 남을 라운드로 만들고자 애쓴 흔적이 돋보인다.

클럽하우스와 식당은 아담하지만 격조 높은 서비스가 제공된다. 식사 역시 수준이 높다. 시즌 시작은 일단 충분한 몸풀기로 출발하는 게 좋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어 몸을 경직시킨다. 이런 때 오히려 부상당하기 쉽다. 미리 몸풀기에 들어가 안전하게 시즌을 시작해보자.
왼쪽부터 클럽하우스에서 락커룸 들어가는 입구, 동물 모양으로 래핑한 카트, 글렌로스의 명물 공작새/사진=임윤희 기자


코스 소개



나인홀 퍼블릭이지만 삼성가의 골프장답게 품격 있는 조경과 잔디 관리 상태가 돋보인다. 18홀 기준 6,580yds 전장으로 페어웨이엔 삼성이 직접 개발한 안양중지가 촘촘하다.

안양중지는 안양CC 내에서 우수한 잔디 개체를 발견해 꾸준히 증식시켜 탄생했다. 2000년 잔디로는 국내 최초로 특허까지 받았다. 잎이 넓어 여름에 강하지만 추위에 약한 한국 잔디(야지)와 이와 정반대로 잎이 좁은 켄터키그라스, 벤트그라스 등 양잔디의 장점만 추렸다. 계절과 관계없이 똑바로 잘 자라기 때문에 필드를 빽빽하게 메운다. 힘도 좋아 공을 잘 받쳐줘 초심자들도 공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준다.

이날은 겨울 끝자락이라 티박스에 매트가 설치된 것이 아쉬웠다. 그린 역시 빠르다고 들었지만 2.5정도의 빠르기로 느린 편에 가까웠다.

글렌로스는 나인홀을 전, 후반 두 번 돌지만 티박스의 변화와 좌, 우 그린을 조합하여 배치함으로써 전, 후반 다른 홀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준다. 물론 거리도 달라져 클럽과 공략법도 다르다. 특히 페어웨이 좌측과 우측에 변화를 줘 랜딩 지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1번홀 같은 경우 우측 티샷은 그린 공략까지 편안한 반면 좌측 티샷은 오르막에 반복적인 언듈레이션이 난이도를 올려준다. 8번 홀 역시 좌우 고도차가 크다. 우측이 높은데 그린이 보이지 않아 공략이 쉽지 않다. 좌측에는 페어웨이 벙커가 길게 도사리고 있어 정확한 컨트롤이 요구된다.

나인홀이라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린이 작고 그린 주변으로 내리막이 많아 긴 클럽으로 공략하다가는 타수를 잃기 쉽다.




Challenge hall 9번 파5, 메타세콰이어홀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9번 파5홀은 글렌로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홀이다. 좌측은 OB, 우측은 워터해저드가 있어 페널티 구역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페어웨이 중간까지 위치한 워터 해저드가 위협적이다. 페어웨이 중앙에서 약간 좌측을 공략하는 것이 세컨드샷과 서드샷에 유리하다.

우측 그린을 사용한다면 난이도는 더 올라간다. 서드샷을 긴 워터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방향성이 필수다. 마지막 퍼팅을 하고 나서 9번홀의 티잉그라운드 쪽으로 바라본 풍경이 감동이다.
코스를 감싸고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잔잔한 호수와 어우러져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9번 파5홀은 글렌로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홀이다. 좌측은 OB, 우측은 워터해저드가 있어 페널티 구역이다. /이미지= 골프삼성 발췌



우측 그린을 사용한다면 난이도는 더 올라간다. 서드샷을 긴 워터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방향성이 필수다. 마지막 퍼팅을 하고 나서 9번홀의 티잉그라운드 쪽으로 바라본 풍경이 감동이다.
코스를 감싸고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잔잔한 호수와 어우러져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알고 가면 좋은 팁



간만에 교외로 나왔다면 라운드 후 호암미술관에 들러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글렌로스 골프클럽과 등을 맞대고 있는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李秉喆)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한국미술품 1200여 점을 바탕으로 1982년 4월 개관했다.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통한옥 형태의 본관 건물과 전통정원 ‘희원(熙園)’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통정원 ‘희원’은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전통정원의 멋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전통정원 조형미의 근원인 ‘차경(借景)의 원리’를 바탕으로 옛 지형을 복원하고 정원과 건물이 숨겨지고 드러나는 유연한 멋을 통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관람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2층 라운지에는 휴식 공간, 희원에는 찻집이 마련되어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5시다.
▲호암 미술관 전경/사진= 호암미술관 홈페이지 발췌




오늘의 스코어는 85타


시즌 시작이 무난하다. 겨우내 무릎 부상으로 연습에 소흘했던터라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큰 실수 없이 대체로 파 보기를 기록했다.

1번홀은 좌측 방향으로 티샷이 날아갔다. 페어웨이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게 만들어놔서 공은 샷을 한 것보다 더 왼쪽으로 흐른다. 왼쪽으로는 언듈레이션이 꽤 심한 편이다. 게다가 오르막 홀이라 난이도가 더 올라간다. 무난하게 보이지만 곳곳에 난이도 조절을 위한 요소들이 숨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무조건 오른쪽으로 티샷을 해야 편안하게 파세이브가 가능하다.

난이도는 중간 정도로 생각된다. 그러나 만약 시즌이라 그린이 유리알이었다면 훨씬 더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다. 그린은 단단해 잘 구르는 편이다. 한번에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면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가 만만치 않다. 대체로 그린 뒤편을 포대 형식으로 만들어놔 공이 흐르게 되어 있다. 코스를 제대로 알고 간다면 플레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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