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영혼의 씻김”…안영 장편소설 <만남, 그 신비>

1968년 발표 <가을, 그리고 산사> 그 후의 이야기

머니투데이 더리더 이하정 기자 2022.08.02 17:4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 <만남, 그 신비> 안영 著.

소설가 안영씨가 문학과 신앙을 중심으로 한 저자와 수도승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소설 <만남, 그 신비>(레벤북스)를 출간했다. <만남, 그 신비>는 저자가 1968년《현대문학》1월호에 발표한 <가을, 그리고 산사>의 후속편 격이다. 저자 자신의 오랜 소망과 이후 주인공 수도승이 어떻게 세상을 헤쳐나갔을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기대가 맞물려 뒷이야기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자전적 소설인 <만남, 그 신비>에는 젊은 시절 산사에서 우연히 만난 인물, 수도승이자 카톨릭교인, 훗날 개신교 목사로 살다간 민지환과의 교유(交遊)와 대화가 담겼다. 저자와 수도승은 영적 도반으로서 반세기 동안 편지를 나눠왔고, 80대의, 삶의 비움을 추구하는 나이에 이른 저자가 수도승의 고매한 인격과 폭넓은 지성, 깊은 영성 등이 담긴 편지들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문학과 신앙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전체에 흐른다.

레벤북스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관이 팽배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순수한 본성을 갖고 있어 연륜을 쌓은 세대나 젊은 세대 모두 잠시 이 책이 머물러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마을을 적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설가 백시종씨는 “<만남, 그 신비>를 읽으며 57년 전 추천에 인색한 황순원 선생이 왜 안영씨를 작가로 데뷔시켰는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인 양 곱씹을수록 맑아지는 영혼의 씻김 같은 소설이 한 편쯤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의 기대를 비로소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전 경희대 교수는 “요즘과 같이 물질문명의 위력이 넘치고 전자 매체의 편의가 삶을 지배하는 시대에, 이토록 맑고 아름다운 정신적 사랑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하나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며 “이 소설에서 문득, 성장기 이후의 일생을 살아낸 황순원 의 소년과 소녀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작가 안영씨는 1940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전남여고, 중앙대 부속여고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고,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을 역임했다. 소설집으로 〈가을, 그리고 山寺〉, 〈둘만의 이야기〉, 〈겨울 나그네〉, 〈비밀은 외출하고 싶다〉 등이 있고, 수필집 〈그날 그 빛으로〉, 〈하늘을 꿈꾸며〉, 〈나의 기쁨, 나의 희망〉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시집 〈한 송이 풀꽃으로〉, 동화 〈배꽃마을에서 온 송이〉, 장편 소설 〈영원한 달빛, 신사임당〉 등을 썼다. 한국문학상, 펜문학상, 월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안영 지음, 레벤북스, 304쪽, 18,000원
hj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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