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교통·아동친화'…서철모 시장의 행복 쌓아가는 화성시 정책

[열린정책 소통합시다]"생애주기별 맞춤형 사업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송민수 기자 2022.02.01 10:1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서철모 화성시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무상교통 정책은 이들에게 부담을 줄여줘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사진=화성시청 제공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면 문화체육·여가 시설을 마련해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시민이 많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면적은 844km²로 서울시보다 1.4배 넓다. 지형은 동서로 넓게 퍼져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 탓에 버스 수송분담률은 15%에 그친다.

인구 규모가 유사한 타 지자체에 비해 15%이상 낮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대중교통이 불편하면 문화체육·여가 시설을 마련해도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며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인구 밀집지역과 떨어져 사는 사람일수록 대중교통 여건은 좋지 않고,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저소득층일수록 교통비 부담이 높다”면서 “무상교통 정책은 이들에게 부담을 줄여줘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만 7세부터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한 무상교통 정책은 지난해 7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에 이어 10월부터는 만 23세 이하 청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시는 대중교통 이용자인 시민에게 교통비를 직접 지원한다. 2021년 1월부터 11월 무상교통 이용분 지급액은 약 28억원이다. 초반엔 과도한 예산 투입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지난해 11월 시행 1주년 설문조사에서는 86.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서 시장은 “교통비가 줄어들어 다른 곳에 지출돼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다”며 “특히 쇼핑이나 여가활동 지출이 33.1%로 크게 늘었다. 무상교통 시행으로 연간 약 86억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추산된다”고 밝혔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

시는 2018년 6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됐다. 지난해 서 시장은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직에 연임됐다. 임신·출산부터 보육·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확대로 ‘가족친화적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생애주기별 맞춤형 8대 지원사업’을 실시, 1인당 3만원에서 60만원을 지원한다. 대상자는 총 6만4700명이다. 서 시장은 “우리 시는 인구 대비 아동 비율이 23%로 지자체 중 가장 높다”며 “신도시 개발로 신혼부부 등 젊은 인구가 유입돼 최근 5년간 만 18세 미만 아동 인구는 매년 0.2% 이상 증가했다”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보하고 있다. 워킹 스쿨버스 지원사업과 다 함께 돌봄사업 등 다양한 아동친화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서 시장은 “임기 시작 44곳이었던 어린이집을 현재 80여 곳 만들었다”며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시립아동청소년 센터도 5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사관학교→기아차→청와대 비서실→화성시장, “시련도 있었지만…”

서 시장은 1992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7월 기아자동차 공채로 입사했지만 그해 회사가 IMF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사표를 냈다. 서 시장은 “그때 주위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면 퇴직금을 두둑하게 챙길 수 있으니 기다리라고 만류했지만 그건 나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에 백수의 길을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했다. 2002년 32살의 나이로 처음 도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2010년 당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수행팀장을 맡으면서 다시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세균 의원실을 거쳐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상황실 기획팀장을 지냈다. 2018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하다 그해 열린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으로 출마했다. 서 시장은 “우리 시는 서울과도 가깝고 신도시와 농촌, 어촌이 공존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소판이다”라며 “성장 잠재력, 다양한 가능성의 도시로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당시 계기를 밝혔다.

▲무상교통 정책 홍보하는 서철모 화성시장/사진=화성시청 제공

다음은 서 시장과의 일문일답.

-2020년부터 수도권 최초로 무상교통 정책을 진행했다. 배경을 설명해준다면

▶화성시의 면적은 서울시보다 1.4배 넓다. 도농복합도시로 대한민국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구조다. 화성시 버스 수송분담률은 15%로, 인구 규모가 유사한 지자체에 비해 15%이상 낮다.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지 않으면 문화체육·여가 시설을 마련해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시민이 발생할 수 있다.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상교통 정책을 진행했다. 대중교통 분담률을 25%까지 높이고, 단계적으로 버스 1100대까지 증차하는 걸 목표로 정했다.

-시행 이후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변했나

▶교통비가 줄어들어 다른 곳에 지출돼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다. 특히 쇼핑이나 여가활동 지출이 33.1%로 크게 늘었다. 무상교통 시행으로 연간 약 86억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추산된다. 인구 밀집지역과 떨어져 사는 사람일수록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고,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된다. 저소득층일수록 교통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무상교통으로 가처분소득이 증가했고 부의 재분배로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무상교통 정책으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은

▶무엇보다 아동과 청소년의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했다. 무상교통으로 청소년 교통비가 1010원으로 1일 2회 기준 월 약 6만원, 1년에 약 72만원 절약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생들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됐지만, 우리 시의 경우 아동·청소년 대중교통 이용률이 2020년 3월 기준 2827명 대비 2021년 3월 7990명으로 182.3% 증가했다. 무엇보다 만족도가 높다. 아동·청소년 이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6.7%가 만족했다.

-자가용 이용에서 대중교통으로 교통이용 수단이 전환돼 대기오염 물질 저감 효과도 있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버스로 전환하면 탄소배출량도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사례에서 화성시의 무상교통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진행하는 정책이 있다면

▶경제적 부담을 줄여 시민들의 탄소중립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보조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시의 경우, 참여 의사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노후 경유차 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후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과 관내 중소사업장 대상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방지시설 교체나 개선을 보조해주는 ‘소규모 사업장 대기오염 방지시설 설치 지원사업’은 경기도 내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국비를 확보했다. 많은 시민이 탄소중립 및 대기오염 개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보급 현황은 어떻게 되나

▶2019년부터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전기자동차 보급사업을 진행했다. 시는 수소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전기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기준 한 대당 4000만원을 지원했다. 서울의 경우 한 대당 3350만원이다. 우리 시가 다른 시에 비해 지원금이 많은 편이다. 구매만족도를 높이고 친환경차 구매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3년간 총 756대를 보급했고, 2022년 보조물량은 498대로 2021년 대비 123대를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 설치 상황은 어떤가

▶당초 공공청사 안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하지 않았다. 규제 개선을 건의해 전국 최초 지자체 청사 내 수소충전소 ‘하이넷 화성시청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청사부지 내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충전소 확충과 수소전기차 보급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2021년 환경보전 유공 정부 포상에 선정됐다. 관내 수소충전소는 시청과 향남, 동탄 등 총 3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에 수소충전소 2개소가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서철모 화성시장/사진=화성시청 제공
-화성시가 시로 승격한 지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발전과 변화가 있었는지

▶2001년 시 승격 이후 10년 만에 인구 50만 명을 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대도시가 되면서 전국에서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 20년 전인 2000년 때만 해도 인구는 19만 명에 세출 예산 2000억원 정도였다. 2021년 12월 기준 인구는 89만 명으로 4.7배, 세출 예산 3조5000억 원으로 17배 증가했다. 각종 행정지표에서 나타나듯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히 동탄1·2 신도시, 향남·봉담·남양 택지지구, 송산그린시티가 조성되면서 지역구성원과 도시 경관 역시 크게 바뀌었다. 이에 힘입어 화성시의 도시경쟁력은 지방자치경쟁력 종합경쟁력 5년 연속 전국 1위, 재정자립도 전국 기초지자체 2위로 각종 대외 평가에서 전국 최고의 도시로 인정받았다.

-빠르게 발전한 탓에 난개발이 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했나

▶지역특성을 고려한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간선도로변의 토지 효용을 높이기 위해 경관개선 등을 진행하는 ‘성장관리계획 제도’를 도입했다. 유해시설 제한, 주거와 산업의 용도혼재 최소화를 목적으로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25개소와 약 24.6㎢의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성장관리계획 취지에 맞게 개발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수립한 성장관리계획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했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직에 연임됐다. 어떤 협의회인지

▶유니세프 아동 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 협의회는 2015년 9월, 27개 지자체가 참여하면서 출범했다. 지난 2021년 6년 만에 회원 지자체가 96개로 확대돼 아동권리 증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협의회에서는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아동 친화적 행정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나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는 인구 대비 아동 비율이 23%로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신도시 개발로 신혼부부 등 젊은 인구가 유입돼 최근 5년간 만 18세 미만 아동 인구는 매년 0.2%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화성시 평균 연령은 전국 평균에 비해 약 5.4세 낮았다. 경기도 평균에 비해 3.6세 낮아 아동을 포함한 젊은 층의 인구비율이 높다. 어느 도시보다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아동 누구나 공정한 출발선에서 경쟁하고 아동들이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표적인 정책은 무엇인가

▶생애주기별 맞춤형 ‘8대 지원사업’이다. 임신·출산부터 보육·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예비부부~결혼, 임신, 출생, 영유아, 초중고등학생) 맞춤형 지원 확대를 통해 가족친화적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8대 사업은 세부적으로 △예비 맘 풍진 예방접종 지원 △태아 기형아 검사비 지원 △맘애 좋은 새출발 선물 지원 △로타바이러스 무료접종 △영유아 성장발달 지원 △가정양육수당 추가 지원이 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동탄~청주공항 광역철도가 유치됐다

▶동탄에서 안성,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충북혁신도시, 청주국제공항으로 연결된다. 동탄에서 청주국제공항까지 단 3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경기 남부지역 시민들의 교통 편의가 개선되고, 청주공항으로 더 많은 사람이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이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지역과 교류 기회를 확대해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앞으로 시의 교통정책은 어떻게 변하나

▶‘친환경 공공교통’체계로 변한다. 미래의 화성시는 ‘철도’ 중심의 친환경 공공교통을 중심으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이고 지역 간 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혁신적인 전환을 통한 미래형 녹색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는다.

서철모 화성시장

1968년 7월 10일 충청남도 서산 출생
공군사관학교 학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부회장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참여민주주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제7대 경기도 화성시 시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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