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천구의 1인 가구 비율은 46.0%다. 주거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교통 인프라가 좋아 1인 가구가 살기 좋다는 평이다. 금천구의 1인 가구 수 대비 청년 1인가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지만 구에는 대학이 없어 청년들이 공공 공간이 거의 없었다.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고 직접 제안한 건 지자체장이 아닌 금천구 청년들이다. 금천구 청년들은 2014년 5월 청년활동공간을 만드는 것을 구청에 제안했고 이듬해 10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에 선정돼 시비 1억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2016년 4월 청춘삘딩을 운영할 민간위탁회사 꿈지락네트워크를 선정했고, 그 해 8월 청소년 독서실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2016년 11월 청춘삘딩을 개관했다.
'내 인생의 시발점'. 청춘삘딩 앞에 써있는 문구다. 사회에 처음 나가는 청년들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4층으로 구성된 청춘삘딩은 곳곳마다 청년들이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1층에는 커뮤니티홀이 있다. 이곳에서 회의를 할 수도, 취미를 공유할 수도 있다. 청년세대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 1인가구의 생활 지원을 위한 셀프세탁소인 '사연 있는 세탁소'가 있다.
2층에는 청춘홀과 세미나실이 있다. 청춘홀에서는 카페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다양한 작업과 학습을 할 수 있다. 10인 이내의 회의와 작업 등이 가능한 코워킹 공간, 세미나실도 마련돼 있다. 3층에는 같이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공유주방이 있다. 요리에 필요한 다양한 식기와 간단한 식재료도 구비돼있다. 4층에는 청년예술문화인을 위한 연습실인 다목적 스튜디오가 있다. 또다목적 스튜디오 옆 폴딩도어를 열면 청춘삘딩의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 루프탑이 있다.
청춘삘딩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금은 자제하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은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상담이다. 부동산 계약에 서툰 청년을 위해 부동산 계약할 때 주거전문가와 동행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1:1 오프라인 상담이나, 카카오톡·전화로 진행하고 있다. 또 '자취 선배들이 알려주는 나만의 안식처 고르는 방법'과 '내게 맞는 주거정책 찾아보기' 등 막 자취를 시작한 청년들에게 유익한 정보도 제공한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된 '데일리 로스팅' 금천구 독산동3동 도로변에 작지만 특별한 카페 '데일리 로스팅'이 있다.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구 주민참여 예산사업에 직접 지원해 지난해 11월 창업한 카페다. 테이블 세 개의 작은 카페지만 학교 밖 청소년이 사회에 나가기 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한다.
데일리 로스팅 카페는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내 비인가 대안학교 원두 졸업생과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모여 만든 카페다. 지난해 구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 5000만원을 지원받아 카페를 창업할 수 있었다. 이들은 창업할 장소, 시장 조사, 인테리어, 메뉴 개발, 홍보방법, 카페 이름 등 모두 직접 알아봤다. 카페 장소는 금천구 독산로 일대 보행환경개선사업 관련된 장소로 결정했다. 카페 이름은 공모를 통해 매일 볶은 신선한 원두의 커피라는 의미로 '데일리 로스팅(Daily Roasting)'이라고 지었다. 바리스타 자격증과 컨설팅 수업을 듣는 등 준비를 마친 후 카페를 개점했다.
데일리 로스팅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000원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가장 비싼 음료도 4000원을 넘지 않는다. 로스팅 원두와 드립백을 팔며 매출을 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에 카페를 오픈해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매출을 올리지 않는다.
이들에게 데일리 로스팅 카페는 매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협동조합 '원두'의 채석진 이사장(21세)은 데일리 로스팅을 창업한 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채 이사장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와 담을 쌓고 살았다. 채 이사장은 "데일리 로스팅은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내년 3월에 협동조합 이사장 임기가 끝나는데, 그 이후에 다른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채 이사장의 꿈은 프로그래머다.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는 제대 이후 프로그래머의 꿈을 도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