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이전 까지 큐브라는 외적 형태에 오랫동안 연구하며 집착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전시는 그 큐브를 분해하고 큐브의 표면을 이루는 사각의 딱지를 내부에 설치하고 재해석한 점이 특이하며 퍼포먼스라는 형식을 더했다.
노 작가는 이번 전시의 컨셉을 가지고 고민을 하던 3월 어느 날 openarts space MERGE 대표로 부터 퍼포머 언덕 작가를 소개 받고 전시컨셉에 대한 급물살을 탔다.
1개월 동안 언덕 작가와 늦은 밤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전시 제목을 정하고 한국에서 행위예술 기록 사진작가로 유명한 ‘권영일’작가를 섭외해 언덕작가와 함께 호흡을 맞출 러시아 출신의 행위예술가 Arefiev Evgeny (아레피브 제냐)가 합류하면서 이번 전시는 점점 그 형식과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번 18번째 개인전에서는 큐브 내면의 ‘미러시트’에 비춰진 행위자의 일그러진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욕망과 욕구를 연출했다.
금색과 은색의 금속재질의 미러시트지는 우리가 어려서 가지고 놀던 딱지모양으로 접혀져 있다. 그 딱지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의 추억, 소녀의 꿈과 함께 성인으로 성장한 자신의 욕망이 고스란히 같이 한다.
작가는 기존 자신이 주로 했던 큐브 외면을 장식하는 방식이 아닌 큐브의 내면을 미러시트로 장식하는 것으로 작업의 방식을 전환했다. 사각의 큐브 또한 해체하여 오픈했다.
외부에 비춰진 모습.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작가 자신 내면의 시선과 마주하고 내면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작가는 우리 삶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삶의 추억’을 ‘욕망의 기억’과 함께 딱지로 접혀 큐브 관(棺) 내부에 장식 할 뿐이다. 그렇게 장식된 큐브 내부는 누구나 ‘나서 사랑하고 죽는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곱게 접어 화려한 듯 장식된 미러 딱지위로 우리 내면을 어둡게 비추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퍼포먼스로 연출한 언덕작가와 Arefiev Evgeny (아레피브 제냐)의 연기력 또한 돋보였다. 이 두명 행위자의 들 숨과 날 숨을 한 컷의 사진에 감정을 담아내 작품으로 남긴 ‘권영일’ 사진 작가의 노련함 또한 빠질 수 없는 한 부분이었다.
현대미술은 진화하고 있고 그 진화와 변화의 중심에 노주련 작가 또한 함께 서 있다. 행위예술가 언덕, Arefiev Evgeny (아레피에브 제냐), 사진작가 권영일, 피아니스트 유해진, 설치미술가 노주련 이들은 복합문화예술공간openarts space MERGE라는 공간에서 예술적 실험을 통해 현대미술의 진화 과정과 함께 노주련 작가 자신의 변태 (變態)과정을 보여 주었다.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