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가 꿈틀댈 때 이재명은 늘 '앞'에 있었다…정치 감각, 선명성과 시너지

[Who's next?]세 번째 순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가도 밟기 위해 필요한 건 당심(當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1.01.01 10:49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은 2022년 3월 9일입니다. 앞으로 1년 2개월 남았습니다. ‘정치의 시간’으로 보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시계는 예나 지금이나 총선과 대선에 맞춰 돌아갑니다.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끝나면 정국의 방향은 2022년 3월 9일로 급속히 이동하게 됩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차기 대선주자 분석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의 생애, 능력과 도덕성, 비전과 정책 등 그의 모든 것을 담아보려 합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순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입니다.


◇소년 노동자에서 중앙대 법대생으로


다른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갈 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잿빛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 갔다. 소년 노동자로 일하다 장애까지 얻었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었다.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이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년 시절은 박했다. 경북 안동, 봉화, 영양 세 지역이 겹치는 산골짜기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생계가 어려워져 성남으로 이사한 이후 가족이 공장에 다녔다. 누나 둘은 요절했고 여동생은 청소부 일을 하다 과로로 사망했다. 이 지사는 12살 때부터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 나이가 어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공장에 들어갔다. 다른 학생들이 학교에 갈 때 이 지사는 공장에 갔다.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쪽 팔이 끼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병역이 면제된 이유다. 사장의 야반도주로 월급을 떼먹힌 적도 있다. 공장 작업반장의 구타로 지금까지 난청과 부분적 청각장애도 있다.

사춘기 시절 이 지사의 상실감은 컸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실패하고 느낀 점은 죽을 만큼 노력하면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장의 작업반장이 고졸인 것을 알고 고등학교 학력을 얻기 위해 검정고시를 봤다. 공부하기 쉬운 환경은 아니었지만 합격했다. 1982년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받고 다니는 조건에서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곳이 법대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세상을 바꾸는 ‘권력’, ‘정치’를 꿈꾸게 된 이유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2년 중앙대학교에 입학했다. 이 지사는 자신이 살았던 세상과 현실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공장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부당한 대우와 보상 없는 산재는 불법이었다. 급여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난한 것은 개인의 무능함이나 불성실함 때문이 아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이 지사는 기득권층에 의해 다수인 서민들이 희생당하는 시스템이라고 느꼈다. 형재와 자매,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이웃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느꼈다. 

사법고시 합격 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성남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후 경기도 이천시와 광주시에서 노동상담소장으로 활동하고, 시국사건·노동사건 변론 등을 맡았다. 이 지사는 시민사회에도 몸담았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지 않았다. 현실적인 ‘권력’이 있어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정치권에 도전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성남시장에 출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대엽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성남 분당갑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2년 뒤 5회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민선 6기까지 재선을 한 이 지사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 21.2%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 남경필 전 지사를 꺾고 56.4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월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데이터를 도민 품으로’를 주제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의 생각



이 지사는 2016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청년배당·무상 산후조리·무상 교복 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이 지사는 이 시절부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산·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현금 소득이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6년 113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의 청년 약 1만1300명에게 분기별로 성남사랑상품권으로 50만원씩을 지급했다. 그 밖에 중학교 신입생 약 8900명에게 교복비를, 성남시 신생아 약 9000명을 대상으로 무상 산후조리 지원사업도 실시했다.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이 지사의 무상정책 시리즈는 이어졌다. 대표 정책은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이다. 우선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만 24세 청년에게 1인당 연 100만원(분기별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을 진행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4월 도민 1인당 10만원씩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집행했다. 지난 9월에는 최대 5만원씩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2차 재난기본소득을 선보였다. 

이 지사는 기본대출과 기본 주택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대출은 국민 누구나 신용도와 상관없이 1~2%의 낮은 이자로 최대 800만~1000만원을 대출받고 정부가 이를 보증하자는 내용이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30년 이상 평생을 거주할 수 있는 보편적 주거서비스다. 

이 외에도 저출산 극복에 기여하는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 중·고등학교 교복 지원 사업인 무상교복 등 성남시장 재직시절 진행한 사업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여주 중앙로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순발력·선명성 타의 추종 불허…당심 얻는 게 관건



이 지사의 정치 현안을 대하는 순발력과 선명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016년 최순실 사태와 촛불정국에서 다른 대선주자가 ‘질서 있는 퇴장’을 외칠 때 대선주자로는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단숨에 대선주자 지지율을 끌어올린 그는 기성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뇌물 공여 혐의를 받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을 주장하기도 했다. 

경기도지사가 된 이후에 이 지사는 전국적인 현안에 대해 다룬다.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부과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 것에 대해 이 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라며 경기도 공공 개발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집값을 잡기 위해 관급공사의 건설원가 공개와 공공분양 아파트 후분양제를 주장했다. 의료진 수술실 불법행위 사건이 벌어지자 수술실 CCTV를 확대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 중심의 남북교류 협력 모델 등을 제시했다. 

이 지사의 선명성만큼이나 그의 행보에 대한 호불호는 명확하다. 특히 이 지사에게는 각종 구설수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지난 10월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법적 족쇄를 풀어 이 지사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로워졌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것은 이 지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21대 국회에서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의원은 딱히 없다. 이 지사가 대선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당내 지지기반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인제·임창열·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 등 역대 경기도지사는 대권 주자로 거론됐지만 고지까지 밟은 인물은 없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당내 기반이 미비했다는 평이다. 

역대 대선에서 ‘당원 관리’는 필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 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각각 당대표를 맡은 후 대통령이 됐다. 이 지사는 국회에 몸담아본 적이 없다. 지난 19대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 선거인단에 참여한 이들의 투표는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투표와 동등한 가치를 갖도록 했다. 다음 선거에서 완전국민경선이 이뤄지지 않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의 가치를 부여하는 룰이 적용되면 당내에 없는 이 지사가 불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지사는 지난 9월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라는 사람도 있고, 소위 계파를 만들거나 세력화할 기회가 없어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모두 맞는 말”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나는 정치를 국민이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변방의 장점은 국민과 가까이 있다는 점이다. 구중궁궐(여의도)에 있는 사람은 정치적 논쟁은 하겠지만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고 했다.



◇숫자로 보는 이재명


이 지사의 페이스북 팔로워 수는 지난달 18일 기준 32만9000명이다. 이 지사의 인스타 팔로워 수는 28만6000명이다. 이 지사가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할 당시 팬클럽은 ‘손가락혁명군’이었다. 대선이 끝나자 이름을 재명투게더로 바꿨다. 다음 카페 회원 8932명이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갤럽 12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20%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 윤석열 검찰총장은 13%로 나타났다. 또 이 지사는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장 평가 조사에서 6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8일 리얼미터가 11월 23~30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만7000명에게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66.6%를 기록했다.

이 지사의 관련주로 분류되는 것은 동신건설, 에이텍, 비비안 등이다. 동신건설은 이 지사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이 지사가 15개 광역단체장 평가 조사에서 6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자 오전에 29.68% 오른 바 있다. 에이텍은 대주주인 신승영 씨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만든 민관 협의기구 ‘성남 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운영위원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비안은 올해 초 사외이사로 영입한 이태형 법무법인 엠 대표가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씨 사건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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