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력기관 개혁도 공존의 정치도…'제도화'로 완결"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김하늬, 이해진 기자 2020.11.03 17:45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료 변호사였던 전해철은 운명에 이끌리듯 2002년 대선 판에 뛰어들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시작, 3선 국회의원이 된 그는 우리 사회 지형을 촘촘히 살피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정비서관에 이어 민정수석으로 3년 8개월간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주요 업무는 권력기관 개혁업무 총괄이었다. 개혁 대상 중 하나가 국정원이었다. 참여정부는 국정원장의 대통령 독대 보고를 없앴다. 정치 관련 정보보고를 금지하고 수사개입도 철폐했다. 국정원의 정치공작을 없애는 내용의 ‘비전2005’ 계획을 수립한 뒤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려 했다. 국정원을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떼어내 국민에게 봉사하는 순수 정보기관으로 돌려놓겠다는 일념에서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개혁을 제도로 마무리짓지 못한 채 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전 의원은 2018년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제도화하지 못하고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후퇴하는 결과가 초래됐다. 개혁이 중단되면 언제든 과거로 다시 회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권력기관 개혁은 법과 제도로 시스템화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국정원에 대해 “국정 농단의 최전선에 앞장서서 부패와 부정,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시스템을 더욱 철저하게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운용하는 사람도”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2020년 그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국정원 개혁법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권력기관 개혁에 ‘도돌이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 의원과 만나 국정원 개혁 완수의 각오를 직접 들었다.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2020년 정보위원장

-국정원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꿨다. 국정원법 개혁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원 개혁의 취지는 이들이 과장된 실력을 행사하거나 월권을 행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하는 거다. 그렇다고 기관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정원법 개혁안의 골자도 △대공 수사권 삭제 △국회 등 외부 통제 강화 △국정원 직원의 정치에 관여 및 불법 행위에 대한 형사 처분 강화 등이다. 법이 부여한 권리와 권한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다. 이걸 기관의 ‘선의’에 맡기면 정권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국정원 조직을 개편하면서까지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1차장 업무(해외)에 ‘대북 업무’를 포함시켰다. 그만큼 북한 업무를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의미다. 남북 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 국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정원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선거 관련 댓글, 검찰총장 개인 정보 유출, 헌법재판소 및 사법부 사찰 사건 등 불법적인 정치 관여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개혁법을 기점으로 국정원은 앞으로 북한, 방첩, 대테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울 계획이다.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국정원이 자행한 인권 유린 사건이 대공수사권에서 발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정권이 바뀌어도 개혁성과가 후퇴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완결짓겠다.

-대화가 단절된 남북 관계 속에서 북한군에 의한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이 터졌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터졌다. 월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차치하고 민간인이 사망했다.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고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했다.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목소리가 있었다. 우리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상임위회의를 즉각열었고, 국회도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을 열고 긴급 현안질의와 간담회를 열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여권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통지문’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통지문을 통해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를 한 것은 서해교전 이후 전례가 없는 부분이다.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점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냉정하게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재발방지 대책’ 수립까지 가능하다. 북과 적대관계로 몰아가거나 불신을 과도하게 조장하는 야당의 언행은 그런 측면에서 부적절하다. 북한과의 신뢰를 재구축해 ‘대화채널’을 열어두는 게 이런 비극을 막는 기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남북 대화 단절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시작과 동시에 남북관계 전환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3번의 남북정상회담과 2번의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프로세스’는 큰 결실이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은 아쉽다.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당국 간 협의나 민간 교류 모두 얼어붙었다. 국정원의 대북정보와 해외정보 역량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보위원장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보위원회를 어떻게 끌고 갈 생각인가

▶집권여당이 정책중심으로 힘을 발휘하려면 상임위원회의 ‘실질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 솔선수범이 되고 싶다.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 등 소수에 의한 정책결정이 상임위원회로 ‘상명하달’되면 안 된다. 예컨대 국정원 개혁법은 우리 상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일일이 다 들었다.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게 들었다. 그 논의과정을 위원회 내부에선 서로 다 공유한다. 이게 상임위 실질화다. 국정원 개혁법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이란 게 위원장 한 명의 생각, 정부기관의 생각, 당대표의 생각이 아니라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의원들 생각의 총체가 돼야 한다.

◇거대 집권여당의 오만과 편견
-174석을 차지한 집권여당 앞에 ‘오만’의 수식어가 붙는다

▶총선 압승만큼 국민들이 민주당에 거는 기대치도 높아졌다.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극복을 잘한 덕분에 총선에서 많은 표를 얻었다. ‘총선 이후’ 주어진 사회, 경제적 과제들도 잘해내길 기대하셨을 텐데 미흡하게 보고 계신것 같다. 특히 때로 부적절한 언행, 문제가 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께 실망감과 피로감을 주기도 했다.

민주당은 총선 당시 ‘사즉생’보다 더 절치부심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낮은 자세로 정국에 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문제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정책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능력을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안정감을 확보해야 한다.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이슈가 터졌다

▶추 장관 사안은 본질이 흐려졌다. 야당이 과도하게 비판하고 공격 삼았다. ‘직권남용에 특혜가 존재했나?’ 이 한 줄에 불과한 사안을 과도하게 몇날며칠 끌고갔다.

-초선 의원들의 ‘구설’도 끊이지 않는다. 의원 수가 단순히 많은 이유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의원 수가 많으면 (사건사고의) 확률이 높겠지만 그게 정확한 이유는 아니다. 물론 의원 하나하나가 자신의 표현과 행동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같은 내용을 전하더라도 국민들께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민주당의 숙제_협치와_시스템정당
-이낙연 당대표 체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이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시급한 문제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건강안전망 △사회안전망 △한국판 뉴딜 △신성장 △성 평등 △균형발전 등 어젠다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점에 동의한다.

-여야가 모두 ‘협치’를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 결국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선 정치가 정상작동을 해야 한다. 그 중심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가 협치를 바탕으로 기능해야 한다. 혼자 정치를 할 수 없으니까. 항상 강조하는 ‘협치의 제도화’다.

-‘협치의 제도화’란 무엇인가

▶협치를 위한 대화와 타협의 과정에서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면 양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 과반 이상을 확보한 여당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입법 지연을 목격한 이상 법사위원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렇다고 반드시 4년 내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갖겠다는 뜻은 아니다. 2년뒤 논의는 새로운 ‘룰’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한 발씩 내놓고 대화하는 게 협치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과반이상의 176석을 갖고 있을 때 이러한 협치의 과정을 더 많이 밟아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법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는 비판이 많았다

▶협의도, 합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은 요동치는데 야당은 ‘협상 테이블’에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법들은 최대한 야당과의 대화와 숙의를 통해 처리하고자 한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먼저 바뀐 다음 ‘정치 개혁’을 주장해야 지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민주당은 시스템 정당으로서 개혁을 이미 시작했다. 지난 4.15총선에서 확인된 ‘시스템 공천’은 미리 정해진 당헌·당규에 따른 결과였다. 1년 전 원칙이 결정된 덕분에 출마자들은 예측가능하고 변경불가능한 공정한 공천 룰에 따라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공천의 내용 면에서도, 청년과 여성, 장애인에 정치참여 기회를 늘렸다. 권리당원 50%와 선거인단 50%로 구성하는 국민참여방식의 경선, 현역의원 전원 경선 원칙, 전략공천 최소화, 후보자 검증 기준 강화 노력은 이전 총선에 비해 한 단계 나아졌다.

-‘한 단계 나아졌다’는 건 아직 미완의 개혁이라는 의미인가

▶시스템 정당이라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그 내용을 채우는 과정이 아직은 미흡하다. 시스템 공천 과정에서도 부족함을 일부 확인했다. 공천룰을 1년 전부터 준비하고 다듬듯 전략공천위원회와 인재영입과정도 충분한 준비와 숙의, 검증이 이뤄지면 국민들께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1962년 5월 18일 전남 목포 출생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제19~20대 국회의원(경기 안산시상록구갑)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단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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