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책 책 책, ‘문자로 물드는’ 예향, '전주독서대전'

[전국축제자랑]방문객 함께하는 역동적인 독서대전, ‘사람과 이야기’를 잇는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현승 기자 2026.09.07 13:4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X
편집자주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축제를 통해 뜻깊은 유적지나 멋진 관광지 등을 방문할 수 있고,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도 즐길 수 있다. 지역 축제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활인구’를 늘리는 효과도 가져온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전국축제자랑’ 코너를 통해 지역 축제를 자세히 소개한다.
▲2024년에 열린 ‘제7회 전주독서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제공=전주시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책 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전주가 책으로 물든다. 강연장에서 작가와 독자가 만나고, 공연장에서 문장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시민이 직접 만든 이야기가 축제 공간 곳곳에 펼쳐진다.

전통과 기록의 도시 전북 전주에서 독서와 문화가 결합한 특별한 축제 ‘제9회 전주독서대전’이 오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전주한벽문화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달려라 책’으로 책을 통해 우리 삶으로 힘차게 뛰어들자는 의미를 담아, 시민과 방문객이 함께 움직이는 역동적인 책 축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전주독서대전은 단순한 독서 행사를 넘어 지역의 책문화 생태계가 함께 만드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의 도서관, 서점, 출판사, 독서동아리, 문화·교육기관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며 책을 읽는 경험을 넘어 사람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도시문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책의 도시 전주’에서 시작된 특별한 책 축제
▲지난해 9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제8회 전주독서대전’ 행사장 모습
전주독서대전은 2017년에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시는 지역 도서관계와 출판계, 문화계, 교육계, 독서동아리, 지역서점 등 독서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와 시민이 함께 축제를 만들며 ‘책의 도시 전주’의 가능성을 전국에 알렸다. 이후 시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출판문화의 전통과 시민들의 독서문화를 연결하는 독창적인 책 축제를 꾸준히 발전시켰다.

전주는 조선시대부터 목판인쇄가 활발히 이루어진 기록문화의 중심지다. 과거 이곳에서 간행된 책자는 ‘완판본’이라 불리며 우리나라 출판문화의 역사를 대표하고 있다. 현재도 전주는 도서관과 지역서점, 독서공동체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전주독서대전은 이러한 지역 자원을 바탕으로 ‘어느 도시에서나 열 수 있는 책 축제’가 아닌 ‘전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책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올해 축제에는 일반 시민을 비롯해 출판사, 서점, 독서동아리 등 60여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 강연, 공연, 전시, 체험, 북마켓 등 10개 분야 73개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대가 함께 책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특히 올해는 시민 참여를 더욱 확대했다. 책을 읽는 사람에서 나아가 축제를 직접 만들고 이끌어가는 주체로 시민의 역할을 넓힌 것이다. 청소년과 청년, 독서공동체가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세대가 책문화를 이어가는 기반도 마련한다.

◇작가와 만나고, 책을 나누고…새로운 독서 경험 선사
▲청년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년, 북(book)먹으로 만나다’ 행사 진행 모습/사진제공=전주시
올해 전주독서대전에서는 다양한 작가와 직접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작가와 달리다’ 프로그램에는 국민 시인 나태주 작가를 비롯해 정세랑 작가, 이금희 작가 등이 참여한다. 따뜻한 언어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며 책이 주는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전주 올해의 책 작가 강연과 지역 작가 강연도 이어진다. 독자는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과 작가의 생각을 직접 들으며 책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인생책 선물 책방’이다. 자신의 삶에 특별한 의미를 남긴 책을 다른 독자에게 선물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책을 받아가는 마음 선물 교환소다. 참여자는 자신에게 위로와 감동을 준 책과 함께 ‘왜 이 책이 특별한지’, ‘어떤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지’를 기록한다. 이후 다른 사람이 남긴 책 가운데 마음에 와닿는 한 권을 선택한다. 책 한 권을 통해 서로의 경험과 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축제의 대표 콘텐츠로 꼽힌다.

책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도 새롭게 선보인다. ‘낭독과 음악 산책’은 시와 문장을 클래식, 국악 등 음악과 결합한 예술 친화형 콘텐츠다. ‘문장을 달리는 낭독회’, ‘선율을 달리는 낭독회’, ‘풍류를 달리는 낭독회’ 등으로 구성해 책 읽기의 감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퓨전국악 그룹 차오름의 공연 ‘책장을 달리는 노래’까지 더해져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세대를 잇는 책 축제…청년부터 가족까지 함께 즐긴다
▲지난 ‘제8회 전주독서대전’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사진제공=전주시
전주독서대전은 어린이부터 청년, 중장년층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한다. 가족 방문객을 위한 ‘추억을 달리다! 명랑운동회’는 1980~1990년대 운동회의 추억을 재현한 프로그램이다. 2인 3각 릴레이, 신발 던지기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부모 세대에게는 향수를, 어린 세대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전주독서대전도 청소년과 청년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체험부스에서는 독서 MBTI 키링 만들기 등 새로운 감각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청년 주도 프로그램인 ‘청년, 북(book)먹으로 만나다’에서는 책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토론이 진행된다.

특별전시도 마련된다. 시민들의 질문과 이야기를 담은 ‘달리는 질문’, 공동 제작형 전시 ‘문장 이어달리기’, 독서 취향을 알아보는 ‘나는 어떤 취향의 독자일까?’,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이유 있는 단 한 권’ 등이 축제 공간을 채운다.

◇책문화와 지역 관광 연결…도시 전체에 활력 더한다
▲‘제9회 전주독서대전’ 포스터/사진제공=전주시
전국 서점과 출판사가 참여하는 북마켓은 출판문화 생태계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독자와 출판사, 지역서점이 직접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운영된다.

축제 방문객이 행사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주의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도서관 여행과 지역 책방, 한옥마을 등 전주의 문화 콘텐츠와 책을 연결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지역 음식점과 카페, 숙박시설 등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주독서대전은 전국 각지 방문객이 찾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8회 행사 운영 기간 설문조사 결과 관광객은 전체 참여자의 39%를 차지했으며, 수도권과 충청권, 전남권, 강원권, 경상권 등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찾았다.

시는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전주독서대전을 ‘책의 도시 전주’를 대표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문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민의 일상 속 독서문화를 확대하고 지역 책문화 생태계를 더욱 촘촘하게 연결해 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책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김인택 전주시 도서관평생학습본부장은 “올해는 더욱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가족 모두가 공감하며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10주년을 향한 힘찬 도약을 앞두고 한층 성장한 모습의 책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mail protected]

생활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