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한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수행평가에서 AI를 활용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교육청이 배부한 태블릿PC ‘디벗’을 활용해 책의 줄거리를 작성하는 방식이었으나, 일부 학생이 AI가 제시한 답변을 옮겨 적거나 메모장에 미리 써둔 내용을 붙여 넣은 것이다. 학교는 형평성을 위해 평가를 무효로 하고, 종이를 사용해 재시험을 실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교육, 업무, 취미활동 등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가운데, 학교 수행평가에서의 AI 활용 기준을 명문화하는 조례가 서울시의회에서 제정됐다.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인공지능 교육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3월 13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수행평가 시행 및 평가에 있어 AI 활용 기준을 교육감이 수립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조례를 발의한 김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보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AI를 악용하거나 과도하게 의존하면 평가의 불공정성, 학습성취도 왜곡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성적과 직결되는 수행평가에서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지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일부개정조례안은 교육감이 수립하는 AI 윤리 지침에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 활용 기준’을 명시했다. 기존 조례 제9조에 근거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 △AI 활용 가능 범위 △출처 표기 방법 △무단 사용 시 조치 사항 등을 포함한 세부지침을 수립하고, 이를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에 안내해야 한다.
김 의원은 조례개정안이 제정되면 교사가 수행평가 시행 전 AI 활용 범위와 채점 기준 등을 명확히 수립하도록 독려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학생은 출처 표기 등 올바른 디지털 윤리 역량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조례 개정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AI 활용 기준이 정립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령별·단계별 AI 사용 가이드라인 구축 필요”
교육현장에서 AI가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서 AI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AI로 부정행위를 저질러 재시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전국 시·도교육청과 함께 ‘수행평가 시 AI 활용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AI 활용 범위 설정 △AI 활용 과정 표기 지도 △학생 유의사항 안내 및 사전교육 △평가 설계 방향 △개인정보보호 등 5가지 핵심 영역이 확정됐다.
AI가 전 분야에서 활용되는 만큼 중고등학교에서는 AI를 금지하는 대신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모두를 위한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며 초중고 AI 교육 시수 확대와 AI 중점학교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AI 사용 장려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AI 시대에 걸맞은 올바른 교육 윤리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