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는 리더에게 주는 아주 특별한 선물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책글문화네트워크 최보기 대표 2025.11.14 09:22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인터넷에서 구한 정보는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 사실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영락없는 진짜처럼 창작한 가짜 정보까지 넘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굳이 이 말부터 쓰는 이유는 남녀노소 불문 걷기가 최고의 운동이라는 주장에는 전문가들도 별 이견이 없는 듯하고, 인터넷에 걷기의 효과에 대한 정보가 넘치지만 필자가 팩트(fact)를 검증할 능력이 없기 때문인데 그러한 정보 중 다음과 같이 눈에 띄는 하나를 골랐다.

‘하루 4천 보 걸으면 우울증이 없어지고, 5천 보 걸으면 치매, 심장질환, 뇌졸중을 예방하고, 7천 보 걸으면 골다골증, 암을 예방하고, 8천 보 걸으면 고혈압, 당뇨를 예방하고, 만 보 걸으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한다. 

걷기는 뇌를 젊게 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걸어라. 자신감을 얻으려면 걸어라. 고민이 꼬리를 물면 걸어라. 분노가 일면 걸어라. 할 일 없으면 걸어라’는 내용이다. ‘어떤 병원 모 원장의 연구결과’라 하는데 믿어 손해볼 일 없으므로 사실 확인은 하지 않았다.

한편,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네 마음이 가난하거든 산으로 가라’고 했다지만 굳이 위대한 현자들의 역설이 아니라도 우리는 ‘명상, 피톤치드, 엔도르핀, 테라피’ 등 숲이 정신과 신체의 건강에 탁월하게 좋다는 것 정도는 각자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걷기+숲길’이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저 멀리 유럽의 순례길 아니라도 대단한 곳이 가까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천년사찰 힐링숲길 걷기명상』은 특별히 국내의 오래된 사찰에서 가꾸는 숲길(명상길) 중 사철 계절에 따라 걷기 좋은 곳을 엄선해 약도와 함께 자세히 소개한다. 해당 사찰들은 대부분 불가(佛家)의 고승이나 역사적 인물과 연관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방문의 가치와 재미를 더한다. 저자 여태동은 문학가이자 불교신문 기자로서 ‘법정 스님 연구’에 일가견을 가진 학자인데 ‘숲 치유 명상가’로도 활동 중이다.

봄에 걷기 좋은 경기도 고양 ‘흥국사 숲 명상길’은 천천히 걸어 20분이면 충분한데 천년숲길의 명성으로 부쩍 찾는 이가 많아졌고 산행을 겸한 명상은 노고산 정상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길은 참나무, 도토리 나무 등 활엽목이 많아 나뭇잎 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고, 봄볕에 흩날리는 벚꽃과 시시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산새들의 합창이 일품이다. 조고각하(照顧脚下)!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발 아래를 살피라’는 화두를 붙잡고 걷다 보면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원효봉, 노적봉 등 북한산 절경이 눈 앞에 도열하는 명당을 만난다.

여름에 걷기 좋은 순천 ‘송광사 불일암 무소유길’은 법정과 함께 걷는 길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라는 깨우침을 얻는 길이다. 강화도 ‘정수사 함허 스님길’은 함허의 스토리가 깊은 까닭에 ‘함허동천’이란 지명까지 생겼고, 보물 제161호인 ‘대웅보전 꽃창살문’을 친견하는 백미가 있다.

부여 만수산 ‘무량사 설잠 스님길'은 매월당 김시습의 길이다. 그는 출가한 스님이었는데 이곳에서 지조 있는 생을 마감했다. 무량사 극락전은 사진 작가라면 누구나 아는 풍경의 성지이다. 충남 공주 ‘마곡사 백범명상길’은 ‘원종 스님 김구 선생’이 직접 심은 향나무와 함께 현애철수(懸崖撤手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다.)의 기개가 넘치는데 1~3코스로 나뉘어 있다.

고창 선운사 꽃무릇길, 영주 부석사 선묘길, 평창 오대산 선재길, 여수 향일암 거북바위숲길, 양평 용문사 우국의 숲길 등 전국 팔도 4계절 22길을 안내하는데 걷고자 마음만 먹으면 길은 전국에 얼마든지 널려 있다. 일단 걷고 보자!

▲『천년사찰 힐링숲길 걷기명상』 / 여태동 지음 / 시간여행 펴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hs175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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