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파면으로 인해 헌정 사상 두번째로 치러진 조기대선이었습니다.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투표율에서 보듯 민심은 윤 정부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렸고 국가 정상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정권을 넘겨준 지 3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하면서 입법권과 행정권을 동시에 쥐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이후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실용'과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취임 후 흘러간 한달여를 되짚으면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이념보다 실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중국보다는 일본 정상과 먼저 통화를 하고, 일본에 대한 과거사 언급을 자제하는 등 한미일 협력 틀 내에서 지정학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현직 기관사를 고용장관으로 발탁하는 등 초대 내각 인선 역시 실용주의에 기반한 국정 철학의 단면으로 이해됩니다. 특히 기업 출신 인재들을 등용해 인공지능(AI) 정책을 이끌게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이재명 정부 앞에는 '실용'의 첫 단추 만큼이나 '통합'의 단추도 올바르게 시작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3대 특검'(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순직 해병 특검)을 통해 사정 정국이 본격화하면 사정 드라이브가 자칫 '정치보복' 프레임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내란 종식과 국민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균형'과'절제'가 필요합니다.
이 대통령의 선거 전 약속은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였습니다. 약속의 시간이 지나 실행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이 대통령의 어깨에, 진짜 대한민국을 되찾고 싶은 국민들의 간절한 기대가 놓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