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힘, 이젠 ‘온 국민이 머무는 곳’

[지자체 정책 활용법]지역 특성 활용, 생활인구·관광객 유치로 소멸 위험 정면 돌파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5.01.13 09:2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국가 뿐 아니라 일선 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주민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 노인, 소상공인 등 주민 실정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매달 한 곳의 지자체를 선정, 주민 대상 어떤 지원 정책을 진행하는지 소개합니다.
▲지난 6일 강원 화천군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 2024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사진=화천군
강원도의 18개 시군 중 16곳은 소멸위기·관심지역으로 분류된다. 인구가 점점 줄어 2026년에는 그동안 유지했던 인구 150만명 선이 깨질 것으로 추산된다. 13일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도 주민등록 총인구수는 151만 7766명으로, 2023년 동월(152만 7807명) 대비 1만 41명(0.65%)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이라면 거리에 인적이 드물어야 하지만, 강원도의 상황은 정반대다. 여름에는 동해안 지역인 강릉, 속초, 양양에 피서를 즐기는 인파로 북적인다. 태백군과 평창군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도의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보다 7배가량 높다. 강원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정책톡톡 강원도 생활인구 추계'에 따르면 도내 인구 감소 지역 12곳(태백·삼척·홍천·횡성·영월·평창·정선·철원·화천·양구·고성·양양)의 생활인구는 약 338만 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 지역의 주민등록인구인 약 47만 명과 비교하면 7.4배나 높은 수치다. 평창군, 양양군, 고성군의 연평균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약 12배가량 높았다. 8월의 경우 약 20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했다.

강원도는 인구 감소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체류인구’와 ‘관광객’ 증가를 통해 찾겠다는 방침이다. 인구정책 기준을 출산과 사망, 인구 이동 등 양적 산출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구감소 위기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과제를 떠안은 도는 실제로 머무는 '정주 인구'를 늘려 지역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도가 올해와 내년 ‘강원방문의 해’로 선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도는 현재 1억5000여명인 도내 연간 관광객을 올해와 내년 2억명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관광정책을 통해 정주인구를 늘리고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도는 생활인구 유입을 위해 조례를 발의하는 등 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마련한 생활인구조례, '강원형 생활인구 조례(강원생활도민제도 운영에 관한 조례안)'는 도에 주소지를 두지 않아도 장기간 강원도에 체류하거나 반복 방문하면 '강원생활도민'으로 인정하고 각종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활도민으로 인정되면 도 내 시·군에서 공공시설의 사용료를 감면받고 숙박, 레저 관광시설에서 이용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축제, 관광 등과 관련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강원 강릉시 견소동 강릉항(구 안목항) 안목 커피거리 일대에 관광객·나들이객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여행지 추천하고 할인 혜택 제공하고…‘관광객 2억명 시대’ 목표

도는 올해와 내년을 강원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18개 시군, 강원관광재단, 관계기관과 함께 매달 '이달의 추천 여행지'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시군의 대표 관광지를 비롯해 숨은 관광자원과 맛집을 발굴하고 관광객에게 문화체험과 숙박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1월 ‘이달의 추천 여행지’는 화천과 홍천이다. 화천에서는 ‘산천어 축제’가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홍천에서는 ‘꽁꽁 축제’가 1월 18일부터 2월 1일까지 각각 열린다.

도내 인기 유료 관광지를 대상으로 입장료 할인 온라인 기획전도 연다. 야놀자·쏘카 등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숙박업소 할인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원관광 숙박대전을 시작한다.

아울러 △반려동물 동반 관광 △비건 라이프 체험 △스포츠 관광 △K-컬처 관광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DMZ 평화의 길 여행과 올림픽 레거시 등 지역 특화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안전하고 편리한 해수욕장 운영’을 통해 여름철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방사능 검사, 샤워장 등 편의시설 확충, 반려동물 전용 해변 운영, 해양레저스포츠와의 연계를 통한 테마 해수욕장을 운영한다.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 폐광지역은 통합 관광 브랜드 육성, 지역 연계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침체한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삼탄아트마인 고도화와 탄광문화촌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원도 ‘관광객 2억명 시대’를 활짝 열어 대한민국 관광 수도 명성을 이어가겠다”며 “동해중부선 철도가 개통돼 접근성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1월에는 자원봉사자 홈커밍데이도 추진해 손님맞이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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