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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에서 지역축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는 내용의 조례가 발의됐다. 임규호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앞으로 서울시는 축제가 개최되고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조례안은 지역축제가 바가지요금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역 문화와 특성을 선보이고 주민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지역축제가 바가지요금의 대명사로 불린 지 오래다.
지난해 일부 상인들이 각종 먹거리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게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KBS 예능 <1박 2일>에서 경북 영양군 산나물 축제에서 옛날 과자 한 봉지가 7만원에 판매되는 장면이 방송됐다. 또 지난 1월 강원의 한 지역축제에서 순대 한 접시에 2만원에 판매해 전국적으로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인해 지역축제가 대면으로 바뀌었고, 축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늘어나고 있지만 바가지요금에 대한 논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최된 지역축제는 1129건이다. 944건이었던 2022년보다 19.6%(185건) 증가했다. 주민들의 축제 참여 의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축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의 민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9월~2023년 8월) 지역축제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 총 23만6819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주로 숙박업소와 음식점의 바가지요금과 안전 관리 미흡에 대한 민원이 많았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안전 관리 의무화와 요금 사전 신고제를 시행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정부에서도 지역축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부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착한 가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축제 먹거리 가격을 홈페이지에 사전 공개하고, 현장 모니터링 및 관계자 교육을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임규호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의원
이번에 발의된 서울시의회 조례에는 시가 행사장 안전 관리에 대한 사항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관리를 마련하고, 상품 판매 가격의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를 발의한 임 의원은 “매년 논란이 있는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례를 발의했다”며 “공공행사에서의 공정가격에 대한 사회적 불편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근거”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그동안 서울시 재정이 투입되는 축제라 하더라도 판매상품 가격에 대한 적정 기준이 없어서 먹거리 음식 가격이 자의적으로 결정됐다”며 “하지만 도를 지나치게 넘어선 경우가 발생해 관광객뿐만 아니라, 상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지역 이미지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끼치기도 한다”며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축제 판매상품 가격 안정화를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 민간의 노력을 독려하는 입법이 필요해 조례를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의원은 “축제는 지역 주민과 상권, 관광객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일회성으로 개최되고 끝나는 축제가 아닌, 지속성을 갖고 지역의 대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