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고향을" 위로와 쉼을 주는 '괜찮아마을'

[지역의 희망, 강한 소상공인을 만나다]목포 기반의 체류형 여행프로그램 제공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2024.01.26 14:3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일꾼들이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아이템,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상공인이 그들이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로컬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영역의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해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로컬브랜드’ 선정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고 반짝이는 로컬브랜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본 기획은 로컬브랜드 유형을 운영한 ‘중소상공인희망재단’과 함께한다.
▲홓동우 괜찮아마을 대표/사진제공=괜찮아마을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지치고 힘들 때 가고 싶은 ‘고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괜찮아마을’이 그들의 마음 속에 고향으로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괜찮아마을은 전남 목포에 기반해 단기, 장기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여행사다. 지역의 식당이나 숙소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즐길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판매한다. 홍동우 괜찮아마을 대표는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고향’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곳, 지친 마음을 쉬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청년에게 필요한 건 ‘고향’



▲괜찮아마을 여행프로그램 참가자들/사진제공=괜찮아마을

홍 대표가 처음부터 ‘고향’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14년에 차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전국일주 전문여행사를 운영했다. 고객들은 대부분 2030 청년이었는데 이들의 목적은 ‘마음의 안식’이었다. 홍 대표는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땐 청년들이 여행에 참여하는 이유를 ‘열정’이나 ‘청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청년들을 만나보니 일상이 힘들고 지쳐 ‘쉼’을 찾으러 오는 것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를 4년간 운영하며 1300여 명의 여행객을 만났고, 홍 대표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직접 찾아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고향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요즘의 청년들은 심적으로 쫓기고 지친 마음을 쉬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 이틀, 한달만이라도 직접 살아볼 수 있는 ‘고향’을 제공한 뒤 이곳을 애정하고 재방문하게 만드는 게 괜찮아마을의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공간 무상대여로 터 잡은 목포...“매력 넘치는 도시”



괜찮아마을이 목포에 터를 잡은 것은 특별한 제안 덕분이었다. 옛 여관 건물(우진장)을 보유한 강제윤 시인이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해줬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제안을 받았을 땐 ‘무상으로 사용하다 쫓겨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강제윤 시인은 20년간 무상으로 임대한다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써주셨다”고 말했다. 

벤처 1세대로 기업을 운영하다 은퇴한 나기철 대표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옛 경양식당 건물을 매입해 좋은 조건으로 임대해줬다. 이렇게 목포에 자리잡은지 7년 만에 괜찮아마을은 목포에 많은 것을 남겼다. 한달살이로 목포를 방문했다가 지역에 애정이 생겨 이곳에 머무는 청년의 수가 30명이 됐다.

목포에서 사업을 운영해보니 목포의 진가를 알게 됐다.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2시간30분~3시간 가량 소요된다. 도시가 작아 역과 숙소, 식당, 펍, 바다, 산, 편집숍 등 즐길거리가 도보로 15분 거리 안에 위치해있다. 

홍 대표는 “다른 지방은 운전이 필수인 경우가 많은데 목포는 차가 없어도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기에 여행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포분들은 타향살이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청년들에게도 호의적이고, 집값이 저렴해 청년들이 머물기에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적산가옥 등 근대문화유산이 남아있어 멋진 공간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체류형 프로그램 통한 커뮤니티 제공이 핵심


괜찮아마을은 목포를 기반으로 교육 및 여행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짧게는 한나절부터 1박 2일, 2박 3일 등 도시 곳곳을 체험하고 역량 강화 교육이나 맞춤형 여행을 즐긴다. 홍 대표는 “목포 전체가 괜찮아마을의 인프라이기 때문에 많은 수의 단체방문객도 수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색다른 교육 및 워크숍을 기획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교육기관들이 주 고객이다.

최근에는 ‘거주권’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1박부터 30박까지 원하는 기간만큼 지역에 살아보는 상품이다. 전체 일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여행객이 숙소 및 체험프로그램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매일 △야경투어 △원도심투어 △일출투어 △인근해양도시투어 등에 참여하며 여행객들과 소통할 수 있고, 맞춤형 숙소와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된다. 홍 대표는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비슷한 여행객들과 만나 함께 요리하고 맥주를 마시며 소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도심 투어/사진제공=괜찮아마을



강한소상공인 지원사업...목포 소개하는 125개 콘텐츠 제작


괜찮아마을은 지난해 목포의 지역소상공인과 관광지를 콘텐츠화 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강한소상공인 ‘로컬브랜드’ 유형에 선정되면서다. 125개의 글로 지역의 터줏대감인 소상공인과 관광지를 소개했다. 홍 대표는 “지원사업을 통해 목포를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안내서’가 탄생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 방문하고 머물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마을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지역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은 것도 홍 대표에게 큰 자산이 됐다.

괜찮아마을은 강한소상공인 사업을 통해 투자유치까지 성공했다. 운영기관인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이 준비한 모의투자 프로그램에 참여해 2위에 선정됐고, 투자사로부터 1억 원의 벤처투자를 받게 된 것이다. 홍 대표는 “올해에는 그동안 준비했던 콘텐츠와 기획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홍보를 진행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목포와 괜찮아마을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enny0912@mt.co.kr

정치/사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