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성문안CC]83만 평 대자연이 품은 ‘올해의 골프장’

[임윤희의 골프픽]개장 때부터 명풍 잔디로 입소문…트레킹 등 즐길거리도 가득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23.12.06 10:3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임윤희의 골프픽’ 코너를 시작하며 편집자주에 썼던 내용이다. 계획 중 하나는 달성했다. 싱글 도전에 성공했고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골프 입문 6년 만이다. 싱글 도전기는 막을 내렸지만 “주말골퍼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는 계속된다. 티칭프로의 시각을 담아 한층 예리(?)해진 골프장 탐방기가 이어진다. <편집자주>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성문안CC는 HDC 리조트가 운영하는 힐링 & 레저 복합 문화 공간이다. 총 83만 평 규모에 달하는 대자연 속에서 웰니스, 트레킹, 골프, 식음, 예술, 문화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방문한 골프장 중 으뜸으로 꼽았다.

성문안CC 골프 코스는 길이 6651m(7,274야드)에 달하는 긴 전장의 18홀 규모로 구성됐다. 퍼팅 그린뿐만 아니라 페어웨이 전체에 최고급 양잔디인 벤트그라스를 식재했다. 잎의 너비가 가늘고 밀도가 높은 벤트그라스는 볼의 빠르기를 높일 수 있는 데다 마치 양탄자 같은 질감으로 부드러운 샷감을 느낄 수 있어 골퍼들에게 사랑 받는 잔디 품종이다.

성문안CC의 설계는 웰링턴 CC, 베어크리크 GC 등 10대 명품 코스를 설계한 노준택 로가이엔지 대표가 맡았다. 다양한 전략과 매 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자연 속 골프장의 묘미를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생 구장이 한동안 잔디 관리나 주변 풍경 관리 부족으로 지적을 많이 받는 데 반해 성문안은 오픈부터 잔디 활착이 잘돼 골퍼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지난 5월 한국 여자프로 골프협회(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을 개최하며 대중제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누구나 홈페이지 회원 가입 후 예약이 가능하며 11월 기준 평일 27만원이면 플레이가 가능하다.

성문안이란 네이밍에는 원래 지명과 삶의 터전의 가치를 담았다. 풍요의 원천인 달의 정기와 청정한 소나무의 기운을 담은 월송리(月松里)에 위치하며, 거대한 두 개의 암벽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문과 같아 ‘성문’이라 불렸다고 한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레스토랑 피오레토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전면 통창을 통해 마주하는 그림 같은 자연 경관과 화사한 작품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얇은 금박으로 섬세하게 작업하여 채광에 따라 화사한 금빛으로 피어나는 꽃을 연출한 천장 벽화 벨베데레가 압도적이다. 웅장한 암석원의 절경이 어우러진 메인 다이닝 홀과 야외 파이어 핏(Fire pit) 공간에서는 스페셜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클럽하우스 테라스나 루프탑에서 360도로 성문안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골프 부킹 없이도 방문해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골프 코스



in코스와 out코스 총 18홀로 구성됐다. 클럽하우스를 나와 연습그린에서 바라보는 골프장 뷰가 플레이어들을 설레게 한다. 특히 시그니처 홀인 아웃코스 9번홀 파5는 자연 그대로의 암반을 살려 마치 페블비치에서 플레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체로 핀이 보이는 홀보다는 도그레그홀이 많고 중간중간 크랙이나 벙커, 패널티 구역이 많아 상급자가 도전하기에 적당한 구장이다. 전체적으로 홀과 홀 사이가 멀고 페어웨이가 탁 트여 장타자에게 유리하며 매홀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challenge Hole


▲HOLE 12, PAR3 홀,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바라보는 호수 뷰가 아름답지만 아마추어에겐 내리막 아일랜드 홀은 그야말로 도전이다. /사진=임윤희 기자

#HOLE 12, PAR3, 179M/196Y
20m 아래로 호수를 넘겨 아일랜드 그린에 올려야 하는 난이도 높은 파3홀.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바라보는 호수 뷰가 아름답지만 아마추어에겐 내리막 아일랜드 홀은 그야말로 도전이다. 이 파3홀에서 무난하게 그린에 올린다면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넓은 호수로 인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그린은 다양한 핀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핀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며 높이와 바람을 고려한 클럽 선택이 매우 중요한 홀이다.

여유로운 앞뒤 공간과 그린 뒤편으로 오르막 경사가 있는 그린 우측 공략을 추천한다. 또한 앞쪽 티잉 구역으로 갈수록 그린이 열리는 세팅으로 위압감이 줄어든다. 다만 화이트 기준 180m에 달하는 긴 비거리와 호수를 넘기는 티샷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HOLE 13, PAR , 432M/472Y
산과 물이 굽이굽이 페어웨이를 끼고 양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홀.
넓은 수면과 맞닿은 페어웨이가 대각선 방향으로 길게 있으므로 넓은 호수를 어떻게 공략할지가 관건이다.
길지 않은 파4홀이지만 자신의 비거리를 정확히 알고 티샷을 해야 좁은 페어웨이에 안착할 수 있다. 방향에 따라 길면 페어웨이를 넘겨 OB가 날 수 있고 짧으면 호수에 빠질 수 있다. 

좌측으로의 과감한 티샷은 그린에 가깝게 다가가는 보상이 따르며 안전한 우측 공략일수록 그린과 점점 멀어진다. 그린이 넓은 수면과 맞닿아 있으므로 우측으로 레이업 후 쓰리온 공략을 추천한다.



알아두면 좋은 TIP



#90개 골프 코스
성문안 인근으로 HDC에서 운영하는 몇 개에 골프장이 더 있다. 최근 오픈한 월송리CC와 회원제 오크밸리CC, 회원제 오크힐스CC가 있다. 단일 시설 기준 국내 최대 프리미엄 골프 코스로 총 90홀로 구성돼 있다. 
탁 트인 야외 드라이빙 레인지는 76개 타석을 보유하고 있다. 원주로 골프 여행을 계획한다면 다양한 코스를 경험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다.


▲다둔길 코스 소개/사진=오크밸리CC홈페이지 제공

#다둔길 40km 트레킹
성문안의 첫 시작과 함께 2022년 7월 오픈한 숲속 트레일 ‘다둔길’은 어린이 자녀 동반 가족을 포함해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자연 그대로의 지형과 숲을 온전히 느끼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산의 둔덕에 있는 마을이라는 옛 지명으로 이름 지어진 ‘다둔길’은 장엄한 암벽 바위의 절경을 지나 잔잔한 섬강의 경치가 내려다보이는 성문안 구간에서 시작하여 뮤지엄 산을 지나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전체 약 40km 규모의 총 6가지 트레킹 코스로 조성됐다.
특히 다둔길 사잇길 코스와 다릿골 코스의 6km 구간은 원동 성당과 횡성 풍수원 성당, 제천 배론성지 등의 천주교 성지를 잇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순례길인 ‘님의 길’로, 상다둔 1~2코스의 11km 구간은 자연 친화적 도보문화여행길인 ‘원주 굽이길’의 15번째 코스로 공식 지정돼 보다 다양한 트레커들이 찾을 전망이다.
▲페어웨이에 양잔디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양탄자를 보는 듯 하다./사진=임윤희 기자



골프장 리뷰



그린 관리 ★★★★★
페어웨이 관리 ★★★★★
난이도 ★★★★☆
레이아웃 개성 ★★★★★
재방문 의사 ★★★★★

티오프 시간만 맞으면 언제든 다시 플레이 하고 싶은 골프장이다. 기자가 플레이했던 날은 융단 같은 페어웨이가 디봇이 보이지 않게 잘 관리되어 있으며 그린은 3.0 스피드였다. 물론 양잔디가 가을에 가장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레이아웃 역시 성문안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좋게 만든다. 고저차가 심한 홀은 물론이고 평평한 홀까지 모든 홀이 라운드 후에 생생하게 기억된다. 그만큼 홀마다의 특징이 뚜렷하다.
성문안CC를 인상 깊게 만든 3가지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무료 발렛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지상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진입로부터 특별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무료로 발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클럽의 현관 보관도 가능하다. 플레이 후 주차장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여유로운 티오프 간격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0분이라는 티오프 간격이다. 대체로 다른 퍼블릭 골프장이 7분 간격으로 불과 3분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플레이하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느껴졌다. 특히 성문안 같이 어려운 골프 코스는 더더욱 재촉하지 않는 플레이가 중요하다.

명품 코스와 철저한 페어웨이 관리. 성문안CC는 페어웨이 전체에 벤트그라스가 식재돼 있다. 일반적으로 관리가 어려워 그린에만 사용하는 벤트그라스가 융단처럼 깔려 있다. 12월 초까지 푸른 잔디를 감상할 수 있다. 코스 역시 독특하다. 다양한 길이의 전장과 지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레이아웃에 곳곳에 배치된 암석까지 특별해 보인다.

코스 내 화장실. 라운드와서 화장실 뷰에 감탄하긴 처음이다. 나무로 만든 외관에 화장실 내부로 들어가면 통창을 통해 넓고 푸른 페어웨이가 한눈에 펼쳐진다. 작은 인테리어까지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조성해 방문 고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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