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강릉은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관광도시다.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도가 발표한 ‘2024년 12월 관광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시를 찾은 관광객은 244만5464명으로 도내 시군 중 1위를 기록했다.
시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강릉을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는 약 3300만 명에 이른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웅장한 태백산맥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뛰어난 경관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가 장점이다.
관광 수요는 늘고 있지만, 청년층의 계속되는 이탈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강릉살자’다. 더웨이브컴퍼니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2021년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며 시작됐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체류형 정착 실험 프로그램이다.
◇‘한 달 살기’를 넘어 ‘삶’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

강릉살자는 2025년 기준으로 11기까지 운영을 마쳤다. 매년 전국 각지에서 약 40명의 청년이 선발된다. 이들은 3주간 강릉에 체류하며 다양한 지역 체험, 기획 활동, 창업 준비 등의 프로그램 과정을 수행한다.
1기부터 11기까지 총 196명의 청년이 참여했으며, 이 중 63명의 청년이 실제로 정착했다. 정착 비율이 32.6%로 단기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강릉살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더웨이브컴퍼니의 디렉터 이진우씨(29)는 “강릉살자는 관광지에서 ‘살 수 있는 도시’로 이행하는 전환 모델”이라며 “청년들이 정착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지역 탐색-주거 임장-창업 실험커뮤니티 연결까지 단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체류 기간 동안 청년들은 시의 골목과 상권을 직접 발로 누비며 지역 자원을 탐색하고, 팀을 이뤄 지역 연계형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실습이 아니라,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자가진단 과정이기도 하다. 이 디렉터는 “지자체가 청년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정착의 이유’는 당사자가 직접 찾아야 지속 가능하다”며 “강릉살자는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기간 중에는 강릉살자 참가자들이 한 숙소에 머무르며 함께 생활한다. 그러나 진짜 관계는 이후에 더 두드러진다. △기수별 단톡방 △오프라인 교류회 △홈커밍 데이 △공동 워크숍 △소모임 등 자생적인 커뮤니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릉살자 출신 청년들이 진행하는 마켓이나 문화행사에는 기수와 상관없이 다른 참가 청년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 디렉터는 “강릉살자 커뮤니티는 서로를 이어주는 연대망”이라며 “혼자서는 어려운 창업이나 지역 정착 과정을 함께 실험하고 극복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유입’보다는 ‘청년 지속’을 고민한다
1기부터 11기까지 총 196명의 청년이 참여했으며, 이 중 63명의 청년이 실제로 정착했다. 정착 비율이 32.6%로 단기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강릉살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더웨이브컴퍼니의 디렉터 이진우씨(29)는 “강릉살자는 관광지에서 ‘살 수 있는 도시’로 이행하는 전환 모델”이라며 “청년들이 정착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지역 탐색-주거 임장-창업 실험커뮤니티 연결까지 단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체류 기간 동안 청년들은 시의 골목과 상권을 직접 발로 누비며 지역 자원을 탐색하고, 팀을 이뤄 지역 연계형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실습이 아니라,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자가진단 과정이기도 하다. 이 디렉터는 “지자체가 청년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정착의 이유’는 당사자가 직접 찾아야 지속 가능하다”며 “강릉살자는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기간 중에는 강릉살자 참가자들이 한 숙소에 머무르며 함께 생활한다. 그러나 진짜 관계는 이후에 더 두드러진다. △기수별 단톡방 △오프라인 교류회 △홈커밍 데이 △공동 워크숍 △소모임 등 자생적인 커뮤니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릉살자 출신 청년들이 진행하는 마켓이나 문화행사에는 기수와 상관없이 다른 참가 청년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 디렉터는 “강릉살자 커뮤니티는 서로를 이어주는 연대망”이라며 “혼자서는 어려운 창업이나 지역 정착 과정을 함께 실험하고 극복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유입’보다는 ‘청년 지속’을 고민한다
이 디렉터는 강릉살자의 핵심을 “모든 참가자가 당장 정착할 필요는 없다. 이들은 체류 기간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하고, 부딪히고, 협업한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청년들이 정착을 결심했을 때 성공적인 정착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강릉살자를 마친 후 당장 정착하지 않더라도 강릉과 연결을 유지한다. 이후 기수 프로그램에 조력자로 참여하거나, 지역 행사에 재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그러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몇 달 뒤에 정착하는 경우도 많다. 청년이 ‘정주민’이 되기까지의 충분한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 강릉살자의 또 다른 특성이다. 이처럼 강릉살자는 ‘청년 유입’을 넘어서, ‘청년 지속’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강동에서 비즈공예 상점을 운영하는 최수민 대표도 “혼자 왔더라면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을 것”이라며 “같은 프로그램을 거쳐간 사람이라는 연결고리 하나만으로도 지역 커뮤니티에 훨씬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력과 동기, 공통의 목적지 ‘정착’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강릉살자를 마친 후 당장 정착하지 않더라도 강릉과 연결을 유지한다. 이후 기수 프로그램에 조력자로 참여하거나, 지역 행사에 재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그러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몇 달 뒤에 정착하는 경우도 많다. 청년이 ‘정주민’이 되기까지의 충분한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 강릉살자의 또 다른 특성이다. 이처럼 강릉살자는 ‘청년 유입’을 넘어서, ‘청년 지속’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강동에서 비즈공예 상점을 운영하는 최수민 대표도 “혼자 왔더라면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을 것”이라며 “같은 프로그램을 거쳐간 사람이라는 연결고리 하나만으로도 지역 커뮤니티에 훨씬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력과 동기, 공통의 목적지 ‘정착’
강릉살자에 참여한 청년들의 출신과 이력은 다양하다. 수도권 출신 직장인, 프리랜서 예술가, 퇴사 후 이직을 고민하던 직장인, 귀촌을 고민하던 예비 귀농인까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지금과 다른 삶’을 고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강릉살자 8기에 참여했던 박소정씨(46)는 서울에서 뮤지컬과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던 중 반복된 번아웃과 공황 증상으로 지쳐 있었다. 그는 “예전부터 바다 근처에서 살고 싶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며 “강릉살자 덕분에 새로운 삶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명상 스튜디오 ‘보리울림’을 열었고, 남편과 함께 정착했다.
▲‘강릉살자’ 11기 신재희 씨가 창업한 카페 ‘티엠포남’ 앞에서 반려견 ‘포남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현승 기자
포남동에서 ‘티엠포남’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신재희씨(39)는 과거 수도원에서 12년간 수사로 지냈다. 이후 춘천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퇴사한 그는 전국을 돌아보다가 ‘강릉살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카페 입구에는 ‘파도가 좋은 날에는 가게 문을 닫아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핑을 즐기기 위해 정착한 곳이기에, 그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바다로 향한다. 신씨는 “강릉살자를 통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며 “이들과 어울리며 요리도 배우고, 여러 가지 도전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카페를 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성장하는 일터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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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12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유러피언 샐러드 채소와 바질 등을 재배하며, 도시의 속도가 아닌 자연의 속도에 맞춘 삶을 실험 중이다. 그는 “시골에서는 계절마다 다르게 흐르는 속도에 익숙해지고 수긍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좋은 걸 먹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농업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넘어, 찾아오는 도시로
강릉살자 8기에 참여했던 박소정씨(46)는 서울에서 뮤지컬과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던 중 반복된 번아웃과 공황 증상으로 지쳐 있었다. 그는 “예전부터 바다 근처에서 살고 싶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며 “강릉살자 덕분에 새로운 삶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명상 스튜디오 ‘보리울림’을 열었고, 남편과 함께 정착했다.


송 대표는 12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유러피언 샐러드 채소와 바질 등을 재배하며, 도시의 속도가 아닌 자연의 속도에 맞춘 삶을 실험 중이다. 그는 “시골에서는 계절마다 다르게 흐르는 속도에 익숙해지고 수긍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좋은 걸 먹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농업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넘어, 찾아오는 도시로

민선 8기의 시정 목표인 ‘해양실크로드 경제도시’와 ‘4계절 스마트 관광도시’ 전략을 바탕으로,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통합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을 위한 ‘원가 아파트 특별공급’ 등도 추진 중이다. 또한 관광시설 건설 및 개발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년 창업을 위한 ‘청년 창업 희망키움사업’, 외지 청년 유입을 위한 한 달 살기 프로그램 ‘강릉살자’ 등 지원 사업들로 실질적인 청년 정착을 돕고 있다”며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의 구직활동지원금을 6개월간 지급하고, 취업 후 3개월간 근속 시 추가로 5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 취업준비 쿠폰 지원사업’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올해 3월 출범한 ‘강릉시 청년단체 협의회’를 중심으로 청년이 정책의 수혜자를 넘어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청년의 삶의 질과 자립 기반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청년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