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께서는 또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고 전하는데 이는 멀리 내다보는 지혜와 바탕이 넓어야 깊이도 깊어지는 ‘내공’의 원리가 담겼다. 무림 고수가 굳이 표 내지 않아도 밖으로 넘쳐흐르는 기세가 내공이다.
그렇다고 리더가 삼라만상을 직접 겪음으로써 내공을 쌓기란 불가능하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여행은 걸으며 하는 독서’라는 말은 그 방법론을 제시하는 상식이다. 『최재천의 생태경영』은 생태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학자의 ‘CEO 성공학’이다.
저자가 국립생태원 설립 직후 첫 원장으로부임해 연간 100만 관람객 유치, ‘깡촌 서천군’에 2년 반 동안 음식점 250개 신장개업, 주말이면 군산 교통경찰들까지 격무(?)에 시달려야 했던 과정의 성공담이다. 그가 성공 배경으로 밝힌 에는 자연이 가르치고 증명하는 원리,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 등 인류 현자의 통찰이 함께 녹아 있어 배울 점이 많다.
‘책상물림 학자’였던 저자는 대체 어느 정도로 국립생태원 경영에 성공했을까? “언젠가 기획재정부 국장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은 공공기관 중 돈이 아깝지 않은 기관이 딱 둘 있는데, 하나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국잡월드이고 다른 하나는 충남 서천군에 있는 국립생태원이라고.” 밝히는 대목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참고로 국립생태원에 가면 지구상에서 인류를 빼고 농사를 짓는 유일한 동물인 슈퍼스타 잎꾼개미의 안방과 농장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다.
“생태원장직에 도전한 이유는 오로지 일을 하기 위함이었다. 원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한 기관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것이 훨씬 값진 일이었다”는 박사의 성공담은 북한강에 쓸모없는 땅으로 버려졌던 자라섬을 세계적인 명소로 일궈낸 ‘인재진 감독과 가평군 공무원 스토리’의 서천군 버전이다.
중 제4계명 ‘이를 악물고 듣는다’는 『논어』의 이청득심(以聽得心, 경청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과 상통한다. 제6계명 ‘결정은 신중하게, 행동은 신속하게’는 둥지를 떠난 새는 ‘빠꾸’가 없고, ‘실수한 직원을 꾸짖지 않는다’는 제9계명은 조선왕조 500년 장수 비결인설득과 포용의 왕도(王道)정치’가 기원이다.
제10계명 ‘인사는 과학’은 ‘생태경영과 통섭’에서 다루는 ‘불가사리 현상’과 연계해 참고할 만하다. 평판이 나쁜 실력자를 제거하면 더 나쁜 조직원들이 득세해 조직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CEO는 ‘선의의 불가사리’를 잘 구분해야 한다.
박사께서는 ‘자연은 꼭 남을 해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도록 진화해왔다’며 상리공생(amensalism) 정신을 바탕으로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회적 동물’을 들어 생태경영의 핵심인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이야기한다.
박사께서는 ‘자연은 꼭 남을 해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도록 진화해왔다’며 상리공생(amensalism) 정신을 바탕으로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회적 동물’을 들어 생태경영의 핵심인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이야기한다.
보너스로 박사께서 《경영자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 10권》의 목록이 마지막에 붙어 있다. 다른 SNS 채널에 이미 이 책을 소개한 바 있어 내용 일부가 중복되나 그만큼 리더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판단해 굳이 선택했다.
▲『최재천의 생태경영』 / 최재천 지음 / 메디치미디어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