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갈 수 있는 병원 있어 걱정 덜었어요"

[지자체 정책 활용법]전북 군산시, 심야시간·주말·공휴일에도 문여는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정책 호평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5.04.14 14:22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국가 뿐 아니라 일선 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주민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 노인, 소상공인 등 주민 실정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매달 한 곳의 지자체를 선정, 주민 대상 어떤 지원 정책을 진행하는지 소개합니다.<
▲전북 군산시 키움병원/사진=홍세미 기자

전북 군산시가 시행하고 있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정책이 주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군산시에 따르면 시는 소아·청소년 응급환자에 대해 평일 야간이나 주말, 공휴일에도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정책을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시에 거주하는 소아·청소년들은 평일에는 밤 11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6시까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시는 소아청소년이 심야 응급실 이용할 때 생기는 고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이 같은 의료 체계를 마련했다. 소아 진료의 공백을 최소화해 ‘아이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현재 시에서는 16곳의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이 운영하고 있지만, 평일 저녁 8시 이후에는 외래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간은 없다. 2024년 5월 '군산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지원 조례'가 발의되면서 정책이 시행될 근거가 만들어졌다.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정책은 전액 시비로 운영하는 것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점이다. 전체 보조금 규모는 4억 3500만원이다. 보건복지부에서도 밤늦게나 주말에 아픈 아이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아동병원 오픈 런' 현상 등을 방지하고, 지역의 열악한 소아·청소년 진료 환경 개선하기 위해 소아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에서 운영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전주시 대자인병원, 다솔아동병원, 해맑은연합소아청소년과 △김제시 믿음병원 △부안군 엔젤연합, 소아청소년과의원 5곳에 불과하다. 아울러 달빛어린이병원은 보조금 규모가 1억 6000만원가량이다. 정부에서 50%, 도에서 25%, 시에서 25%씩 분담한다. 100% 시 예산으로 진행되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달빛어린이병원보다 소아과 병원에 줄 수 있는 1년치 보조금이 3배가량 더 많은 것이다.

시는 지역 소아청소과 의료기관인 키움병원과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월 27일 체결했다. 키움병원에서는 3월 4일부터 소아응급환자 연중무휴 진료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심야 어린이병원이 운영된다는 게 알려진 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군산시 수송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5)는 “퇴근 후에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조마조마한 적이 많은데, 걱정을 덜었다”며 “밤에 아이가 열이 나면 불안했는데 늦게까지 하는 병원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우리 지역 아이들이 심야시간이나 주말, 공휴일에도 빠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키움병원과의 협약 체결로 진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고, 지역 의료서비스 강화와 소아 진료 공백 해소를 위해 상호 협력과 공동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청/사진=홍세미 기자
◇예산·인건비 문제로 난항 겪기도…‘심야약국’ 운영 도전

시는 여러 차례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을 추진했지만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운영을 맡는 병원을 찾는 것도 어려웠고, 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예산만 가지고 시작하기에 재정적으로 어려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자체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예산이 가장 문제가 됐다”며 “의사가 기본적으로 받는 인건비와 일반 진료비를 적용하기에는 소아 진료비 수가(의료행위 대가)가 낮고, 지역에서는 소아과 의사 수가 많지않아 심야까지 진료를 하는 의사를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달빛어린이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야간 운영에 따른 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인해 전국 지자체마다 병원 지정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저출산과 낮은 의료 수가 등으로 인해 병‧의원들이 신청 자체를 꺼려하고 있기도 하다.

시는 지역에 등록된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운영 지원 사업 수행기관을 공모했고, 키움병원이 참여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협약을 맺을 수 있었다.

시는 첫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을 연 것을 계기로 ‘공공심야 약국’도 운영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과 연계된 약국이 없어서 불편을 겪는다”며 “약국까지 확대해 애키우기 좋은 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공공 심야약국 지정을 확대해 휴일과 야간 등 취약 시간대 환자에 대한 진료 안전망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강 시장은 “소아 청소년 경증 환자에게 적시에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자 시와, 시의회, 민간이 모두 협력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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