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군에 따르면 안좌·자라·지도·사옥도·임자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 있다.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주민들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주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이 설립되면, 일반 주민들은 1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 햇빛연금을 받는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도, 이제 막 신안으로 이사 온 사람(만 40살 이하)도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가구당 인원 제한도 없다.
지난해 기준 연금을 받는 주민은 총 1만6333명으로 신안군 전체 인구(3만8173명) 중 44%에 해당한다. 발전소 거리에 따라 분기마다 1인당 10만∼68만 원 받을 수 있고, 1년 최대 한도는 600만원이다.
발전회사가 수익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더라도 손해보는 구조는 아니다. 가장 난관인 주민 동의와 인허가 등 복잡한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돼 그만큼 빨리 사업을 시작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우리에게 햇빛과 바람 등 자연환경은 엄청난 자산”이라며 “천연자원으로 돈을 번 재생에너지를 발전회사의 이익을 주민들하고 같이 나누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햇빛연금 수령액은 조합원 거주지가 발전소와 가까울수록 많아진다. 태양광발전으로 빛 반사·전자파·미세먼지·소음 등 피해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안군 햇빛연금 누적 지급액은 220억 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연금은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정책 시행 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정책을 믿고 협조해 오늘날의 햇빛연금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군민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단지 아파트·공단 없어도…“인구 증가했다”
군은 202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햇빛연금이 도입된 이후부터 인구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2022년 3만7858명이던 군의 인구는 2024년 말 기준 3만8173명으로, 315명 증가했다.
주민협동조합의 가입률도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자라도의 경우 주민 참여율이 59.9%에서 지난해 91.7%로 증가했다. 군은 앞으로 증도와 비금도, 신의도 등의 태양광사업이 마무리되면 군 전체 주민의 51%가 햇빛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햇빛연금에 이어 ‘바람 연금’도 준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안 앞바다에 원전 8기 규모의 8.2GW 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만들어 전 군민에게 1인당 월 50만원, 연간 600만원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군수는 “섬이 많아 대규모 아파트단지도, 큰 공단도 없는 우리 군에서 인구가 늘어난 건 의미 있는 지표”라며 “바람 연금의 경우 송전설비가 지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투자를 독려해 수용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에너지 자립을 넘어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만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