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로 ‘안산’ 브랜드 업그레이드”…이민근 안산시장이 그리는 청사진

[열린정책 소통합시다]인재 육성 인프라 확충, 콤팩트시티·명품 주거도시 만들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서동욱 편집장, 정리=신재은, 최현승 기자 2025.01.02 09:26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도시의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경기 안산시가 그렇다. ‘안산’ 하면 외국인과 산단을 떠올리지만, 들여다보면 계획도시임을 자랑하듯 반듯한 도로와 다양한 체육시설, 넓은 녹지가 조성돼 있다. 풍부한 일자리와 5개의 대학도 자리했다.

안산시는 정체된 도시의 시간을 깨우고 ‘가치 인정받기’에 한창이다.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안산시청 시장실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안산시는 보유한 가치만큼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안산’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해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 더 나은 도시 안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강조하는 바는 ‘교육도시 안산’ 만들기다. 그는 “좋은 교육 환경이 도시에 조성되면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교육도시 안산’을 통해 안산의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수한 교육 여건에 이끌려 인구가 모이고, 자연스럽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중산층의 비율도 늘어날 것이라는 복안이다.

시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안산의 미래교육 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영재교육기관’을 올 3월 개원할 예정이다. 의·공학 및 과학 분야의 영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7월에는 원곡고등학교가 ‘자립형공립고 2.0’ 공모에 선정됐다. 원곡고는 매년 다문화 학생 비율이 증가하며 현재, 전교생의 약 20%가 다문화 학생이다. 이번 자립형 공립고 전환에 따라 다문화 학생과 일반 내국인 학생의 역량 강화를 함께 모색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의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무지개 직업 교육 혁신지구’ 사업과 경기안산 국제학교(가칭) 설립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 통해 안산의 경쟁력 높일 것”…도시계획 재정립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이 시장은 ‘2035 뉴시티 안산 프로젝트’를 통해 안산의 미래 비전과 경쟁력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민선 8기 안산시의 핵심 어젠다가 포함돼 있다. △고밀도 복합개발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을 통한 명품주거도시 △교통정책 통한 신(新) 거점도시로의 도약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이다.

시는 역세권 중심의 고밀도 복합개발을 통해 콤팩트 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철 4호선과 수인선, 서해선, 인천발 KTX가 지나가는 초지역 인근이 중심이다. 초지역세권을 중심으로 17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과 차별화된 세대 구성을 갖춘 주거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GTX-C노선에 포함된 상록수역세권 개발도 착수한다. 이 시장은 “교통, 주거, 문화, 쇼핑이 통합된 원스톱 생활권을 조성코자 한다”며 “비즈니스와 쇼핑, 숙박 등이 가능한 안산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명품주거단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존의 공공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동 89블록과 방치돼 있던 옛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지를 활용해 약 90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신안산선 노선 연장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시는 ‘2040 안산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계획인구 80만3000명을 목표로 선정했다. 이 계획은 도시 기능의 효율적 배분·수행을 위해 ‘1도심, 2부도심, 6지역중심’ 체계로 공간구조를 개편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시의 장기적 도시골격을 이룰 수 있는 성장축과 1개 도심(고잔)을 설정하고, 자족 기능이 확보된 2개 지역을 부도심(반월·성포)으로 지정했다. 도심과의 유기적 기능 연결과 연접 시군과의 지역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다. 3기 신도시 및 성장 촉진 등 계획적 관리가 필요한 6개 지역을 지역중심(대부·신길·선부·장상·본오·사동)으로 개편했다. 생활권은 행정동 경계를 중심으로 인구 운영의 유연성 및 주요 기능 등을 고려해 △상록 에코정주생활권 △중앙 행정중심생활권 △반월 산업동력생활권 △대부 해양레저생활권 등 총 4개 권역으로 구분했다. 이를 통해 시는 도심, 부도심, 지역중심과의 유기적 기능을 연결하고 생활권별 인구 배분 및 도시기능을 재정립했다.

이 시장은 “안산 도시기본계획을 토대로 장래 택지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등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해 도시 확산과 인구 유출 방지, 도시경쟁력 확보 등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안산사이언스밸리,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 추진


▲지난해 6월 5일 열린 ‘경제자유구역 산업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백동현 한양대 ERICA 캠퍼스 부총장과 이민근 안산시장, 이성환 KT 서부법인고객본부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안산시

시는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자유도시를 조성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안산시 사동에 위치한 안산사이언스밸리(ASV)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는 것이 시작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기술혁신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R&D 역량을 강화해 도시의 혁신 성장을 앞당기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위해 찾는 기회의 도시로 산업구조의 체질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안산사이언스밸리에는 교육·연구기관은 물론 첨단산업 기업들이 산·학·연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거점대학인 한양대 ERICA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인간중심생산기술연구소) △한국산업기술시험원(경기분원) △한국전기연구원(안산분원) 등이 소재해 있다. 경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는 LG이노텍, 카카오 데이터센터 등 500여 개의 첨단산업 기업들이 있다.

시는 핵심전략산업인 첨단로봇·제조 분야 글로벌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로봇시티 안산’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 시장은 “안산시 사유지와 한양대 ERICA 캠퍼스 부지를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R&D 연구단지, 업무·상업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제조시설 중심의 경제자유구역들과 다르게 R&D, 업무지구 중심의 경제자유구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산서 나고 자란 안산 전문가


이 시장은 안산에서 나고 자란 ‘안산 전문가’다. 학창시절과 사회생활을 안산에서 보내고, 제5, 6, 7대 안산시의원을 지냈다. 그는 “오랜 시간 안산에서 살아오며 시민들과 나눈 경험을 통해 정치를 시작했고, 안산이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 시장이 시의원으로 다양한 지역 현안을 다뤄온 경험은 도시의 강점과 약점, 주민들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또 지방자치의 핵심인 예산 편성, 정책 심의, 행정감사 등 다양한 행정 절차를 경험해 원활한 시정 추진이 가능했다. 이 시장은 “시의회 의장으로 의회를 이끌었던 경험은 지금 시의회와의 소통 및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실 한켠에 있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는 이 시장의 흔들림 없는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내는 말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지지 않도록 공직자의 결정을 지지해준다. 그 이후의 책임은 시장이 진다는 마음가짐이다. 이 시장은 “공직자가 다양한 안을 고민하도록 제안할 수는 있지만 그 결정의 방향성을 바꾸진 않는다”며 “정책의 계획과 실행, 결과가 이어져 안산시의 발전과 시민 복지 증진을 이룰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 시장직을 수행한 지 3년 차를 맞았다. 소감은
▶정체된 도시의 시간을 깨우고 과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과 도전을 이어온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시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자평해본다. 그동안 미래산업 혁신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세계적인 글로벌 반도체 연구소인 인테그리스 코리아 테크놀로지 센터를 유치하고, 카카오데이터센터 준공, 디지털 전환 허브 조성 등이다. 제1기 신도시 재정비 계획(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안산시’를 포함시킨 것도 주요 성과라고 생각한다.

-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기억에 남는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통편의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GTX-C 노선 상록수역 정차가 확정됐고, 신안산선 한양대역에 추가 출입구 설치도 결정됐다. 경기도 최초로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케어 똑버스’ 운행도 시작했다. 산업단지와 대부도 똑버스 도입, 판교행 공역버스 노선 신설 및 심야 부엉이 버스 운영을 통해 시민의 교통불편 해소에 나섰다. 공영주차장 고도화 사업 및 학교 주차장 야간 개방 사업, 대형화물 자동차 임시주차장 조성을 통해 주택가 주차난도 해결했다.

- ‘안산선 지하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지하화가 불러온 안산의 변화는 어떨 것이라고 보는가
▶안산 교통 정책의 주요 현안은 ‘안산선 지하화’다. 안산선(4호선)의 철교 교각과 완충 녹지가 도시중심을 지나가 구도심과 신도심이 단절되기 때문이다. 시는 초지역부터 중앙역에 이르는 5.12km 구간을 지하화해 신·구도심을 통합하는 도시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하화가 실현되면 초지역은 글로벌 다문화존, 고잔역은 센트럴시티존, 중앙역은 스마트 콤팩트시티존으로 각각 개발된다. 이를 통해 약 2조8770억의 생산 유발 효과와 908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시는 이에 발맞춰 지난해 5월부터 ‘안산선 지하화 및 상부 개발 추진 전략 수립 용역’을 신속히 진행했다. 실무 추진단 TF팀을 구성해 300인의 안산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과의 공감대도 형성하고 있다.

- 신안산선 노선 연장도 추진하고 있는데
▶신안산선은 안산에서 여의도 및 서울역 일대까지 약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는 철도노선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시는 한양대역까지 계획돼 있는 신안산선을 자이역(가칭) 등을 거쳐 대부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아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동(ASV)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인 추진과 연계하겠다.

- 시민안전모델을 도입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이상동기 범죄를 보며 기존 체제로는 시민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 시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민·관·경 협력모델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 로보캅순찰대, 자율방범대, 해병대전우회 등 다양한 민간단체와 안산시, 경찰이 협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치안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고, 과거 대비 범죄율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민·관·경·소방이 모이는 ‘일사천리 민생안전회의’를 개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각 기관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강구하고 있다.

- 안산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민청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시가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이민청 설치의 근본적인 목적은 해외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 추세를 고려한다면 해외 인재 유치가 대한민국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분산된 외국인 정책 기능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시는 대한민국 외국인 정책의 표준을 만든 대표도시다. △2005년 외국인 전담기구 설치 △2009년 다문화마을 특구 지정 △2009년 외국인 인권 조례 제정 △2012년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 창립주도 △2018년 외국인 아동 보육료 도입 △2020년 아시아 두 번째 유럽평의회 상호문화도시 지정 등 선진화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강점이 있다.

- 이민청 유치를 위한 활동은 무엇이 있는가
▶정치권, 관련 단체, 시민들과 연대해 이민청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안산시의회는 2024년 초 이민청 설치 촉구 및 유치 건의안을 채택했고, 시민단체들은 안산시 이민청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힘을 보탰다. 이민청 유치는 단순히 행정기관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안산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사회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인구다. 안산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으로 보는가
▶안산시의 인구는 내국인 기준으로 2011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62만2136명으로 정점 대비 약 13% 줄었다. 연간 7000~1만 명 정도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신규택지 공급 부족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에만 매몰돼 정책이 추진됐고, 분양가는 높은 상태가 유지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공급 및 택지 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장상·신길2지구의 약 2만700여 세대 주택 공급을 시작으로, 안산·군포·의왕 지구 등 신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3기 신도시 기반시설 확충과 생활 SOC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안산시는 인구 문제를 극복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여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
1969년 경기도 안산 출생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지방자치학 석사
제5,6,7대 안산시의회 의원
제6대 안산시의회 부의장
제7대 안산시의회 의장
제15대 경기 안산시장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사무처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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