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건 싫다”…주향 충남도 대변인이 말하는 ‘충남 히어로’

[공보 라운드테이블]“‘진실은 늘 통한다’…진정성 담아 메시지 전달”

내포(충남)=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최현승 기자 2024.12.02 09:5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해당 지역 주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부 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 지자체 공무원들이 더 많은 눈길을 줘야 하는 이유다. 지자체 정책을 지역민에 올바르게 전달하는 일은 정책의 실행만큼이나 중요하다. 대변인·공보관 등의 직책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공보 라운드테이블’ 코너를 통해 대변인·공보관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들의 ‘입’을 통해 단체장의 비전과 성과를 되짚어보고 정책 실행의 뒷얘기를 들어본다.
▲주향 충남도 대변인/사진=최현승 기자

충청남도에 히어로(영웅)가 나타났다. 재생탄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늘을 나는 히어로, 몸을 거대하게 키울 수 있는 히어로, 미래를 내다보는 히어로다. 이들은 충남도의 핵심 정책을 상징한다. 충남도가 2022년 대한민국 최초로 선포한 ‘탄소중립경제특별도’와 도의 미래먹거리가 될 ‘베이밸리 메가시티’, 미래지향적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충남도 홍보영상 ‘충남히어로’ 이야기다.

지자체 광고의 틀을 깨는 이 영상은 충남도청 대변인실에서 탄생했다. 지난 11월 21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주향 충남도청 대변인은 “아이가 미소짓고, 우산을 씌워주고, 지자체의 풍경이 나오는 광고는 뻔하다고 생각했다”며 “충남도가 지향하는 도정 목표를 재미있게 구성해 호기심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220만 명의 충남도민 모두가 힘든 이 세상을 멋지게 살아가는 히어로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충남히어로’가 지난 11월 11일 공개되자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충남도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도민들도 ‘새롭다’,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주 대변인은 “대변인실의 역할 중 하나가 충남도를 새롭게 홍보하는 역할도 있다”며 “영상을 기획하는 일이 지사를 보좌하는 일만큼이나 뿌듯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이끄는 ‘힘 쎈 충남’의 정책…대변인실 주축돼 도정 철학 홍보


▲주향 충남도 대변인/사진=최현승 기자

대변인은 지사의 도정 철학과 비전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대변인실은 지난 2년간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인 △베이밸리메가시티 △농업구조 변화 △탄소중립경제특별도 등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민선 8기 충남도정은 ‘충남이 가는 길이 곧 대한민국의 길’ 이라는 문구로 설명 가능하다. 김 지사는 도가 앞장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고자 한다. 주 대변인은 “김 지사는 충남도를 넘어 우리나라의 구조를 바꾸는 일에 선도적으로 나서고자 했다”며 “민선 8기 충남도정의 핵심 정책들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취임 직후 실국장에게 전한 메시지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김 지사는 공무원의 체질개선을 강조하며 “국방과 외교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가 충남도에 있다. 이제부터는 스스로가 장관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업무에 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주 대변인은 “책임감을 가지고 변화를 선도하라는 의중이 담겨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김 지사의 첫 번째 결재사항이다. 충남 북부권인 천안·아산·당진과 경기 남부권인 안성·화성·평택 등 아산만 일대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글로벌 경제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가 당선인 시절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직접 제안했다. 주 대변인은 “베이밸리 메가시티가 대한민국의 50년, 100년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중요한 현안이라는 것이 김 지사의 판단”이라며 “도와 도의 경계를 허물어야지만 세계적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 지사는 농업의 근본적인 시스템이 변화해야 소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농촌지역 인구 감소와 노령화의 대안은 ‘돈 되는 농업으로의 전환’이고, 이를 통해 청년인구 유입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는 청년 농업인 지원을 위한 스마트팜 도입과 고령 농업인을 위한 연금제도 등으로 농업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주 대변인은 “대한민국 최초로 선포한 탄소중립경제특별도, 각종 저출산 정책 등 충남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여러 정책과 지사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원칙과 소신 흔들리지 않는 김 지사 모습에 확신”


김 지사는 민선 8기 충남도지사로 당선되며 ‘대변인제’ 신설을 공표했다. 대변인을 통해 지사의 정무적 발언을 전하겠다는 의지였다. 김 지사가 3선의 중진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정치적 소신 발언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 대변인은 “공무원이 지사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면 그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에 김 지사는 대변인실을 신설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주 대변인은 충남도 최초의 대변인이 됐다.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선택을 망설였다는 그는 “충남도청이 생긴 이래로 처음 만들어진 자리이기도 하고 여성,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 등 상징적 의미가 커 고민이 많았다”며 “민선 8기 충남도정에 함께하며 평생 잊지 못할 임무를 부여받고 해내고 있어 영광스럽다”고 했다.

주 대변인은 CMB충청방송 보도팀장과 뉴스1 대전충남본부 차장을 거친 언론인 출신이다. 충남도청을 비롯해 지역의 이야기를 다뤄온 충남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지사가 2006년 충청남도 정무부지사로 임명되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주 대변인이 김태흠호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김 지사의 진정성 때문이다. 주 대변인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 지사가 낙선하고 야인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19대 국회의원에 당선, 3선의 중진 의원이 되는 모든 과정을 언론인으로서 지켜봤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원칙과 소신이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보며 김 지사의 진정성을 느꼈다”고 했다.

내년 목표에 대해 묻자 주 대변인은 ‘충남 관광 활성화’와 ‘TBN충남교통방송 개국’을 꼽았다. 충남도는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도의 아름다운 명소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주 대변인은 “충남이 바다, 산, 계곡, 들녘 등 볼거리를 갖췄지만 관광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내후년까지 전국민이 충남도를 방문할 수 있도록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TBN충남교통방송 개국준비단 운영국장을 겸하고 있다. 주 대변인은 “우리 도의 교통량이 많이 증가했지만 교통방송이 없어 도민들이 도로 상황이나 사고, 재난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 힘들었다”며 “도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송국이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주향 충남도 대변인/사진=최현승 기자



다음은 주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 민선 8기 김태흠호의 대변인으로 활동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현직 기자 시절 갑작스럽게 대변인 자리를 제안받아 고민이 많았다. 대변인 직제는 충남도청이 생긴 이래로 처음으로 만들어져 상징적인 의미가 컸고, 여성 언론인 출신으로는 드문 사례였다. 대변인으로 활동한 후부터는 ‘언론인 주향’과 ‘대변인 주향’을 철저히 분리해 언론인들을 대했다. 과거와 동일한 입장으로 언론인들을 대하면 모두에게 결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그런 노력이 대변인으로서 역할 수행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2년간 자랑스러운 임무를 맡아 최선을 다했고,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 광역 지자체 중 여성 대변인은 드물다. 업무를 할 때의 강점은
▶대변인이 여성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이 있지는 않다. 다만 김태흠 지사의 강한 이미지를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변인으로서 사회단체나 언론인, 실국장들을 대할 때가 많은데 김 지사의 선이 굵은 이미지를 부드럽게 보완하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충남도는 공보관제와 대변인제가 병립돼 운영 중이다. 대변인실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변인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메시지팀과 뉴미디어팀, 소통기획팀으로 구성된다. 김 지사가 직접 언론이나 도민에 의지와 계획을 전달하다 보니 대변인은 그림자처럼 나머지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도와 관련한 이슈에 대응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거나 핵심 도정을 콘텐츠화해 홍보하는 등이다.

- 지난 2년간 큰 성과로 꼽는 정책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성과로는 공무원 체질 개선,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농업·농촌 구조개혁, 탄소중립경제특별도 선포, 저출산 대책의 일환인 전국 최초 공무원 주4일 출근제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천특화시장 화재 대응이다. 빠르고 정확한 대응과 대책마련이 인상 깊었다. 지난 1월 22일 밤에 화재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다음 날 새벽 현장 방문 전까지 김 지사가 대응책을 마련했다. 밤사이 도와 정부의 지원 방안을 확인해 상인에게 브리핑한 것이다. 이후 재난구호기금 활용, 특별교부세 요청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 결과 임시시장이 화재 3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화재 대응을 옆에서 지켜보며 경험과 공감의 중요성을 느꼈다. 김 지사가 총리실, 국회의원, 도정을 두루 경험했고, 상인들의 상황을 내 일처럼 공감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김 지사의 발언을 전할 때 무엇에 중점을 두나
▶진정성이다. 김 지사는 돌려 말하지 말고 간단하고 간결하게 진실을 전하라고 강조한다. 김 지사는 ‘진실은 늘 통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도민에게도, 언론인에게도 정공법으로 나선다. 대변인으로서 김 지사의 말씀을 대신할 때 세련되지 않더라도 진정성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 최근 공개된 ‘충남히어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전형적인 지자체 광고에서 벗어나 영화 예고편 형식으로 제작해 호기심을 유발하고자 했다. 1분 50초 영상에 재미와 함께 충남도의 핵심 도정 목표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핵심 메시지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220만 충남도민 모두가 ‘히어로’라는 것이다.
여유롭고 느긋한 충남도의 이미지가 코미디 프로에서 개그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충남인의 DNA에는 힘과 자긍심이 내재돼 있다는 점을 ‘히어로’라는 소재로 알리고 싶었다. 충남은 호방하고 진취적인 해상왕국 백제의 적통이며, 나라가 어려울 때 목숨을 바친 의사와 열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대변인실은 지사를 보좌하는 역할뿐 아니라 충남도와 도정 철학을 홍보하는 역할도 한다. ‘충남히어로’를 제작하며 도민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 지사를 보좌한 것 못지않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 2025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내년은 ‘충남 방문의 해’로, 충남의 관광 자원을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충남 최초의 지상파 방송인 TBN 충남교통방송 개국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충남에는 지상파 방송국이 없어 재난 발생 시 도민들이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성공적인 개국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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