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롱나무 꽃에 꿀벌이 다가가는 모습/사진=뉴시스
서울시의회 정준호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4)이 발의한 ‘서울시 꿀벌 보호 및 양봉산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6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례에는 시가 꿀벌 보호·관리와 양봉산업 육성·지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봉산업 육성·지원 계획과 지원사업 등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꿀벌이 자라나는 데 필요한 꽃꿀과 꽃가루를 제공하는 식물을 일컫는 ‘밀원식물’의 보급과 서식처 확대에 관한 사항도 규정했다.
최근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이 같은 조례가 발의됐다. 지난 4월 기준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소속 농가 벌통 153만7000여 개 가운데 61%인 94만4000여 개에서 꿀벌이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벌통 1개에 꿀벌 1만5000마리~2만 마리가 산다는 점을 고려할 때 141억~188억여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꿀벌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개화식물의 87%가 곤충에 의해 수분(受粉)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화분 매개에 의존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벌의 위기와 보호정책 제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꿀벌 폐사를 해결할 주요 방안으로 △밀원면적 30만ha로 확대 △국유림·공유림 내 다양한 밀원 조성 △사유림 내 생태계 서비스 제공 조림의 직접 지불 확대 △생활권 화분매개 서식지 확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 설립 등을 제시한 바 있다.
▲ 정준호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조례를 발의한 정 의원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꿀벌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꿀벌은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우리의 환경과 농업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꿀벌을 보호하고 도시 양봉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산업의 문제를 넘어 서울의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조례를 통해 구체적인 ‘서울형 정책’을 수립하고, 도시 양봉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