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2일 마포구청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 <더리더>와 인터뷰 중인 박강수 마포구청장/사진제공=마포구청
“마포형 복지사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구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대상에 따라 다양화, 맞춤화해서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약자와 동행하는 따뜻한 성장으로 변화하는 마포구.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박 구청장은 지난 8월 12일 마포구청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를 목표로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구정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 노력은 각종 통계 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 마포구가 25개 서울시 자치구 중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서울시 평균이 전년도보다 낮아진 데 반해 0.9점 상승했다.
구민의 높은 만족도를 이끈 비결은 ‘창의적 행정’이다. 박 구청장은 “취임 이후 진행한 많은 사업이 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마포구가 ‘최초’로 진행한 정책이 많은 이유”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의 다양한 아이디어는 언론사를 운영하며 쌓은 직간접적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는 “언론사에서 다양한 사건을 보고 분석한 경험이 구청장으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오랜 기간 쌓인 경험과 인사이트는 정책의 중요도나 예산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어르신의 일상을 돌보는 따뜻한 한 끼, 효도밥상
▲지난 1월 효도밥상 대흥동 1호점에서 분홍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어르신의 식사 모습을 살피고 있다./사진제공=마포구청
박 구청장은 복지 정책을 기획할 때 ‘대상별 맞춤형 정책’에 중점을 둔다. 천편일률적인 복지정책이 아니라 수혜자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구청장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사회적 약자부터 일반 주민까지 구민의 삶에 촘촘하게 스며드는 실뿌리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와 청소년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실뿌리복지센터도 그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업이 ‘주민 참여 효도밥상’이다. 효도밥상은 마포구의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진행됐다. 홀몸어르신이 우선이다. 지난해 4월 급식기관 7개, 이용자 100여 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38개 급식기관 1200여 명의 어르신이 이용하는 마포구 대표 복지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구는 지난 5월 ‘효도밥상 반찬공장’을 건립, 효도밥상의 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한 번에 1000명 분의 반찬을 조리해 식사 공간만 확보되면 효도밥상 급식기관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효도밥상의 특이점은 어르신이 식사를 하기 위해 외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식사를 위해 집을 나서는 행위가 생활의 활력이자 규칙적인 운동이 된다. 박 구청장은 “효도밥상은 무료 식사 제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노인 케어 통합 서비스’”라며 “식사에 오지 않는 어르신에게 전화나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해 노인 고립과 고독사를 막고, 법률·세무·건강까지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효도밥상이 여느 급식 사업과 다르게 소득 기준을 두지 않는 것도 차별점이다. 박 구청장은 “돈이 없어서 밥을 굶는 게 아니라 외롭고 힘들어서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 어르신이 많기 때문에 소득 기준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효도밥상이 특별한 이유는 구민이 함께 만드는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 예산의 상당액이 구민과 기관 단체의 기부금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것. 그는 “효도밥상에 대한 어르신의 만족도도 높지만 멀리 사는 자녀들의 감사 인사까지 전해지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효도밥상 반찬공장을 추가로 건립해 사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는 이 밖에도 열악한 주거 환경에 있는 독거 어르신을 위한 공동 주거 공간인 ‘효도숙식 경로당’과 키오스크나 전자 민원 발급 시스템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효도창구’ 등 어르신 맞춤형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노인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돌봄이 시급하다”며 “‘효 시리즈’ 어르신 복지 사업이 세대 간 갈등을 줄이고 다가올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는 장애인, 아이, 노인 등 모든 주민이 함께하는 ‘실뿌리 복지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반려동물 양육 인구를 위한 반려동물 캠핑장도 개장했다.
◇후반기 중점 정책 대상은 청소년·청년·경력단절여성
▲지난해 마포구청 1층에 새 단장을 마치고 개소한 마포직업소개소의 모습/사진제공=마포구청
박 구청장의 후반기 구정 운영은 △청소년 △청년 △여성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복지 대상이 원하는 정책을 기획해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에게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등이다.
구는 청소년과 청년층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마포형 스터디카페를 개소했다. 청소년의 경우 회당 500원의 이용료로 새벽 2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31일 개관한 마포나루 스페이스를 시작으로 합정 스페이스, 염리 스페이스가 청소년에게 사랑받고 있다. 마포나루 스페이스의 경우, 하루 평균 15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마포구 사회조사에서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스터디카페 확대(33.7%)가 선정됨에 따라 이 공간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중 마포중앙도서관에 100석 규모의 ‘마포중앙도서관 스페이스’를 조성할 예정이며, 임기 내 총 15개 개소를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위한 지원사업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구는 마포구청 1층에 위치한 ‘마포직업소개소’에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전담 창구를 만들어 나이, 성별, 경력에 따라 직업 전문상담사가 맞춤 상담을 제공하도록 했다. 박 구청장은 “구와 연계된 구직 관련 기관과 업체에 구직자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청년창업취업지원센터(현 마포청년나루)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전문성을 강화하는 영상, 스마트팜, 드론, 챗GPT 등 4차산업에 기반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상권 활성화 위해 ‘길’에 주목
▲마포 레드로드 전경/사진제공=매포구청
마포구는 홍대거리와 합정역, 망리단길 등 청년과 외국인의 ‘핫플(명소)’이 모인 지역이다. 한강을 8.2km나 끼고 있고 관광지와 먹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제조업을 유지해 지역을 발전시키기엔 적당치 않다.
박 구청장이 민선 8기 임기 동안 강조한 특화거리 조성사업은 그렇게 탄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홍대나 합정 등의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길’이 가진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특색 있는 지역 상권과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박 구청장은 “길이 좋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며 “길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인 곳에 상권이 발달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길이 경의선숲길부터 홍대, 한강까지 이어지는 ‘레드로드’다.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들어 방문객이 홍대 상권 구석구석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길을 걸으며 △여행자 편의시설 △야외전시존 △버스킹존 △광장무대 △만남의광장 등의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게 했다. 한강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양방향 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줄이고 인도폭을 확장한 ‘힐링거리’도 조성했다.
박 구청장은 “특화거리마다 발길을 끄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홍대 하면 빠뜨릴 수 없는 음악, 댄스, 버스킹 등의 요소를 활용해 버스킹 공연장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레드로드에서는 △레드로드 페스티벌 △비보이 세계로 댄스 페스티벌 △사람을 보라 축제 △호국보훈축제 △연말 카운트다운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며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합정동 하늘길은 합정역 7번 출입구에서 마포새빛문화숲까지 이르는 상권이다. 가게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합정동 상권과 양화진 역사문화공원, 절두산 성지 등 역사문화자원을 잇는다.
박 구청장은 ‘길’을 통한 상권 활성화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20대가 주말에 외식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홍대·합정 상권이 1위를 차지했다. 박 구청장은 “홍대 레드로드가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2023 아시아도시경관상 본상을 수상했고, 레드로드가 위치한 서교동 방문자 수가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올 하반기 구의 특화거리와 골목상권을 이어주는 ‘마포순환열차버스’를 준비 중이다. 상암, 망원, 합정, 서교, 연남 등 구의 11개 상권을 종일 돌아볼 수 있다. 박 구청장은 “특화거리가 계속 사랑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의 숨은 장소마다 색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며 “마포순환열차버스가 관광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민선 8기 전반기에 중점을 둔 사업이 있다면
▶ 세심한 복지정책을 운영하는 데 힘을 실었다.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 ‘효 시리즈’를 들 수 있다. 효도밥상, 효도숙식 경로당, 효도학교 등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세대와 장애의 경계를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누구나 운동센터’나 장애인 이용 편의를 높인 ‘누구나 가게’ 인증 사업 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복지 사업도 진행했다. ‘체육관 한 개가 종합병원 3개를 대신한다’는 생각에 365일 동안 체육관을 개방하는 등 생활체육 향상에도 힘썼다.
- 낮아지는 출산율에 대비한 정책은 무엇인가
▶ 예비 부모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 후 산모의 건강관리, 영유아 검진까지 통합해 지원하는 원스톱 창구인 ‘햇빛센터’와 비혼모 지원을 위한 ‘처끝센터’를 운영했다. 임기 후반기에는 맞벌이 가정 또는 한부모가정을 위해 오전부터 밤까지 영유아 보육을 책임지는 ‘베이비시터 하우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3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임기 내 3개소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포순환열차버스’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 마포순환열차버스는 기관차 모양의 작은 버스로, 큰 도로만을 달리는 기존 도시투어버스와는 다르게 마포구의 숨은 골목 명소를 운행할 계획이다. 올해 일정 금액(5500원 이상)을 내면 어디서든 타고 내릴 수 있다. 복잡한 버스, 지하철 환승이나 주차 걱정 없이 마포구의 유명 골목 맛집과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 마포순환열차버스가 각각의 특화거리와 골목상권을 이어주며 관광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시의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대한 마포구의 입장은
▶ 신규 소각장 건립부지로 상암동이 거론된 이후 우리 구는 소각장 건립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규 소각장 건립 없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구는 소각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25개 서울시 전 자치구의 협력을 촉구했다. 또 서울시 내 4개 자원회수시설의 개보수를 통해 신규 소각장 건립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한 바 있다.
마포구는 앞으로도 소각 쓰레기 감량 리더로 나설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폐기물 감량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배출자가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는 ‘소각제로가게’를 공공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폐기물로 처리됐던 커피찌꺼기나 폐봉제 원단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을 계속해서 발굴할 예정이다.
- 마포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취임 3년 차를 맞은 지금까지 ‘구청장의 하루는 37만 구민의 하루를 모은 37만 일의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해왔다. 지난 2년이 변화하는 마포의 싹을 틔우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2년은 싹을 잘 성장시켜 크고 훌륭한 열매를 거두는 기간으로 삼겠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사회적 약자부터 일반 주민까지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1959년 전북 고창 출생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대한장애인사격연맹 중앙회장
세계 장애인 사격대회 조직위원장
한국인터넷신문기자협회 회장
민선 8기 마포구청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