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0억 원' 효자로 쑥쑥 자란 '일산 열무'

[우리 지역 명품 먹거리]고양시 첫 ‘지리적 표시’ 등록, 농업경제 이끌 브랜드 만든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4.07.03 10:1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보성 녹차, 영광 굴비, 횡성 한우고기….’ 지역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 식재료가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주는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리적 요인이 상품 특성과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지리적 표시제로 인정받으면 다른 곳에서 함부로 상표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법적 권리가 부여된다. 2002년 보성 녹차가 지리적 표시 1호로 등록됐고 순창 전통고추장과 단양 마늘 등 100여 개의 품목이 등록돼 있다. 일선의 지자체는 지리적 표시제를 지역의 특화된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지역 특산품은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경제를 살리기도 한다. 우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농산물이나 특산물이 어떤게 있는지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살펴본다.
▲고양시의 ‘일산 열무’/사진제공=고양특례시
여름을 대표하는 녹색 채소 열무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비타민C와 무기질이 풍부한 열무는 생육 기간이 짧아 사계절 재배된다. 그중에서도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서 8월 사이가 제철이다. 고양특례시에서 생산되는 ‘일산 열무’가 특산물로 인정받았다. ‘일산 열무’는 지난 6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 심의를 거쳐 지리적 표시 제115호로 등록됐다.

고양시는 2021년부터 일산농협을 주축으로 6개 지역농협을 포함해 ‘일산 열무협의회협동조합’을 설립,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 지역성과 유명성, 역사성, 지리적 특성 등 엄격한 기준에 따른 심의를 거쳐 지리적 표시 등록을 완료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리적 표시 등록으로 생산자를 보호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일산 열무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열무’ 하면 ‘일산 열무’…고영양·고품질로 인기

일산 열무는 한강변의 비옥한 충적토에서 자라 식감이 아삭하고, 무기질 함량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일산 지역의 지하수를 이용해 철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풍부하고, 다른 지역에서 자란 열무에 비해 생육 기간이 짧아 조직이 연하고 아삭하며 줄기가 더 푸르다.

일산 열무는 1960년대부터 인접한 수도권으로 당일 출하되며 유명해졌다. ‘열무’ 하면 ‘일산 열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일산 열무의 유명세로 그동안 다른 지역 농가에서 ‘일산 열무’로 표기해 출하·유통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일산 열무로 출하된 일반 열무에 농약이 검출되는 등 품질 관리가 미흡한 경우도 발생해 일산 열무로 혼동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저하되기도 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농민에게 돌아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일산 지역에서 연간 약 1만8000톤에서 2만 톤 내외의 열무가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총 생산자수는 2021년 기준 350명이다. 열무 생산량의 90%는 관내 농협을 거쳐 대형마트·도매시장·로컬마켓 판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산 열무의 연 소득은 약 150억원으로 지역 농업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는 2021년 일산 열무를 특화농산물로 지정하고, 육성하는 조례를 마련해 고품질 일산 열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이와 더불어 경영체 육성과 교육, 판로 확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재배 매뉴얼을 제작하고 보급했다. 친환경·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비용을 지원하고 연 1회 이상 안전성 분석 등 품질 관리도 신경 쓰고 있다. 지리적 표시품 포장재 관리 기준에 따른 일산 열무 브랜드의 정체성(BI)과 포장재 디자인 개발도 완료해 열무를 묶는 단끈과 포장재에 새롭게 적용할 계획이다.
▲일산 열무 지리적 표시제 등록 기념 출하식에서 축사 중인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사진제공=고양특례시
◇특화 거리 조성하고 전문음식점 운영…‘일산 열무’ 브랜드화 추진

시는 지난해 백석 흰돌마을타운을 일산 열무 음식문화 특화 거리로 지정했다. 고양시의 대표 먹거리 일산 열무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간 주도형 거리다. 지난 4월에는 백석12블럭 상인회가 일산 열무 요리 대축제를 열기도 했다.

일산 킨텍스에서도 일산 열무 전문음식점으로 지정된 식당을 방문할 수 있다. 열무보리비빔밥, 열무청보리국수 등 발효 음식의 대가가 일산 열무를 응용해 만든 음식을 연중 판매한다. 시는 앞으로도 품질 관리를 강화해 고품질 일산 열무를 생산하고 다양한 특화 메뉴를 개발해 일산 열무 브랜드의 경쟁력 향상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일산 열무가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되면서 우수한 품질과 지리적 특성을 인정받고 생산자와 소비자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고품질 열무를 생산하고, 특화 거리를 조성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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