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지 못하는 사회 가치에 기회를"…경기도, '기회소득' 확장 추진

[지자체 NOW]술인, 장애인, 체육인, 농어민, 기후행동, 아동돌봄 등 6개 기회소득 추진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2024.06.10 16:3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청

'기회수도'를 강조하는 경기도가 '기회소득' 사업을 확장 추진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22년 9월 22일 경기도의회 도정 질의·답변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 보전의 기회를 드리겠다"며 공식적으로 기회소득 개념을 제시했다. 

도는 지난해부터 예술인·장애인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인정하고 그에 가치를 부여하는 기회소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신설될 △체육인 △농어민 △기후행동 △아동돌봄 기회소득을 추가해 총 6개 시회소득을 도민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기회소득…인간중심 경제학 '휴머노믹스'의 정책화

기회소득은 휴머노믹스(Humanomics)와 연관돼있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16일 도의회 도정연설에서 "올해 경기도정의 핵심전략은 '휴머노믹스'"라고 밝히며 이에 기반한 정책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기회소득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촉진하는 경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휴머노믹스와 맞닿아 있다.

휴머노믹스는 국내총생산(GDP) 위주의 양적 성장전략 속 사회 불평등, 양극화 등의 문제를 삶의 질, 개인의 역량 제고, 행복 등을 통해 극복하자는 취지다. 기존 경제학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으며, '사람 중심 경제학'이라고 불린다.

◇효과 입증된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


도는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을 올해도 지속 추진한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에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수준 이하인 예술인에게 연 150만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한다. 예술인이 일정 기간 기회소득을 받으면서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가치를 도민들이 함께 나누는 것이 예술인 기회소득의 정책 취지다. 지난해에는 약 7000명에게 지급됐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게 월 5만원(하반기부터 월 10만원으로 인상 추진)을 지급한다. 장애인이 스마트워치를 착용해서 1주 최소 2회 이상, 1시간 이상 활동하고 움직이면서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이를 통해 활동 범위가 넓어져 의료비, 돌봄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면 그 역시 가치 창출로 본다. 지난해 7000명에서 올해 1만명으로 지원 대상이 늘었다.

기회소득 사업의 효율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최근 발표됐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자 6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시범사업 정책효과 분석 연구’ 보고에 따르면 기회소득은 경기도 예술인의 예술 활동 시간을 주당 약 1시간 26분 증가시켰으며, 행복감도 약 3.7%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도 관계자는 "예술인 기회소득 시범사업이 예술인에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술인 역량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복지재단이 장애인 기회소득 참여자 2000명의 운동기록(걸음수, 시간, 활동성 등)을 비교 분석한 ‘2023 장애인 기회소득 시범사업 성과 연구’에 따르면 사업 참여 전 주 2회 이상 신체활동에 참여한 인원이 270명에 불과했지만 참여 이후에는 1384명으로 증가했다.

사업 참여로 신체활동 정도가 증가 또는 유지된 인원이 1894명으로 전체 참여자 2000명 대비 94.7%로 나타났다. 참여자 10명 중 9명은 기회소득 사업 참여 이후 건강관리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신체·정신적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80%를 상회했다.

도는 장애인 기회소득 시범사업이 장애인을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체로 인정하고, 장애인 스스로의 건강증진에 대한 노력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 조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4개 기회소득 추가 진행 예정

도는 체육인, 농어민, 기후행동, 아동돌봄 등 4개 기회소득 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사업별로 조례 제정을 거쳐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지급 개시가 목표다.

체육인 기회소득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중위소득 120% 이하의 현역선수(전문체육), 선수출신 지도자(은퇴선수, 체육시설 지도자, 선수관리자), 심판 등 약 7800명에게 연 150만 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하는 내용이다. 도는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생활 지속 등 체육 활동에 대한 가치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민 기회소득은 청년농어민(50세 미만), 귀농어민(최근 5년 이내 귀농), 환경농어업인(친환경, 동물복지, 명품수산 등 인증) 약 1만7700명에게 월 15만원(연 18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농어촌 고령화에 따른 청년 및 귀농어민들의 농어업 활동,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는 환경농업인들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농민·농촌기본소득과의 중복 지원은 불가하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걷기, 자전거 타기, 배달 어플 사용 시 다회용기 사용 등 친환경 활동 15개를 인증한 도민 약 10만명에게 최대 연 6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도민 개인의 온실가스 감축 실천 활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자는 정책 취지다.

아동돌봄 기회소득은 마을주민들이 부모를 대신해 아동을 돌보는 아동돌봄공동체 등의 돌봄 참여자 약 500명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돌봄 참여자들은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소득 요건 심사 없이 기회소득을 받을 수 있어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적 가치 활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개별 사업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안내와 함께 신청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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