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시의회에 따르면 김지향 의원(국민의힘·영등포구 제4선거구)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유통업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지원과 유통 분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4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대형마트가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삭제했다. 이해당사자 협의를 거치면 평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이해당사자는 대형마트 관계자와 시장 상인을 뜻한다. 또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오전 0시부터 10시로 제한된 영업시간 제한도 구청장이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영업시간 규제의 경우 온라인 영업도 동일하게 적용돼 이제까지 대형 마트의 새벽 배송 서비스가 불가했다. 앞으로는 온라인 배송을 새벽 시간대로 앞당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례를 대표발의한 김지향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전국 22곳의 대형마트가 폐점하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주변의 상권도 함께 무너졌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과 대형 유통자본이 상생·공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로 전환했더니…10명 중 8명은 ‘만족’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일은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정부와 국회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을 골자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했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온라인 소비 증가로 유통생태계가 바뀌면서 반사이익이 전통시장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9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의 온·오프라인 소비지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6월 쿠팡과 마켓컬리 등 무점포 온라인 마트 지출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지출 규모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7월~2020년 1월) 대비 63.7%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지출은 2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일을 월 2회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다만 휴업일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정할 수 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을 휴무일로 채택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이전 ‘서울특별시 유통업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지원과 유통분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의무휴업일을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로 지정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김지향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서 주변 소상공인 매출이 늘었다는 조사도 있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 1월부터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다. 구에 따르면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뒤 주변 소상공인의 30%가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반면 10%는 ‘줄었다’고, 55.3%는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김 의원은 “대형마트는 그동안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 제고와 지역의 고용 창출에 기여했으나, 영업 부진으로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조례 개정으로 각 자치구들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데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