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의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지역의 경제와 발전을 논하는 장이다. 매년 11월 개최국(의장국) 도시에서 1주일간 정상회의가 열린다. 21개국 정상과 함께 각국의 고위 공무원, 기업인, 언론인 등이 참석한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세 개 도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유치 시 2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외교부는 지난 7일 경주시와 제주도, 인천시를 최종 후보 도시로 의결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 실사단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경주, 제주, 인천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마쳤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유치 계획 프레젠테이션(PT) 발표 이후 개최 도시가 확정될 예정이다.
◇천년 고도 경주·글로벌 도시 제주·풍부한 국제경험 인천 '각축전'
▲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이 2월 28일 태국 파타야 자인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페스티벌 어워즈'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제공=경주시 경주시는 한국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21개 나라 정상과 각료 등이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도심과 떨어진 보문관광단지를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지정해 경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대구공항과 포항경주 공항, 김해 공항이 인접해 기상악화나 일정 변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 진행되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APEC이 지향하는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 목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을 함께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세계 정상들과 수행원들이 사용할 숙박시설이 충분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주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 반경 3㎞ 이내 특급호텔 등 103곳에 4463실을 보유하고 있어 각국 정부대표단 수요 대비 157%의 객실을 갖췄다고 했다. 주회의장 주변 5성급 특급호텔에는 세계 정상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 10곳과 비서진·수행원들이 사용할 223실을 갖췄다고 밝혔다.
시는 숙박시설 외에 보문단지 내 다양한 편의시설과 특정 국가의 종교 활동을 위해 독립된 종교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신화월드, 랜딩컨벤션홀 등에서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각국 정상을 위한 호텔 최상급 객실 클럽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과 다양한 규모의 객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제주만 가지고 있는 해녀 문화 등을 강조하며 제주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밝혔다. 지난 현장실사 때 유네스코 인류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해녀들이 직접 참여한 문화공연을 서귀포시 법환포구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호텔 및 컨벤션, 송도국제회의복합지구 같은 탄탄한 기반 시설이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송도컨벤시아 주변은 정부가 지정한 국내 첫 국제회의복합지구다. 시는 APEC 정상회의가 인천에서 열리면 국내 첫 국제회의복합지구에서 개최된다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시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또 글로벌 대학과 기업, 국제기구, 재외동포청을 보유한 글로벌 도시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후보도시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