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거짓의 폭력, 발 못 붙인다

[주목! 서울시의회 조례]피해자 법률상담과 함께 홈 CCTV 설치 등 통해 범죄 예방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4.05.02 10:2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시민단체 ‘탈연애선언 프로젝트팀’이 2019년 3월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정상 연애 장례식’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시의회가 ‘데이트 폭력 범죄’ 피해자를 보호할 법적 제도를 마련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신변 노출 방지와 보호·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최민규 의원(국민의힘·동작2)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은 ‘서울시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최근 발의했다.

조례에는 서울시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신변 노출 방지와 보호·지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시는 상담·의료·심리 프로그램과 법률 상담 등을 진행해 피해자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에 대한 긴급 응급조치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례를 대표발의한 최민규 의원은 “데이트 폭력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피해자를 위한 법적인 근거와 지원 방안은 미비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조례는 5월 19일부터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323회 임시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개정안이 가결될 경우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10명 중 2명은 데이트 폭력 직간접 경험…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기도

조례에는 데이트 폭력을 ‘교제 중이거나 교제한 적이 있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이라고 명시했다. 연인 사이에서 나타나는 데이트 폭력은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의 특징상 지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재범률 또한 높은 편이다. 최근 데이트 폭력 신고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범죄 신고는 2020년 1만9940건에서 2021년 5만7297건으로 3배가량 늘었다.

성인 10명 중 2명은 데이트 폭력을 직접 경험했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당하는 모습을 보거나 들었다는 조사도 있다. 한국리서치가 2022년 10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을 직접 경험했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당하는 모습을 보거나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였다.

데이트 폭력 사건 입건자를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가장 많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데이트 폭력 혐의 입건자’들 가운데 7003명이 폭행·상해로 검거됐다. 체포·감금·협박 혐의 입건자는 1067명, 성폭력 혐의 입건자는 84명이었다. 데이트 폭력이 피해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었다. 살인 미수 혐의 입건자는 25명, 살인 혐의는 10명에 달했다.

보복 우려 등으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처벌 의사를 내비치지 못하는 데이트 폭력은 강력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지만 ‘스토킹 범죄’와 달리 접근 금지 조치 등을 진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을 범죄로 규정해 발의된 법안은 2개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데이트 폭력 등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데이트 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두 법안 모두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서울시의회 최민규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의회에서는 시 차원에서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데이트 폭력은 아직 상위법령이 제정돼 있지 않아 스토킹이나 가정 폭력처럼 가해자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없어 강제로 분리하지 못한다”며 “시에서는 앞으로 피해자 지원과 법률 상담, 홈 보안 CCTV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해 범죄를 예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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