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 서울대학교학생회관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있다./사진=뉴스1
대학생을 대상으로 1000원에 따뜻한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인 ‘천원의 아침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끼니를 거르는 20대 학생들과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하는 사업이다.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 학교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 금액을 나눠 내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대학이 사업을 신청하면 농식품부에서 선정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초 농식품부는 ‘쌀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정책을 내세웠지만 최근 고물가가 겹치면서 청년을 위한 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결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은 19~29세의 경우 절반이 넘는 59.2%를 기록했다. 이 밖에 △30~49세는 △41.9% △12~18세는 37.7% △50~64세는 20.4% △6~11세는 14.2% △3~5세는 7.9%, △65세 이상은 6.4%, △1~2세는 2% 순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속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학생들은 ‘천원의 아침밥’을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2023년 기준으로 상반기(3~6월) 26개교에서 18만6000여 명의 아침밥을 지원했고, 하반기(7~12월)에는 27개교에서 24만여 명을 지원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제공되는 천원의 아침밥. 식단은 매일 달라진다./사진제공=서울시청
B씨(4학년)는 “우리 학교는 일반식과 김밥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시험기간처럼 시간이 부족할 때 김밥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요즘 김밥집에서도 기본 김밥 가격이 3000원 정도인데, 천원에 먹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는 학생이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관련 예산을 두 배가량 늘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18일 올해 천원의 아침밥을 더 많은 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233만 명분에서 450만 명분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관련 예산도 지난해 25억100만원에서 올해 48억4600만원으로 늘렸다.
서울시도 마찬가지로 올해 대학생 아침밥 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늘렸다. 시는 천원의 아침밥 지원 예산을 4억8329만원에서 올해 7억1393만원으로 편성했다.
▲박성연 서울시의회 의원/사진제공=서울시의회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박성연 의원은 “정부 정책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긴 하지만 지자체·대학과 함께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니 재정상의 이유 등으로 갑자기 중단될 수 있다”며 “사업이 중단됐을 때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원하려면 법적 근거인 조례가 있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서울시의 경우 자치구마다 대학에 지원하는 규모가 달라 상황이 제각각이다”라며 “조례를 발의해 시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례에는 서울시장이 아침밥 사업을 지원하고, 아침밥 먹는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책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시에서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지원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아침밥 지원 사업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학교가 학생을 대상으로 아침밥을 제공하는 경우 예산 범위에서 식대나 인건비, 홍보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반영했다.
박 의원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의 건강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다가 이번 조례를 발의했다”며 “이번에 조례가 통과돼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했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