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사진=울산시의회 제공
김기환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이 직면한 최대 현안을 경제문제로 꼽았다. 그는 “기업이 울산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울산 경제에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한 조례를 만들고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울산시의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1970~80년대 한국 경제의 주축이었던 울산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자동차·조선·화학 등 3대 주력사업으로 번성했던 울산이 산업구조의 변화에 휩쓸려 ‘산업수도’ 타이틀을 내려놓을 상황이다. 울산의 인구는 지난 2015년 120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5월 기준 110만6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산업수도 울산, 기업 재투자 위한 의회 움직임 활발 김 의장은 울산의 경제불황 극복, 인구 유출 해소의 열쇠를 ‘기업의 재투자’에 둔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떠나간 기업과 일자리, 청년이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민선 8기 출범 1년 동안 기업과 사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울산’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례 제·개정, 특위 활동 등 인프라 구축 및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의회는 규제 철폐를 위한 ‘기업·민생경제 규제개혁 특별위원회(이하 규제개혁특위)’를 구성했다. 규제개혁특위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각 분야의 규제를 발굴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해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울산시의회는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과 사업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개선책을 집행부에 건의하는 역할도 한다. 산업현장을 찾아 노사간담회를 진행하고,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 등을 상대로 울산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35년 만에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도 ‘산업도시 울산’이라는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4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강 둔치에서 울산공업축제가 진행됐다. 개막식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퍼레이드에는 군악대, 소달구지, 현대자동차 ‘포니’, 전기·수소차, 최첨단 선박 모형 등이 등장했다. 울산 산업 현장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콘텐츠였다는 평이다.
김 의장은 “울산이 우리나라의 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한 만큼 이를 기념하는 울산공업축제의 부활이 필요했다”며 “울산이 산업수도로 발전하기까지 기업인들의 역할이 컸기에 이를 예우하고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문화축제가 돼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신산업 유치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6월 21일 최종 가결된 ‘울산시 이차전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은 이차전지를 울산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기 위한 조례다. 울산 이차전지 산업의 체계적 육성과 경쟁력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장은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 등으로 대표되는 신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청년들이 울산에 정착하고 투자하게 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1일 진행된 ‘2023 울산공업축제’ 공업탑 출정식 모습/사진=울산시의회 제공
연구하는 울산시의회…의원연구단체 활동으로 정책의회로 거듭
▲지난 5월 25일 열린 ‘산업 환경 공존 안전도시 울산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사진=울산시의회 제공
취임 1년을 맞은 민선 8기 울산시의회의 슬로건은 ‘시민중심 민생의회, 신뢰받는 소통의회’이다. 김 의장은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의정활동으로 시민의 삶을 보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의원연구단체 운영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의회의 의원연구단체는 총 9개로, 의원들이 평균 2~3개의 연구단체에 가입해 활동한다. 지역경제부터 교육, 환경, 관광 등 분야별로 다양하다. 의원연구단체는 정책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전국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의정활동에 접목한다. ‘미래관광자원연구회’를 비롯한 3곳의 의원연구단체는 연구용역을 의뢰해 보고회를 가졌으며, ‘지역경제연구회’ 등 2곳은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김 의장은 “정책의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의원연구단체 활성화는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의원연구단체가 분야별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울산의 발전,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울산이 직면한 청년 인구 유출 문제, 경제 침체 등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조례 제정, 간담회 및 특위 활동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 울산시의회 의장으로서의 1년을 돌아본다면
▶의장을 맡으면서 세월의 시계가 훨씬 더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 1년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멈췄던 울산의 성장과 발전의 엔진을 재가동한 시간이었다. 우리 의회는 성장과 발전의 엔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나사를 조이고, 톱니바퀴가 유연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기름칠을 했다.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의정활동으로 ‘더 나은 시민의 삶’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뒀다.
- 울산시의회가 마주한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경제문제다. 과거 ‘산업수도’로 이름을 날린 울산이지만 현재는 침체기에 있다. 민선 8기가 출범한 이후 우리 의회는 집행부와 함께 울산 경제 되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줄이고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조례를 제·개정했다.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과 사업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개선책을 마련해 집행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 울산 경제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자동차·조선·화학 등 3대 주력사업으로 흥했던 울산 경제가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기업이 떠나며 청년 인구 유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함께 성장한 도시다. 때문에 기업이 울산을 떠나지 않고 재투자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울산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울산시의회 의원들/사진=울산시의회 제공
-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기업활동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산업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일 것이다. 또한 울산이 ‘산업수도’로 발전하기까지 기업인들의 역할이 컸기에 그들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자긍심과 위상을 세워주는 활동이 필요하다. 지난 6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한 울산공업축제도 그 일환이다. ‘산업도시 울산’이라는 상징성을 드러내기 위해 35년 만에 울산공업축제를 부활시켰다. 이처럼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울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산업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전기차 등 신산업 유치를 위한 지원도 의회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
- 울산시의회는 연구하는 의회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 의회에는 9개의 의원연구단체가 있다. 의원들이 평균 2~3개의 연구단체에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의회에 입성하기 전에 활동했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거나 평소 관심 있는 사안을 다루는 연구단체 등 폭넓다. 지역경제에서부터 교육, 환경, 관광 등 분야별로 다양하다. 울산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 의원들이 중심이 된 ‘젊은 도시 울산연구모임’, ‘미래관광자원연구회’, ‘지역경제연구회’ 등이 대표적이다. 의원연구단체가 분야별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의회가 더 많은 시민을 만나고, 더 많은 현장을 찾아 울산과 시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 비회기 중 의원 일일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고
▶현재 지방의회 의원들은 유급제이고 겸직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상태다. 회기와 비회기의 구분이 사실상 의미 없다. 의원들은 출장 등의 일정이 없으면 상시적으로 출근한다. 다만 회기와 비회기 사이에 텀이 있는 하절기와 동절기에는 의원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일일근무제를 실시한다. 시민 누구라도 의회에 방문하면 지역구나 소속 상임위원회에 관계없이 의원들을 만나 지역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 의정활동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2대와 7대 울산시 중구의회 의원, 3대와 4대 울산시의회 의원을 거쳐 8대 울산시의회 의장이 되기까지 주민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실망을 주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언제나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더 나아가 울산과 시민의 발전에 기여하는 의회를 만들고자 했다. 울산 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그 맥락이다.
PROFILE
김기환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1960년 출생
●울산대학교 정책대학원 졸업
●제2대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의원
●제3대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제4대 울산광역시의회 전반기 운영위원장
●제7대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전반기 부의장
●제8대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