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프로젝트로 서울 넘버원 만들것” 정원오 구청장이 그리는 성동구의 미래

[열린 정책 소통합시다] 왕십리 50층 복합개발과 함께 행정·문화관광·교육타운도 조성

머니투데이 더리더 이하정 기자 기자 2022.07.01 10:0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하루는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도착한 문자를 확인하며 시작된다. 정 구청장은 지난 7기 지방선거 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내 주변에 일어난, 구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언제든 구청장에게 직접 연락하라는 취지였다. 이후 4년, 정 구청장의 휴대폰에는 하루에 많게는 100여 통, 평균 20여 건의 민원 문자가 들어온다. 코로나 시기에는 수백 건의 문자가 하루에 쏟아지기도 했다. 문자는 사안별로 분류돼 각 부서에서 검토에 들어간다. 필요한 경우 몇 개 부서가 함께 회의한다. 이렇게 해서 처리된 사안은 즉각 발송인에게 회신된다. 민선 8기, 정원오 구청장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됐다. 이번에도 정 구청장의 휴대폰 번호는 그대로다.

◇ 시장-구청장 ‘교차 투표’ 화제
6.1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의 대거 교체가 이뤄졌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치러진 선거였다. 서울시 25개 구의 구청장은 7기 국민의힘과 민주당 1:24에서 8기 17:8로 재편됐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성동구였다. 구민의 60.9%가 서울시장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지만, 구청장만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 57.6%가 투표한 것. 구민의 20% 정도가 시장과 구청장을 교차 선택했다는 말이다.
정 구청장은 “30년간 축적된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감과 함께 특히 코로나 사태 2년 반을 거치면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존재감, 구청이 하는 일이 내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와 닿은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교차 투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생활 속 아주 밀접한 문제는 기초지방정부인 구청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넓어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8년간 성동구의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정 구청장은 “선거 기간 구민 일부는 민주당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주기도 했다”면서도 “8년간 제가 성동구를 이끌어왔던 데 대한 성과와 능력을 지난 선거 때보다 훨씬 비중을 두고 평가해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선거 기간의 소회를 전했다.

▲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생활밀착형 서비스 등 성과
8년의 성과를 물었다. 정 구청장은 수십 년 동안 추진이 더뎠던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와 금호역 앞 장터길 도로 확장을 꼽았다. 민선 7기의 상당 기간이 코로나 사태였던 만큼,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동선을 정확히 공개하고 마스크 대란 속에 전 구민에게 마스크를 지급한 것, 전국 최초로 QR코드를 도입한 점 등을 뒤이어 언급했다. 성동구는 서울시 1호 백신접종센터를 운영해 백신 접종의 편의를 높이기도 했다.

▲ 미 CNN 홈페이지에 실린 '성동형스마트쉼터' 기사.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들도 눈에 띈다. 버스정류장에 대기하는 이용객들의 추위를 막기 위해 친 텐트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현재 ‘성동형 스마트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CNN과 뉴스위크,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 횡단보도’도 화제다. 건널목을 건너면서 휴대폰만 바라보는 ‘스몸비(smombie)’(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족을 막기 위해 도입한 바닥신호등, 멀리서도 잘 보이는 횡단보도 집중 조명, 운전자가 정지선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돕는 활주로형 조명이 결합된 형태다. 칼갈이, 우산 수리, 자전거 수리 등 작지만 유용한 서비스들이 성동구 곳곳에 상시 대기 중이다.

▲ 칼갈이 체험하는 정 구청장./사진=성동구청 제공.

◇ ‘엔데믹’으로 재개된 문화 행사…“문화도시 성동에 한발 더”
지난달 중순 옥수역 한강 변에서는 ‘두모포 축제’가 열렸다. 현 동호대교 북단에 위치한 조선시대 포구인 두모포에서 거행된 6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두모포 출정을 재현하는 축제로, 2019년 1회 축제를 연 이후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다 3년 만에 다시 마련됐다. 정 구청장은 “정말 많은 구민이 축제를 찾아주셨는데, 그동안 쌓여왔던 문화 예술에 대한 참여 욕구가 높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만큼 코로나 사태로 열리지 못한 각종 축제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개나리 명소인 응봉산에서 열리는 ‘응봉산 개나리 축제’, 왕십리 광장의 ‘세계 민속 춤 축제’, 성수동의 ‘도시재생 축제’ 등이 올 하반기부터 재개된다. 서울숲에서도 다양한 음악 축제가 열릴 계획인데, 올해는 재즈 페스티벌이, 내년엔 힙합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정 구청장이 귀띔했다.
현재도 성동구민뿐 아니라 많은 서울시민이 찾는 서울숲. 성동구는 이 일대를 세계적인 문화관광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가 마무리되면 서울숲방문자센터와 승마훈련원 등 서울숲 안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핫플’로 떠올랐다. 젊은 예술가들이 근거지로 삼고 있고, 아기자기한 공방과 특색 있는 식당과 카페가 줄줄이 들어섰다. 정 구청장은 “이 일대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매력이 발산될 수 있도록 이곳을 문화관광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구민들이 40여 년 가까이 공장 철거를 기다려주고 많은 분들이 서울숲을 사랑해주는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응봉산-삼표레미콘 부지-서울숲을 잇는 곤돌라를 설치할 계획인데, 이곳을 명소로 만들면서 차량 유입은 줄여 보다 친환경적인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한 시도다.

▲ 왕십리 오거리 교차로의 스마트 횡단보도./사진=성동구청 제공.

◇ ‘클래스가 다른 성동’으로 ‘넘버 원’ 꿈꿔
정 구청장이 열어갈 8기 성동구정은 ‘클래스가 다른 성동’으로 요약된다. 청사진은 ‘4대 도약 + 4대 중심 프로젝트’. 경제, 행정, 문화, 교육 분야별 도시 발전 계획안과 권역별 계획안이 들어 있다.
우선, 현재 구청과 경찰서 등이 자리한 왕십리 일대에서 행정기관을 이전시킨 뒤 복합개발해 글로벌 비즈니스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구청과 경찰서 등은 행당동 소월아트홀 부지로 이전하고 향후 동북선이 개통되고 GTX-C 노선의 왕십리역 정차가 이뤄지면 광역교통 기능이 확장되는 만큼 이 일대 약 6만5000평에 국내외 유망기업들을 유치한다는 내용이다.
소월아트홀 부지 일대에 구청과 경찰서 등을 이전하고 각종 생활 인프라 여건을 갖춰 행정타운을 조성한다. 교육지원청과 청소년수련관은 성동소방서 옆 부지로 이전 계획이 잡혀 있다.
서울숲 내 문화관광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인 문화 분야와 함께 교육 분야로는 사근동 일대 덕수고 이전 부지에 덕수고를 리모델링해 미래과학관과 대안학교 지원센터, 평생교육 커뮤니티 등의 교육 시설을 건립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곳에는 4차 산업혁명체험센터와 한양대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이와 연계되도록 할 계획이다.
권역별로는 금호와 옥수동 일대에 어린이집.유치원 영어교육시설을 비롯해 학원과 유통상가시설, 여성·아동 전문병원 등이 들어서도록 해 교육과 의료, 상업 기능이 탄탄한 명품 주거중심 지역으로 조성할 계획. 마장동 일대는 한전부지와 마장역세권을 연계 개발하고 청량리 방향 청계천 보행교를 신설해 왕십리와 청량리로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송정·용답 지역은 물재생센터를 현대화하는 한편, 동부간선도로는 지하화하고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전농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중랑천에는 보행교가 신설된다. 성수동 일대는 지난해 10월 ‘성수 IT산업유통개발 진흥지구’로 지정된 바 있는데,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해 첨단산업을 집중 유치한다. 정 구청장은 지난 임기 동안 역대 서울시장을 상대로 ‘35층 룰’의 폐지를 지속 건의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내놓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이런 의견이 반영되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 ‘소통은 나의 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건 구민들의 목소리를 좀 더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정 구청장은 직원들과의 소통도 빼놓지 않는다. 정 구청장에게 지난 임기 동안의 아쉬움을 물었더니 “코로나로, 간부 직원들과 함께했던 주말 투어가 중단됐던 점”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퇴직 간부들과 만나면 지금도 주말에 다닌 섬 투어를 이야기하곤 한다”며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직원들과의 소통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입 직원과도 행사 차원의 자리가 아닌 스킨십이 아직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 성동구 인연 24년…“성공한 구청장 퇴임이 꿈”
정 구청장과 성동구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임종석 전 의원이 성동에서 16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손을 내민 것. 정 구청장은 16·17대 국회에서 임 의원을 보좌했고, 2010년 성동구청장 출마를 위해 당내 경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4년 뒤인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성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8년 재선 당시에는 서울시 25개 단체장 가운데 가장 높은 7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기도 했다.
유일하게 3선 고지에 오른 구청장인 만큼 정치적인 무게감도 더해졌다. 당내에서도 최고위원이나 차기 서울시장 도전 등 다양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정 구청장은 “성공한 구청장으로 퇴임하는 것이 꿈”이라며 선을 그었다. “주민들이 저를 재신임한 이유는 계속 열심히 일하라는 취지니까 거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4년 후면 주민들의 만족도가 최고 수준인 구가 될 거라고 보고, 정치를 거기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그게 목표입니다.”

▲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다음은 정원오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 3번째 임기가 시작됐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화제의 인물이기도 한데
▶ 구민들이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덕분이고, 마음 깊이 감사한다. 지난 8년간 구민과 함께 이뤄낸 성동구의 많은 변화와 성장에 대한 구민들의 믿음에 힘입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선거에서 교차투표가 이뤄졌는데, 이는 30년간 축적된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 특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지방정부의 역할과 존재감, 구청이 하는 일이 내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와 닿은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거대담론’과 ‘생활담론’이 공존하는 시대가 되면서 주민들이 진영을 기준으로 판단할 뿐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 속 요구를 어떻게 대하는지,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두게 됐다고 본다.

- 지난 8년의 구정에서 가장 먼저 꼽고 싶은 성과는
▶ 지난 수십 년 동안 추진이 더뎠던 지역 현안들을 해결한 점을 꼽고 싶다.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금호역 앞 장터길 도로 확장’ 등 난항을 겪었던 지역 숙원사업이 해결됐고,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또, 코로나19 대응 정책들이 구민들께 실생활에서 만족을 드렸다고 본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정확히 공개하고, 마스크 대란 당시 전국 최초로 각 동에서 모든 구민에게 마스크를 지급했다. 수기 명부 대신 QR코드와 NFC를 기반으로 한 전자명부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 3월 28일 열린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철거 착공식'./사진=성동구청 제공.

- 성동구의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을 소개한다면
▶ ‘성동형 스마트 쉼터’는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하철 등에 비해 버스 이용객은 폭염, 한파, 미세먼지 등에 고스란히 노출됐는데, ‘온기누리소’라는 이름으로 버스정류소 텐트를 설치해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스마트기술을 도입해 진화시킨 것이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길을 건너며 휴대폰을 바라보다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바닥신호등, 멀리서도 잘 보이는 횡단보도 집중 조명 등을 설치한 횡단보도다. 작지만 호평받았던 서비스로는 동네를 돌며 해드린 ‘칼갈이 서비스’가 있고, ‘우산 수리 서비스’, ‘자전거 수리 서비스’도 인기가 높았다.

- 이번 8기 임기 동안 꾸려갈 구정의 콘셉트는
▶ ‘클래스가 다른 성동’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성동구는 낙후된 구도심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성수동을 중심으로 젊고 트렌디하고 일하기 좋은 지역, 이사 오고 싶은 주거 환경을 갖는 곳으로의 발전을 이뤄냈다. 앞으로 서울에서 최고 인정받는 도시이자 넘버원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구정을 이끌 계획이다. ‘넘버 원 성동’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안으로는 4대 도약과 4대 중심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먼저, 현재의 구청과 경찰서 등을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왕십리 글로벌 비즈니스 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 일대는 최고 50층까지 복합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소월아트홀 부지에 구청과 경찰서 등을 이전하고 생활 기반 시설을 집약시켜 접근성 높은 행정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삼표레미콘 부지와 서울숲 유휴부지에는 문화관광타운을 조성하고, 사근동 일대 덕수고등학교 이전 예정 부지를 활용해서는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교육지원청, 소월아트홀 등을 이전시켜 교육타운으로 조성할 생각이다.

- 서울숲은 성동구뿐 아니라 서울시 전체로 봐도 큰 휴양자원이다. 문화관광타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와 더불어 서울숲 방문자센터, 승마훈련원 등 서울숲 내 유휴부지에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세계적인 문화관광타운으로 조성하고자 한다. 성수동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곳은 ‘붉은 벽돌 지원 조례’를 제정해 과거 준공업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는 도시 디자인을 갖춘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곳이다. 성수동에서는 또, 대림창고나 블루보틀 등과 같이 기존에 있는 건물을 ‘적응적 재사용’해서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더라도 도시 전체 경관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붉은 벽돌로 짓는 일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성수동에는 2014년부터 젊은 예술가나 소셜벤처와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도 많이 모이고 있는데, 공방이나 식당, 카페도 많이 자리 잡은 상태다. 서울시에선 그래서 삼표레미콘 부지를 개발할 때 청년창업공간을 포함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단순히 시설만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객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서, 서울숲 일대 주차장을 확충하고, 인근 도로와 신호체계 개선을 병행해 ‘걷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 또 응봉산과 서울숲을 연결하는 곤돌라를 설치해 성동구민들과 인근을 찾는 분들이 성동의 멋진 명소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5월 4일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현장점검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성동구청 제공

- 서울시와의 관계는 어떤가
▶ 구정이 곧 시정이고 시정이 곧 구정이기 때문에 시장님과 당적이 다르다고 해서 관계나 입장이 달라질 건 없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굵직한 계획이나 지역 현안들을 협치를 통해 풀어갈 일이 훨씬 많다. 이미 재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시장과 각종 현안에 대해 협력해왔고, 특히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과 철거는 대표적인 협치의 성과였다. ‘2040 서울 플랜’에 담긴 도시계획이나 각종 도시정비 정책을 지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고 추진해야 할 부분이 많다.

-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구민들과 소통한다. 직접 답변하나
▶ 민선 7기 지방선거 기간에 처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이후로 4년간 구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도착하는 모든 문자는 제가 직접 읽고, 답변도 늦어도 2~3일 안에, 직원들과 검토를 거쳐 회신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여 건의 문자를 받고 있고, 코로나 시기에는 수백 건의 문자를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문자를 보고 직접 답변을 했는데, 지금은 프린트해서 보고, 사안별로 몇 개 부서와 함께 회의를 한 후 답변하고 있다. 번호를 공개한 초기에, 길바닥에 5cm의 구멍이 나 있는 사진과 함께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는데, 싱크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즉각 직원들을 해당 장소로 보냈다. 확인해보니 차가 그곳을 지나갔다면 바퀴가 빠져서 사고가 날 수 있을 정도의 싱크홀이었고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 때도 병상을 못 구해 위급하다는 문자들이 오기도 했고, 신속한 대처로 위험한 상황을 많이 막았다. 지역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그래서 더 많은 문자가 오기도 한다. 주민들의 의사가 실시간으로 저에게 전달되는 구조여서 소통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소신은
▶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착돼 있어 주민들의 요구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존재다. 성동구는 임대료 상승으로 젊은 혁신 기업가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2015년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이에 대해 전국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코로나 시기 현장의 필수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8개월 만에 국회에서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경력보유여성 등의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현재 전국에 확산 중이다. 지방정부의 조례가 법으로 제정됐다는 것은 풀뿌리의 생각이 중앙정부로 전달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다는 것이라고 본다.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작은 변화가 생기고 그것이 전국으로 확산되면 법을 하나 만들어낸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지방정부의 힘을 발휘해 좋은 정책을 개발하도록 고민하겠다.

- 성동구와의 인연
▶ 임종석 전 의원과 학생운동을 같이 했다. 임 전 의원이 1999년 16대 총선 출마 계획을 밝히며 도와달라고 해서 함께하게 됐고, 그 뒤로 성동구와 24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 향후 정치적인 행보도 관심이다
▶ 당 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치단체의 목소리를 중앙에 대변하기 위한 통로로 최고위원에 계속 도전해왔다. 이번 선거 이후 저에게 그런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고사하고 있다. 주민들이 저를 재신임한 이유는 계속 열심히 일하라는 취지인 만큼 구정에 집중할 것이다. 현재 제 목표는 성공한 구청장으로 퇴임하는 것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1968 전남 여수 출생
여수고등학교 졸업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도시개발경영 박사과정 수료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열린우리당 국회보좌진협의회장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지방정부협의회장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위원(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특임교수(현)
참좋은 지방정부협의회장(현)
민선 6·7·8기 성동구청장(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hj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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