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지방의회]'인사권 독립' 민선 7기, 풀뿌리 강화

"사무처 기능 재정립과 함께 주민 지원 각종 조례 제정도 결실"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2.06.13 10:39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서울시의원들이 2020년 11월 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앞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국의 지방의회가 민선 7기 의정활동을 마무리했다. 지방의회는 시, 도 집행부의 각종 정책을 감시하고 예산 심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주민 삶과 밀접한 조례안을 만든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주목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매달 한 곳의 지방의회를 선정해 지방의회를 집중 분석한 이유다. 2021년 3월부터 우리 동네 의원이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조례안을 만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방의회 All about’ 코너를 진행, 열네 곳의 지방의회를 분석했다.

1988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32년 만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지난 1월 13일부터 본격 시행돼 지방의회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지방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돼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도입할 수 있고, 자치입법권 강화 등이 골자다.

각 의회는 독립적인 인사권을 운영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인사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사무처의 기능을 재정립했다. 정책지원관은 올해 지방의회 의원 정수의 4분의 1, 내년에는 의원 정수의 절반까지 도입할 수 있다. 직무는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결산 등 공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한정됐다. 선거 및 지역구 관리 등 의원 개인의 정무적 활동 지원은 금지된다. 정책지원관은 사무기구 유형, 위원회 유무,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위원회 또는 사무처·국·과에 배치된다.

의회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됐지만 민선 7기 지방의회 의원이 그에 걸맞은 의정활동을 했는지는 미지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18년 지방선거와 이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의원 855명을 대상으로 2018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들이 발의한 조례안을 분석한 결과 광역의원의 연평균 조례안 발의 건수는 2.99건이었다. 또 기초의회의 연평균 조례안 발의 건수는 2.05건이었다. 특히 임기 중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은 184명(6.2%)이었다.

◇전국 최초 발의 조례안, ‘벤치마킹’으로 이어지기도

그럼에도 눈에 띄는 의정활동은 진행됐다. 전국 최초로 발의돼 다른 의회에서 벤치마킹하며 화제를 모은 조례안도 있다. 부산시의회의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은 20대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된 ‘살찐 고양이법’이다. 국회에서 좌초된 법을 지방의회에서 조례로 발의해 의미를 더했다. 조례안에는 부산시 산하 공사·공단·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과 임원의 연봉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7배(기관장)와 6배(임원)를 넘지 못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2019년 공포, 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들이 지나친 연봉을 받는 것을 제한했다.

또 2020년 고양시의회에서는 경비업 종사자들의 최소한 인권과 복지를 보장하는 ‘경비원 인권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2020년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태와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한 조례안이다. 조례안에는 인권 보호와 증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휴게실-편의시설(화장실, 샤워시설) 등 근무환경을 개선, 교육-홍보 등을 통해 입주자 인권의식 향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서울시의회에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안과 인천시의회에서 공동주택 관리종사자 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전국 의회에서 경비원 인권에 대한 조례안 발의가 잇따랐다.

◇50년 해묵은 진통…‘역사 바로 세우기’도 진행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의정활동도 돋보였다. 강원도의회는 ‘납북귀환어부 간첩사건’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국가폭력피해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조례안을 발의하며 마련했다.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은 1980년대까지 도내 동·서해안 해역에서 조업 중인 어민들이 해상경계선을 넘어 남하한 북한의 경비정에 납북돼 고초를 겪고 돌아왔으나 우리 정부의 공권력에 의해 고문·폭력에 시달리며 간첩으로 조작된 일이다. 의회는 지난 3월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피해자 등의 명예 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공포하고 가혹행위에 의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본 어부 등의 피해복구 및 진실규명 활동을 지원한다.

고양시의회는 1950년 10월 6.25전쟁 동안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인 ‘고양 금정굴 사건’에 대한 위령 사업 조례안을 발의했다. 지난 2018년 8월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공포, 민간인 희생자를 위한 위령·추모 사업을 본격 진행했다. 이 조례안은 2011년부터 시의회에서 6차례나 계류와 부결이 반복된 바 있지만 제8대 고양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인천시의회는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월미도 주민에게 연간 300만원 이내의 생활 안정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인천광역시 과거사 피해주민 귀향지원을 위한 생활 안정 지원 조례안’을 2019년 공포했다. 이 조례안에는 △과거사 피해주민 정의 △피해주민 지원 심의위원회 운영 △지원금 지급 대상·청구 등을 담고 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2021년 4월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 성공적 시행과 정착을 위한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례없는 코로나19 사태…지원 조례안 발의하며 대책 마련

민선 7기 지방의회는 전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각 의회에서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지역사회를 위한 조례안과 감염병 환자에 대한 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의회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소상공인을 총괄할 수 있는 ‘서울특별시 소상공인 기본 조례안’을 지난 3월 공포했다. 조례안에는 창업부터 폐업까지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지원 체계가 마련됐다. 조례안을 토대로 시는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과 지원 시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해마다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과 사업장 환경 개선, 상품개발 촉진을 지원해야 한다. 또 시장 상황 악화, 재난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소상공인에 대해 자금 지원, 조세감면 등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의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지원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충남도의회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력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일을 방지하고 일상회복을 돕기 위해 감염병환자 등의 인권보호 및 사회복귀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감염병환자의 인권보호와 사회복귀를 위한 도지사의 책무, 차별금지 의무, 지원사업 및 시·군과 협력구축 등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 △법률상담 지원 △사회적인식 개선 △실태조사 △의견수렴 등의 지원사업을 포함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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