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제주도의회]죄남수 도의회 의장, "자치 없는 제주특별법 전면 손질해야"

"특별자치도 걸맞은 분권과 균특회계 확대, 자치재정권 강화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2.04.04 10:0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특별자치도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 자치단체보다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특별자치도’는 전국에서 제주도가 유일하다. 2007년 출범된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중앙정부로부터 간섭을 덜 받는다. 특별자치도는 산하에 기초자치단체를 두지 않고 행정시를 둘 수 있고, 행정시의 시장은 민선이 아닌 관선으로 특별자치도지사가 임명한다.

도의 권한이 강화됐지만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오히려 특별자치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좌 의장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특별법에 외교, 국방, 사법을 제외한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부여하지는 않았다”며 “자치단체 부활이나 시장 직선제조차 뜻대로 하지 못하는 특별자치도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특별자치도로 분류되면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등 보조금이 줄었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균특회계 보조금은 2008년 4070억원에서 지난해 2403억원으로 41.0% 감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도의 예산 규모는 2조2022억원에서 지난해 5조5598억원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특별자치도 출범 때와 마찬가지로 15년째 전국 대비 2% 수준”이라며 “국고보조금은 2007년 7404억원에서 지난해 1조4839억원으로 늘었지만, 이 역시도 전국 평균 증가율 228%에 비해 제주는 100% 정도 증가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특별자치도로 분류돼 국가 예산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지방비로 충당해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 좌 의장은 “우리 도에는 국도가 없다”며 “국토교통부의 국도 업무가 도로 이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좌 의장은 “신항만 건설이나 중소기업 지원, 환경처리시설 구축 등도 특별자치도가 아니라면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좌 의장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이양받은 제주 지방 국토관리청, 제주 지방 해양수산청, 제주 지방 중소기업청, 제주 환경출장소 등의 특별행정기관도 국가가 다시 가져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행기관의 늘어난 사무와 인력 증가분을 지방비로 메워 도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법률개정을 통해 사무와 재정지원을 진행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특행기관을 국가가 다시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 의장은 특별자치도가 제대로 진행되려면 제주특별법이 전면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좌 의장은 “제주특별법 개정 방향은 기본적으로 특별자치도 기본구상에 부합하는 차등적인 자치분권은 진행돼야 한다”며 “국세를 이양하고 보통교부세와 균특회계 제주계정을 확대해야 한다. 또 면세특례를 확대해 자치재정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제2공항 건설, 새 정부가 해결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아 지역 내 찬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좌 의장은 “윤 당선인이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해 항공 수요를 분산하고 추가 수요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도민들의 의견은 아직도 찬반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해군기지 건설 사태인 ‘제2의 강정사태’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대화와 타협과 소통 속에서 접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사퇴하면서,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좌 의장은 “처음 원 지사 사퇴로 도정 공백을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도지사 권한대행과 협치의 길을 걸으며 안정을 찾았다”고 언급했다.

도와 의회는 상설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논의했다. 또 2022년도 예산편성과 국비 확보, 4·3 배·보상 문제해결 후속 조치 등을 이끌었다. 좌 의장은 “2021년 5조8000여억원이었던 예산 규모를 2022년 6조3000억원 이상으로 편성할 수 있었던 것도 권한대행과 도정이 열심히 일해준 덕분”이라며 “또 탄소 중립이라든가 제주형 뉴딜 등의 국비도 확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동운동가에서 도의회 의장까지…“퇴임 후 봉사할 것”

좌 의장은 1971년 공직사회에 입문했지만, 1978년부터 공직 생활을 접고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2년 동안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주본부 의장을 지냈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제8대 도의회에 입성, 4선 도의원을 지내고 있다. 좌 의장은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했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직접 도의원이 돼서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도의원 임기를 마치면 노동운동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도민 편에 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봉사할 것”이라며 “지역사회 원로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1949년 출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주도지역본부 의장
제주도 물가대책위원회 위원
제8, 9, 10, 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17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반기 부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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