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 “주민자치회 조항 삭제는 납득 어려워”

[지방의회는 지금]의회 조직 및 예산 편성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관철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송민수 기자 2021.05.10 12:5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 정승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정승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7월 의회 운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운영위원회는 의회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다루며 의회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조율한다.

그는 1995년부터 국회 비서관과 보좌관을 거쳐 안산시의회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에서 30년 넘게 일한 그는 “일상을 긍정적이고윤택하게 만드는 생활정치 실현을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고 말한다.
올해 운영위는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이전’과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등 대형 현안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 정 위원장을 만났다.



안산시의회에서 3선 의원으로 운영위원장과 부의장을 역임하고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시의회와 도의회 의정활동의 공통점은



그동안 나무를 봤다면 경기도의회에서는 숲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직위에 따라 역할이나 책임에 차이는 있지만 주민의 대표로서 주민을 위한 일을 하는 데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라고 본다. 어떤 자리에서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수평적, 협력적 관계로 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운영위원회의 역할과 활동상황을 설명해달라



의회 운영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수석대표단을 겸하고 있는 총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의회다운 의회’라는 가치실현을 위한 핵심 상임위원회다. 도의회의 살림살이는 물론, 의사일정 조율 등 의회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맡는다. 더불어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집행기관과 타 시도의회와의 소통창구 역할도 운영위의 주요 기능이다. 물론, 다른 상임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조례안, 예산안 심사와 집행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교 신청사 이전에 대비한 공간배치 및 후생복지 등 의회환경 개선, 경기공영방송 설립문제,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운영위원회에서는 의원·의회사무처의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지방의회의 입법, 예산 및 감사 활동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다.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의기관으로서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 그로 인한 예산낭비와 불합리적인 규제는 결국 도민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경기도의회는 지방분권화 시대를 이끌고 도민과 지역사회에 헌신하며 청렴하고 공정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참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코칭과 전문기관을 통한 효율적인 교육 프로그램 설계로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조례 제·개정 절차 및 과정, 예·결산 심사 등 직무에 필요한 핵심과정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설계했다.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정 위원장/사진=경기도의회 제공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 대해 실무에서 느끼는 보완점은 무엇인가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전부 개정되었다. 두 손 들고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분명히 아쉬운 점도 보인다. ‘의회의 조직 및 예산편성권 부재’, ‘주민자치회 조항 삭제’ 그리고 ‘1/2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은 향후에라도 꼭 관철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지방분권은 전국 181개 지방자치단체의 686개 읍, 면, 동에서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토록 한 연장선이라고 본다. 그런데 주민자치회 조항을 삭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완성은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근거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은 헌법상의 가치로 중앙과 지방은 상호보완적, 협력적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구에 안산읍성 복원사업과 월피체육문화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추진상황은



안산읍성 및 관아지 복원사업은 안산시의원 시절 ‘역사도시 안산’을 만들어 시의 정체성을 높이고 주민의 쉼터로 활용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총사업비 56억8000만원(특별교부세 6억원, 도비 25억4000만원, 시비 25억4000만원)을 투입, 올 11월을 준공 목표로 현재 읍성 성곽 복원, 조경, 산책로 및 배수로 정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월피체육문화센터 건립을 확정하는 데 8년이 걸렸다. 시의원 시절부터 시에 집요하게 건립 필요성을 피력해왔고, 시의원을 마무리하면서 최종 확정했다. 총 184억원의 예산규모로 21년 3월에 착공한 사업으로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수영장, 헬스장, 다목적 체육관을 건립해 주민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키고 강의실과 카페 등 주민 친화시설도 함께 설치, 지역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구인 안산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안산은 최초 도시계획 시 호주 켄버라시를 모델로 시작된 계획도시로 녹지 조성 및 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도시다. 수도권의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산업인프라 시설과 넓은 서해바다를 품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도시 이미지의 영향(공단배후도시, 외국인 밀집지역, 공단오염, 범죄 등)으로 인구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인구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해법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에 있다. 무엇보다도 영유아 보육정책을 비롯해 교육하기 좋은 도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K-뉴딜정책에 발맞추어 산업과 정주여건을 개선해 제2의 도약을 만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승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발의했던 조례안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연고가 없어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분들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고인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장례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존재다. 그러나 무연고자 등 삶의 마지막 순간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공동체 구성원이었던 사람의 죽음 앞에 최소한의 예를 갖추는 것이 지방정부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현재 경기도 시, 군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사한 조례가 제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 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중3 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간접 경험했고, 80년대 정치적 격동기에 학생운동으로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회에서 일하게 됐다. 1995년부터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을 하다가 2002년 지방선거에 도전했다. 우리 주위의 일상을 보다 긍정적이고 윤택하게 만드는 생활정치 실현을 위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시민단체 활동과 국회 보좌진 경험이 있다. 의정활동에 이런 경험이 반영된 것이 있나?



시민단체에서 투명한 절차를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효과적인 대안 제시의 경험을 쌓아온 것이 의정활동의 중요한 철학이 됐다. 또 국회에서 8년간의 경험은 규모만 다르지 하는 일은 지금과 비슷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
경험하지 못한 정책은 진정성을 담기 어렵고 현실성과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의정활동에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정승현 운영위원장
●제 15대, 16대 국회 비서관, 보좌관
●제 5, 6, 7대 안산시의회 의원
●안산 경실련 집행위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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