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가 시의원이 되면…"10원의 혈세도 허투로 못 써"

[지방의회 의원을 만나다]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서울시 예산 현미경 분석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송민수 기자 2021.04.01 10:20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단 10원의 혈세도 낭비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 출마했을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조 의원은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0년 선거에서 서울시의회 의원이 되기 전까지 줄곧 세무사로 활동했다. 시의회 입성 후 그가 처리하던 고객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는 구정과 시정으로 그 대상이 바뀌었다. 조 의원은 세무사 시절 업무 경험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40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꼼꼼히 살핀다. 조 의원은 지난 3월 16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 인터뷰에서 “세무사 시절에는 납세자에게 유리한 방법을 주로 생각했는데 시의원이 되고 난 이후에는 걷힌 세금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리 보좌진 없이 스스로 예산과 정책을 검토하고 감시해야 한다. 그렇기에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이 중요하다. 조 의원은 “의정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나서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서울시의원이 된 이후 상임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재정경제위원회를 맡았다. ‘지하철 9호선 우면산 터널 등 민간투자사업 진상규명 특위 위원’으로 활동할 때는 9호선 민자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 재구조화를 이끌어냈다.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그는 9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기획경제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세 번째 당선된 조 의원은 교육위원회를 거쳐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보건복지위원회에 속해 있다.

지난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서울시장이 공석이 됐다. 의원 110명 중 102명이 민주당 소속인 서울시의회에서 대표의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조 의원은 “너무나 황망했다”면서 “집행부 수장의 공석 상태에서 의회가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올해 서울시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겼다. 조 의원은 “당초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1000억원 이상을 증액해 서울시 역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긴 예산이 배정됐다”며 “증액된 예산이 코로나19 극복,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민생경제 강화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까지 꼼꼼하게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이었던 의회 사무처 인사권이 의회 의장에게 넘어왔다. 조 의원은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그동안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인사권이 지자체장에게 부여됐다”며 “인사권이 의장에게 없고 단체장에게 있다 보니 의회 직원들이 시장 눈치를 더 봤다”고 했다. 그는 “의회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은 게 가장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조 의원을 단장으로 한 인사권 독립 TF가 꾸려졌다. 조 대의원이 인사권 독립 TF 단장을 맡았다. 그의 주요 임무는 부속법령을 제·개정하는 등 후속 조치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조 의원은 “1차 회의를 진행한 이후 위원회를 구성했다”라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791억원이 투입되는 광화문광장 개조 공사에 대해 서울시의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개조 공사로 지난달 6일부터 광장 서쪽 편도 5개 차로가 폐쇄되고 광장 동쪽 왕복 7개 차로만 이용할 수 있어 교통 체증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조 의원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논의는 최근에 갑자기 결정된 사업이 아니다”라며 “2016년부터 공론화돼 각종 포럼과 시민설문조사 등 4년 동안 300여 회에 이르는 소통을 거쳐 추진된 사업”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광화문광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사업의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시민의 안전과 불편 해소를 최우선과제로 삼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의 지역구는 남가좌·북가좌동이 속한 서대문구 제4선거구다. 이곳에는 지하철역이 없다. 조 의원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하철역이 없어 교통취약지구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차 서울 철도망 계획, 지역균형발전 노선 부문에 서울 강북라인과 서북라인을 잇는 ‘강북횡단선’과 ‘서부선경전철’ 사업이 반영됐다. 최종단계인 예비타당성 조사만을 앞두고 있고, 예비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차질 없이 지하철역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다음은 조 대표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코로나19·서울시장 궐위 상황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의회는 어느 때보다 분주했을 듯싶다

▶처음에는 그저 황망하기만 했다. 또 코로나19의 1, 2, 3차 유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시의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행정 공백이 생기지 않게 노력했다. 우선 빈틈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수시로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시정 운영에 적극 협력했다. 집행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보다 잘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많이 가졌다.

-코로나19와 관련,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나

▶팬데믹 상황으로 저소득층이나 소상공인, 문화예술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분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4차 추경안까지 의결했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이 넘었다. 증액된 예산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민생경제 강화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서울시의원 110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101명이다. 거여(巨與) 시의회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장점이 있다. 시정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고 긴급하게 필요한 여러 사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더불어 늘 소수정당을 배려하고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상임위 배정 당시에도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가급적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하고 다양한 상임위에 배치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소수정당의 입장에서 쉽게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겠지만 정당에 관계없이 서울시의회가 하나로 뭉쳐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광화문광장 확장공사에 대해 교통체증 등의 이유로 민원이 많다. 서울시의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논의는 최근에 갑자기 생겨난 일이 아니다. 2016년부터 공론화돼 포럼이나 시민 설문조사, 시민참여토론회, 공청회 등 4년 동안 300회에 이르는 소통을 거쳐 진행되는 사업이다. 시민단체의 의견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이 시민의 뜻을 담아 제대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광화문광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사업의 진행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시민의 안전과 불편 해소를 최우선과제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으로 단체장 권한으로 있던 의회 사무처 인사권이 의회 의장에게로 넘어왔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지방자치법은 3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조항까지 있었다. 인사와 관련된 부분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개정 전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면권은 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됐다.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독립적인 기관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인사권이 지자체장에게 부여돼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약화시켰다. 또 잦은 인사이동으로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저해했다. 개정안에서 인사권이 의회로 넘어와 의회와 행정부 간 균형을 바로 세울 수 있게 됐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의회 안에 조 의원을 단장으로 한 인사권 독립 TF가 꾸려졌다. 어떤 역할을 맡았나

▶인사권 독립 TF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부속법령을 제정하기 위한 것이다. 중요한 TF의 단장을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 지난 2월 TF를 발족했고 1차 회의를 개최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지금은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 인사권독립에 따른 자치조직권을 구성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청량리역과 목동역을 잇는 강북횡단선(25.72km)과 새절역과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15.77km)이 지역구 북가좌동을 지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위성을 설명한다면

▶우리 동네는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하철역이 없다. 교통 소외지구로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지난해 2차 서울 철도망 계획인 지역균형발전 노선 부문에 서울 강북라인과 서북라인을 잇는 ‘강북횡단선’과 ‘서부선경전철’ 사업이 반영됐다. 이제 최종단계인 예비타당성 조사만을 앞두고 있다. 서대문구의 교통 개선을 위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앞으로도 면밀히 살피도록 하겠다.

-지난 2월 ‘서울특별시 공공화장실 등의 불법촬영 예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어떤 조례안인가

▶카메라 기술 발달로 휴대폰과 같은 휴대용 기기에도 고화질의 카메라가 탑재될 수 있다. 몰래카메라와 같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불법 촬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공공화장실과 모텔 등 숙박업장, 목욕장 등 일상생활 중 이용이 빈번한 장소에서 불법촬영이 이뤄지기도 한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시민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공중위생업자가 불법촬영기기 점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규정했다. 뉴딜 일자리로 운영되던 안심 보안관 사업을 불법촬영시민감시단으로 운영하도록 해서 공공부문 일자리 확보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1972년 3월 15일 전북 고창 출생
전북대학교 상과대학 회계학과 졸업
제8,9,10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한강르네상스 특혜비리규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지하철9호선및우면산터널등민간투자사업진상규명특위 위원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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