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 미중러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 본격화, 한국도 개발대열 합류

현존 요격체계로 방어 불가능, 러시아, 중국은 실전배치, 미국 수년내 따라잡을수도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2021.01.12 14:2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인 '지르콘'이 정박해 있는 구축함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미국·중국·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이 표면화하고 있다. '극초음속'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마하 5(시속 612Okm) 이상의 속도를 말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ICBM도 속도만 놓고 보면 극초음속 미사일에 해당한다. 

ICBM은 탄두를 분리해 중력이 더해진 속도로 표적을 향하는 방식으로 궤도를 미리 계산해 대기권 밖이나 안에서 요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초음 미사일은 탄도 궤적을 따르지 않으며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원하는 방향으로 기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존 요격체계로 극초음 미사일을 방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극초음 무기 선두 러시아, 중국 맹추격 =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미중러 3국의 개발 경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현재 가장 앞선 국가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1980년대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는데 2001년 미국이 탄도탄 요격미사일 협정인 ABM(Anti-Ballistic Missile Treaty)에서 탈퇴하자 개발노력을 가속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ABM은 미국과 옛소련이 1972년에 체결해 양국간 핵균형의 중심축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21세기 새로운 전략안보체제 구축을 내걸고 ABM 협정 대체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천명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ABM 탈퇴 이후 초음속 무기개발에 집중하면서 2017년과 2018년에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공식화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 시기 세 종류의 극초음속 무기를 잇따라 공개하기도 했다.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최고 시속 마하 8), ‘킨잘’ 공대지 초고음속 탄도미사일(마하 10), ‘아방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무기 시스템(마하 20)이 주인공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9년 공식적으로 아방가르드를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인 ‘둥펑(東風·DF)-17’을 처음 선보였다. 둥펑 계열 미사일은 중국이 개발해 배치한 중장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인 둥펑-17은 마하 10의 속도로 비행하는 활공비행체를 탑재했다. 

당시 중국 관영 언론은 "둥펑-17은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북아시아가 공격 범위"라고 밝히며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도 방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도 러시아처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과 맞물려 진행됐는데 2014년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 이상 극초음비행체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극초음속 무기와 관련해 탄탄한 연구 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러시아 해군에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핵 추진 수중 드론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원천기술 앞서,,. 수년내 따라잡을 수도 = 미국은 러시아·중국에 비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뒤처진 상태다. 2018년 3월 열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존 하이튼 당시 전략사령부 사령관(현 합참차장)은 “미국을 겨냥한 극초음속 무기 방어체계를 미국은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원천 기술이 탄탄하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3월 극초음속 미사일 중 하나인 ‘공동 극초음속 활공체 (C-HGB)’의 시험비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활공체는 탄도미사일에 실려 발사된 뒤 분리돼 마하 5의 속도로 요리조리 비행하며 적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유린할 수 있다.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렸다. 2018년 미국 국방전략서(NDS)’와 ‘핵태세검토보고서(NDR)’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우선 순위를 두기 시작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향후 최대 112억달러(13조2832억원)를 극초음속 미사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안보기관 관계자는 "미국이 극초음속과 관련해 보유한 원천 기술은 중국·러시아를 앞선다"며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수년 내에 속도와 정밀도를 대폭 끌어올린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은 탄도·순항미사일 등 유도무기와 공중무기 체계가 최강이고, 막강한 위성능력을 보유한 만큼 극초음속 무기가 이들 무기와 결합할 경우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러 3국 외에도 인도, 독일, 일본 등이 극초음속 무기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중이다. 인도는 러시아와 공동개발해 실전 배치한 순항미사일 '브라모스'를 마하 5 이상의 극초음 미사일로 성능 개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2012년에 실험용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에 성공했으며 일본은 가동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경 실전에 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금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 우리 군도 2000년대 들어 산학 공동으로 다양한 극초음속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무기 개발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은 처음인데 ADD는 주관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6월 발표한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이러한 내용이 실렸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국방과학연구소는 △2004~2007년 액체 램제트 추진기관(공기흡입 제트기관)개발 △2010~2012년 퓨전형 극초음속 핵심기술 응용연구 실시 △2011~2017년 초고속 공기흡입엔진 특화연구실 설치 등 관련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8년부터 지상 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비행 시혐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도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4월 미래 전장을 지배하는 '8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발굴에 연구 역량과 예산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8대 게임 체인저로는 △양자물리 △합성 바이오 △극초음속 △무인 자율 △미래 통신 △에너지 △인공지능 △우주분야 등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열린 '2020년 연말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등 포괄적인 위협에 대한 전략적 억제 능력 보강 차원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정탑재 레이저무기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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