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나들이]사람과 자연 잇는 ‘독립 혼’ 숨 쉬는 곳

서대문도서관과 안산자락길 연결로 지나 설렁탕 한그릇 ‘뚝딱’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21.01.01 10:1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서대문구는 해발 200~300m의 낮은 구릉지대인 안산과 백련산이 있고, 구를 관통하는 홍제천이 있어 예로부터 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했다. 또 자주독립과 자강의 의지를 담아 세운 독립문과 일제강점기 민족 저항의 증거인 서대문형무소가 남아 있는 역사의 산실이기도 하다. 

서대문구에서 꼭 가봐야 할 곳과 구청장이 소개하는 맛집을 묻자 문석진 구청장은 “독립문과 안산자락길을 천천히 걷고, 아이들은 서대문구의 자랑거리 신기한 놀이터를, 어른들은 예술작품이 있는 홍제유연과 서대문 대표 노포를 경험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1. 역사의 현장, 독립문 & 독립공원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서대문구에는 대한제국 시절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인 독립문이 있다. 1894년(고종31) 갑오개혁 이후 사대외교의 표상인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건립했다. 1896년(건양 1) 서재필 박사가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독립문 건립을 발의했다. 높이 14.28m, 너비 11.48m 크기의 독립문은 자주민권과 자강운동의 기념물이며 서재필 박사의 구상에 따라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1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1897년 11월 20일 완공됐다.
서대문 독립공원은 1992년 8월 15일에 조성됐으며 독립협회가 건립한 독립문과, 조선시대 중국 사신들을 영접하던 독립관, 순국선열추념탑, 3·1독립선언기념탑, 서재필 동상 등이 있다. 독립관에는 순국선열 위패 2327위가 봉인돼 있으며, 독립문 뒤에는 독립문 건립에 앞장섰던 서재필 박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또한 일제 침략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도 있다.

2. 누구든 산책하고 싶어지는, ‘안산자락길’
문 구청장이 꼽은 서대문구의 가볼 만한 곳 원픽은 안산자락길이다. 문 구청장은 “최근 여가활동의 증가로 많은 사람이 걷기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구에서는 노인,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안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계단이 없고 경사가 완만한 순환형 자락길 조성을 추진해 지난 2013년 사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서대문구에는 해발고도 295의 낮은 산인 ‘안산’이 있다. 안산자락길은 데크(deck) 형태의 산책로로 조성돼 있어 문 구청장의 말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든 길을 천천히 산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서대문도서관과 안산자락길을 잇는 연결통로가 개통돼 산과 책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3. 신기한 놀이터 2호 ‘야호 야호 놀이터’
2019년 서대문구 신기한 놀이터 1호 ‘떼굴떼굴 놀이터’를 개장하고, 이어 지난 11월 23일에 2호인 ‘야호 야호 놀이터’가 개장했다. 신기한 놀이터는 어린이들과 시민들이 함께 생각을 모아 서대문구 민관협치 위원들과 함께 만든 어린이 놀이터이자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야호 야호 놀이터는 고은산 서쪽 홍제천 가까이 홍제동 산 41-30일대에 8596㎡ 면적으로 구성됐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야호 야호 놀이터는 마운딩 놀이공간, 모험 놀이공간, 숲속 교실, 친환경 마을텃밭, 자전거 보관소, 세족장 및 음수대가 설치돼 있다. 마운딩 놀이공간에서는 줄타기 미끄럼틀, 모래 놀이장과 동굴식 놀이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모험 놀이공간에서는 줄을 타고 오르는 스페이스 네트와 트램펄린, 집라인, 모험 슬라이드, 작두 펌프 놀이를 할 수 있다. 집라인의 경우 서울시 놀이터 중 가장 긴 25m 길이를 자랑하며 모험과 스릴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집라인 밑에는 우드칩을 깔아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4. 홍제유연
홍제동 유진상가는 1970년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유진상가 아래로는 홍제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 지하 구간은 그동안 통제구역이었다. 하지만 2020년 ‘열린 홍제천로’라는 이름으로 50여 년 만에 개방됐으며, 그중 250m 구간이 지난 7월 1일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이라는 예술공간으로 태어났다.
유진상가 건물을 받치고 있는 100여 개 기둥 사이로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8개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홍제유연(弘濟流緣)은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하다’라는 뜻이다.

5. 서민 대표 메뉴, 따끈한 설렁탕 한 그릇
설렁탕의 유래 중에는 왕이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서울의 선농단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서민들부터 고관대작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랑받았고, 지금도 보양식으로 꼽히는 설렁탕은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곳곳에는 내로라하는 설렁탕집이 많은데,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에도 가히 손꼽히는 설렁탕집이 있다며 ‘모래내 설농탕’을 소개했다. 1982년 문을 열어 40년의 역사가 있는 모래내설농탕은 서대문구를 대표하는 노포다. 문 구청장은 “젊은이들의 소문난 맛집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제 또래 중년층에게는 검증된 곳”이라며 이곳을 추천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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