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6년, 미래 꿰뚫은 리더의 혜안 ②

[창간 6주년 특집-어떻게 지내십니까]현직 대통령부터 정계 은퇴까지…다시 만나보는 리더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20.09.09 09:2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2014년 9월 창간한 <더리더>가 여섯 돌을 맞았다. 매월 <더리더>의 표지와 커버스토리는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당대표 및 원내대표, 지방자치단체장 등 우리 사회 리더들로 채워졌다. 창간호 표지를 장식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부터 통권 73호인 이달의 주인공인 김보라 안성시장까지 총 74명의 리더가 <더리더>와의 대담을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74명인 이유는 2019년 1월호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해영 의원의 더블 인터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6주년 특집기사 ‘어떻게 지내십니까’에서는 창간호였던 2014년 9월호부터 1년 동안 <더리더> 커버스토리 주인공이었던 12명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알아보고, 당시 진행됐던 인터뷰를 되돌아봤다. 근황을 알려온 인사들의 메시지는 편지 형식으로 전한다.



[2015년 2월호]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안녕하세요? 김기현 입니다.
2015년 2월에 만났으니 5년 만에 인사드리네요. 반갑습니다. 우선 2014년부터 4년간 울산시장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고, 그 결과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1등을 하는 등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마해 자연인으로의 시간을 보내려 했습니다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이 밝혀졌고 거대 권력에 맞서는 힘겨운 싸움을 견뎌내다 다시 한번 국민과 울산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2015년 1월7일 김기현 울산시장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제가 당시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가의 역할이 (중앙 의회보다) 더 힘든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래와 같이 답변했습니다.
“행정은 종합예술이다. 훨씬 어렵다. 중앙 의회활동은 직접 대민업무를 하는 것이 많지 않아 실생활과 다소 떨어져 있을 수 있다. 행정은 공공기관, 공기업 등을 통해 도로보수, 수자원 관리, 폐기물 처리, 택시사업, 노약자 및 장애인 복지, 문화체육사업 등 대부분 실제 대민업무를 맡고 있다. 의회에서는 '내 전문분야가 아니니 해당 상임위에 문의하라'고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실제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다. 내가 무슨 재주로 모든 것을 다 알고 100퍼센트 올바른 판단을 할까 두렵기까지 하다”
중앙으로 돌아온 지금은 원래 필드로 돌아온 것이기에 국회의원이 익숙하긴 하지만 ‘어떤 자리가 나에게 맞는가’하는 점보다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를 필요로 하느냐’하는 점을 항상 고민해왔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딱 고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저 우리 국민들과 이웃의 삶이 조금이나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제게 주어진 국회의원직과 울산시장직에 최선을 다했고, 국민과 울산시민 분들께서 평가해주실 몫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21대 총선을 ‘국회의원 한번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뛴게 아니었습니다. 하명수사로 피해를 봤던 주인공으로서 ‘헌법의 가치를 바로 세워 대한민국을 구해야겠다’는 절박한 사명감 하나를 품고 치열하게 몸부림쳤습니다.
이에 ‘청와대 선거개입 방지법’을 관철시켜 민의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자유민주선거제도를 바로잡고, 획일적이고 탄력성 없는 주52시간 근무제ㆍ탈원전 등 국가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미래성장동력을 잠식하는 비정상적인 조치를 재검토ㆍ재조정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 구석구석,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의 의견을 세심하게 들어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민생법안을 챙겨나갈 것입니다.
지역구 울산 이야기도 드리고 싶습니다. 7월에 울산 국회의원들은 정파를 초월한 ‘울산국회의원협의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울산을 쪼개 각각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울산의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협의회는 제1과제로 낙동강 본류의 오염방지와 수질개선, 그리고 주민의 안전한 식수 보장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낙동강통합물관리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선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저를 비롯한 울산 국회의원들이 함께 챙겨야 할 현안입니다.
국회와 정치리더는 항상 언론에 노출되어 있는데, ‘의미있는 토론회를 했다’거나 ‘어떠한 법안을 발의했다더라’ 하는 내용보다는 정치 현안의 당사자가 되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했을 때 조명을 많이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 속에서 모든 정치인의 행보와 뜻을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그런 가운데 <더리더>는 진솔하고 편안하게 정치리더의 소신과 활동을 국민에게 소개해주시기 때문에 정치인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6주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시고 우리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세워가는데 일조해주시길 기대하고 적극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현 올림



[2015년 3월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15년 2월26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3월호 커버스토리 주인공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현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롭게 개편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했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제20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민주당 총선 승리를 이끌고 난 뒤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는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냈다.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어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문재인은 2017년 5월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41.1%를 득표해 24%를 득표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6년전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 질문이 있었다. “부동산 정책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그는 “부동산 정책이 정부마다 갖는 철학이 다르고 사람이 다르니까 달라질 순 있다”며 “기본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우리가 세계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올라가는 쪽으로 계속 하는 것은 당장 집 가진 분들은 좋지만 또 크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렇다고 부동산 가격이 하향으로 가게 되면 당장 부동산 가진 사람의 자산도 줄어들고 부동산 담보 대출 얻어서 부동산 구입한 사람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부실한 가계부채 될 수 있다”며 “그래서 부동산 가격은 적절히 잘 유지해나가는 것이 맞다. 한편으로 전·월세만큼은 확실히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거는 하나의 기본권 정도로 봐야 한다”고 했다.



[2015년 4월호] 안희정 충남도지사


4월호 표지를 장식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시 재선에 성공해 도정을 이끌었다.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는 그를 단숨에 더불어민주당 차세대 대권주자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3월, 안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자신이 수행비서 시절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안 지사는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피의자가 되면서 충남지사직을 사퇴하고 정치 활동도 전면 중단하게 됐다. 같은 해 3월 그는 민주당 윤리위원회 전원 일치로 제명 및 출당 조치됐다.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2018년 8월14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이후 2018년 8월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019년 2월 항소심 재판에서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에서도 2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 6월 실형을 확정받아 현재 광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2015년 5월호] 김관용 경북도지사


2015년 4월23일 김관용 경북도지사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더리더> 5월호의 표지 주인공은 김관용 당시 경북도지사였다. 3선 경북지사인 그는 그 이전에는 3선 구미시장을 지냈다. 경북지사 임기가 끝나고 3선 제한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그는 역대 첫 6선의 기초·광역단체장 기록을 남기고 지사직에서 퇴임했다.
김 전 지사는 퇴임 후 필리핀 유학을 떠났다가 지난 1월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퇴임한 지 21개월 만인 올해 4월 8일 처음으로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지사를 만났다. 이 지사가 김 전 지사에게 코로나19 이후 경제 살리기에 역할을 부탁하자 김 전 지사는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고, 코로나19 대응에 여념이 없는 간부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도 전달했다.
6년 전 인터뷰 당시, 수도권 집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던 김 지사에게 이 문제에 대해 묻자 “영국과 프랑스는 수도권에 인구의 20%가 집중돼 있다. 일본은 지바현을 포함해도 30%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려 49%다”라며 “인구뿐 아니라 경제, 금융 모든 면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 큰 문제다. 나중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지사는 “수도권 혼잡비용이 수십조원에 이른다. 이건 시장의 실패”라며 “정부가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5년 6월호] 남경필 경기도지사


2015년 5월6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5~19대 국회의원을 지낸 5선 중진의 광역단체장이었다. 경기지사를 지낸 4년 동안 ‘연정(聯政, 연합정치)을 위해 몸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목표는 뚜렷했다. 처음 그가 시도한 연정은 민주당 계열의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를 임명하면서 야당이 다수인 도의회와 손을 잡은 것이었다. 다음으로 경기도 내 시·군·구와 ‘예산 연정’을 이어갔고, 지자체 간의 연정3.0까지 확대했다. 그의 연정은 민선 7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막을 내렸다.
“지자체 간의 연정3.0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규제완화로 경기도에 이득이 생기면 그걸 다른 도와 나눌 생각이다. 독식하지 않고 이윤을 공유해 공존하겠다”며 “공유 방식은 주로 예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추진하는 식이 될 수도 있고 일단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이야기해봐야 한다”며 “강원도와 연정을 맺었고 충청남도와도 하려고 구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치고 2018년 8월 재혼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9년 3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제 젊은 시절을 온전히 바쳤던 정치를 떠납니다. 땀흘려 일하는 청년 남경필로 다시 돌아가 새롭게 도전하고자 합니다”라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남 전 지사는 스타트업인 (주)빅케어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여전히 그의 정계 복귀 여부를 묻기도 하지만, 남 전 지사는 기업 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2015년 7월호]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2015년 6월5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7월호 주인공은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였다. 그는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때는 19대 국회였는데 이 원내대표는 이미 4선(15~19대 국회)의 선이 굵은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 경선에서 본인의 보좌관이었던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패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옮겨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선거 결과 비례대표 17번까지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월 통일운동 상설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차기 대표상임의장으로 추천됐고, 의장단 만장일치로 신임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이 신임 대표상임의장과 만나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민간단체의 역할을 부탁했다.
인터뷰 당시에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던 시기였다. 메르스 확산 저지에 대한 방안을 묻자 그는 “나라가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 지키고, 어려움이 있을 때 먹여살리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며 “병란(病亂)으로 전염병 둑이 무너지게 생겼고, 더 이상 (정부와 청와대에) 비판하고 지적하고 (위기단계) 격상하라고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15년 8월호]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5년 7월15일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인터뷰/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열두 번째 <더리더> 커버는 원유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됐다. 15대, 16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4선의 원유철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으나 2019년 10월, 정치자금법 위반 및 억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8년을 구형받았다. 그리고 지난 1월 1심 선고공판 결과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0월에 추징금 2500만원,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법정 구속은 면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월에는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3월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대표직을 맡았다. 총선이 끝난 후 통합당과 미한당이 합당하면서 원 전 원내대표는 통합당 원외 평당원으로 남게 됐다.
원 전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증세 논의와 관련해 “세금을 당장 올리기보다는 경제활성화를 통해 얻는 이득을 가지고 복지 재원으로 사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증세 논의는 중복지출·예산 누수를 먼저 막은 뒤 논의해야 한다”며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증세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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