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씨사이드CC, 서해 낙조로 ‘풍덩’… 내 마음은 홀인원

[임윤희의 골프Pick]해넘이 보며 베스트샷, 스코어 스트레스 없이 ‘힐링 플레이’에 최적화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20.08.05 09:1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골프 열정 넘치는 초보 플레이어의 골프장 탐방기를 시작한다.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주말 골퍼들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해넘이 보며 베스트샷, 스코어 스트레스 없이 ‘힐링 플레이’에 최적화된 김포씨사이드CC/사진=임윤희 기자
‘8월은 휴가의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휴양지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 휴가지를 찾다보니 국내 명소와 맛집 리스트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4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김포씨사이드CC는 서해 바다가 보이는 해변 골프장이다. 골프를 치면서 휴가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8월의 골프장 탐방은 김포씨사이드CC로 pick.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를 떠올리며 ‘라운딩과 동시에 낙조 감상하기’를 미션으로 정했다. 오후 3시 30분 티를 예약했다. 한두 홀은 라이트가 켜진 후 경기를 해야겠지만 여름에는 오히려 기온이 높지 않아 추천할 만하다.
2년 전 골프를 막 시작했을 때 아름다운 골프장이라며 이끌려 왔었다. 당시 바다를 볼 틈도 없이 벙커와 벙커 사이를 뛰어다녔던 안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살짝 긴장감이 밀려온다. 

김포씨사이드CC는 서코스와 남코스 18홀로 구성된 회원제 골프장이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이하다. 바다뿐 아니라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문수산과 잘 가꿔진 조경을 접하니 눈이 호강한다. 골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힐링 플레이’에 최적화된 구장이다.
대부분 홀이 평지나 내리막이 많다. 언듈레이션(Undulation, 코스의 높고 낮은 기복 또는 굴곡)은 없는 편이다. 페어웨이 역시 넓고 쭉 뻗어 그린까지 시야가 확보된 홀이 많다. 
다만 몇 개 홀은 페어웨이 중간에 워터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홀마다 높낮이를 달리해서 다른 플레이어와 마주치는 홀이 없도록 설계됐다. 회원제 특유의 독립성이 돋보인다.
전반은 서코스 1번 홀부터 티샷을 시작한다. 여름 잔디는 뜨거운 햇볕을 받아 초록빛으로 페어웨이를 덮고 있다. 페어웨이 끝자락엔 바다가 이어져 있다. 게다가 내리막. 부담 없는 출발이다.
▲서코스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서해바다가 한눈에 보인다/사진=김포씨사이드CC 제공


수도권 유일의 정통 해변 골프장…김포씨사이드CC History



김포씨사이드CC는 한달삼 회장이 창업주로 1995년 회원제로 오픈했다. 김포의 명산 문수산의 아름다운 경관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서해바다가 인접한 수도권 유일의 정통 해변 골프장이다. 태양이 뜨고 지는 시간에 따라 서해바다 물결이 은빛금빛을 연출하는 장대한 경관을 온종일 어느 홀에서든 감상할 수 있다. 매년 다양한 골프장 평가에서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한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위치해 교통도 좋은 편이다.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한강 김포대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은 50분 거리, 강서 강북과 고양, 인천은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가까워 하늘 길도 열려 있는 최고의 교통 요지이다.
그동안 회원 중심의 예약제로 운영돼 접근이 어려웠지만 새벽이나 야간에 티를 오픈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다.



절경의 지형 이용한 서코스, 남코스 18홀 


▲절경의 지형 이용한 서코스, 남코스 18홀/사진=임윤희 기자

절경의 지형과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며 다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한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링크스 골프코스 전문 설계 회사인 일본 소부그룹이 설계해 일본 골프장과 유사한 정갈한 조형과 멋이 더해졌다. 

서코스는 총장이 3130m 남코스는 3221m(레이디 티 기준, 서코스 2754m, 남코스는 2817m)로 남코스 전장이 약간 더 길다. 서코스는 중간중간 워터해저드를 배치한 홀이 있어 티샷을 전략적으로 해야 하지만 대부분 평이하다. 

전, 후반 4개의 파3는 다양성이 돋보인다. 196m(블루티 기준, 레이디티 기준 150) 파3에서 100m까지 거리가 다양해 샷밸류가 달라진다. 그린은 좌그린과 우그린으로 나누어져 핀 위치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 

난이도는 남코스가 약간 더 높다. 아일랜드 홀이나 페어웨이 중간에 대형 연못이 있어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해변골프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벙커의 모래가 유난히 희고 고운 것도 특징이다.



Challenge Hall=남코스 5번 par4


▲Challenge Hall=남코스 5번 par4/사진=김포씨사이드CC 제공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연못을 지나 그린 끝자락의 서해바다가 보인다. 전형적인 아일랜드 홀이 위협적이다. 지금까지 편하게 플레이했다면 이 홀에서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앞 바람이 많이 불며 화이트 티(307m) 기준으로 페어웨이 중간 좌측 180m 지점에 벙커가 위치하고 있다. 220m 지점부터는 워터해저드다. 티샷은 벙커 좌측과 카트 길 사이로 보내야 최적의 세컨드 샷 지점에 안착한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00m 정도라면 벙커를 넘기는 샷도 추천할 만하다.
세컨드 샷은 핀까지 거리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정교하게 샷을 해야 한다. 미스샷이나 정타를 맞히지 못한다면 그린을 온통 감싸고 있는 해저드에 빠지고 만다.
레이디 티(292m)에서 벙커까지는 150m 정도다. 기자는 순조롭게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지만 120m 정도 남은 세컨드 샷에서 워터해저드를 극복하지 못했다. 약간의 내리막에 위치했던 볼의 컨택이 좋지 않았다. 아일랜드 안에 위치한 해저드 티에서 어프로치로 그린에 올린 후 투 퍼트, 더블을 기록했다. 이곳에서 동반자들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워터해저드로 직행했다.



▲인생샷 가능한 남코스 6번 홀의 티샷 지점과 기자대신 인생샷을 찍은 오늘의 플레이 볼/사진=임윤희 기자
알아두면 좋을 팁=인생샷 가능한 남코스 6번 홀



챌린지 홀로 꼽았던 남코스 5번 홀을 힘겹게 지나면 값진 자연을 보상받는다.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스팟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엔 베스트 샷이 탄생한다. ‘라운딩하며 낙조 감상하기’ 미션 성공. 티샷 지점부터 그린까지 전부 바다 뷰로 낙조로 인해 주황빛으로 물든 바다와 초록 잔디가 대비되면서 힐링 골프의 순간을 만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시작한 라운딩에서 마지막 한 홀 정도 라이트 경기를 치렀다. 평소 오후 4시에서 9시 사이에 야간 경기를 운영하는 이곳의 라이트 밝기는 양호하다. LED투광등을 사용해 훨씬 밝아진 느낌이다. 더운 여름에는 야간 경기를 선호하는 골퍼가 많다. 바다의 풍경은 볼 수 없지만 관리 상태가 좋아 충분히 메리트 있는 선택이다. 



페어웨이 상태는 최상, 그린은 2.8

김포씨사이드CC의 페어웨이 잔디 관리 상태는 최상이다. 25여 년의 전통이 있는 회원제 구장의 위엄을 보여주듯 빽빽한 관리가 일품이다. 플레이를 하는 동안 디보트(골프공을 칠 때 골프채에 뜯기거나 한 잔디 조각)를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페어웨이 잔디는 삼덕중지라는 품종을 사용했다. 잎 넓이가 좁은 양잔디와 넓적한 들잔디의 중간 넓이라 하여 ‘중지’라 한다. 안양중지와 유사해 전문가들도 모양만 보고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날 그린 스피드는 2.8이었다. 그린은 난이도도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 평지성이라 약간 빠르게 느껴진다.



Today’s 스코어…아쉬움 가득 87타


▲Today’s 스코어, 87타를 기록했다./사진= 스마트스코어 캡쳐
긴 클럽(드라이버, 유틸리티, 페어웨이 우드)은 마음에 드는 샷이 종종 나왔지만 아이언의 감을 잃었다. 집 나간 감은 18홀을 다 돌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심지어 56도 어프로치까지 흔들렸다. 

골프를 알아갈수록 아이언의 세계는 심오하다. 한동안 섕크(Shank, 공이 클럽헤드와 샤프트의 접합 부분에 맞아 엉뚱하게 날아가는 것)로 아이언 잡기가 무서웠지만 클럽마다 비거리가 늘어났다. 기쁨도 잠시 난생처음 왼쪽으로 당겨지는 ‘훅’성 미스샷이 나타났다. 늘어난 비거리만큼 왼쪽으로 더 멀리 도망가버리는 샷들. 7번 아이언뿐만 아니라 P나 S클럽까지도 전부 ‘훅’이다. 대체 이 방황의 끝은 어디일까. 사족이 길었다. 이날은 당겨지는 아이언 샷의 교정이 덜 된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구질이 좋지 못했다. 다만 구장이 평이한 편이었고 긴 클럽이 분발해준 덕에 87타로 마무리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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