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이젠 '서비스 오피스'로 구독하세요"

[공유경제人]유치원까지 개설, 노트북만 들고 오면 일터가 되는 환경 제공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0.06.09 09:3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쓰는 협업경제를 뜻합니다. 부동산, 자동차, 빈방 등 필요할 때마다 빌려서 쓰는 공유경제는 가격 면에서 저렴하고 이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보다 ‘질’ 좋은 제품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2030세대가 공유경제를 지탱합니다. 한국의 공유경제 시장은 아직 태동기입니다. 정부는 공유경제를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걷어내고 있습니다.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주방 공유가 이달부터는 제도권 내로 들어옵니다. 또 ‘에어비앤비’처럼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만 허용됐던 도시민박업을 내국인으로 확대합니다. <공유경제인> 코너를 통해 공유경제에서 꿈을 찾는 기업인들을 만납니다. 연재 순서는 ①공유오피스 ②공유주거 ③공유매장 ④공유주방 ⑤공유차량 순입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공유오피스인 패스트파이브(이하 패파)는 ‘노트북만 들고 오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공유오피스는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눠 입주자에게 사무 공간으로 재임대하면서 운영된다. 사무 공간과 회의실, 라운지를 입주한 회사와 같이 쓴다. 월 사용료를 받으면서 계약이 이뤄진다. ‘소유하지 않고도 쓸 수 있다’는 게 공유경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무실을 이용한 만큼 임대료를 지불한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가성비 좋은 오피스’라고 말했다. 

공유오피스는 입주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히 ‘임대업’이 아니라는 의미다. 사무실 인테리어, 회사 간 커뮤니티 형성, 직원들에 대한 복지. 중요하지만 작은 업체에서는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패파에서는 이런 디테일에 신경 쓴다. 최근에는 입점 직원들의 자녀가 다닐 수 있는 유치원을 개설했다. 김대일 패파 대표는 “공유오피스라는 차원보다 ‘오피스 서비스’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패파의 경우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사무실 분리를 위해 잠시 임대할 공간인 사무실을 찾는 업체가 많아졌다. 김대일 대표는 “책상에 앉아 있는 절대적인 시간보다 효율성을 따지는 회사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2015년 3개 지점으로 출발한 패스트파이브는 전국 23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공유오피스’ 개념을 한 틀에 정의하지 않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김 대표와 5월 20일 을지로입구에 위치한 패스트파이브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업무환경이 어떻게 변했다고 보나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언제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해졌다. 오래 앉아 있는 게 업무 성과였던 제조업 시절과는 달라졌다. 그 시절은 앉아 있는 시간이 생산성과 비례했다. ‘몇 시간 앉아 있는지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였다. 이제는 절대적인 시간보다 효율성을 따지는 분위기다. 사무실의 성격도 바뀌었다. 좀 더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유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한 모든 일을 우리가 맡는다. 임대차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를 구성하고, 직원들에 대한 복지 서비스를 맡는다. 큰 회사에는 이런 일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작은 회사에는 없다. 시작은 ‘공유오피스’로 했는데 지금은 공유보다 ‘서비스’ 성격이 더 강하다. 회사는 매달 우리 오피스를 ‘구독’한다고 보면 된다. 명확한 단어는 없는데 외국에서는 ‘서비스 오피스’라고도 한다.

-소규모 업체가 많이 이용할 듯싶다

▶처음 기획할 때 1인에서 10인의 소규모 회사는 사무실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소규모 업체는 오피스텔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돈을 아끼기 위해 스타벅스 같은 카페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공유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세미나실이나 라운지, 스튜디오처럼 자주 쓰지는 않지만 필요한 장소를 입점한 업체와 같이 쓴다는 것이다. 소규모 업체들이 들어와 이 장소를 공유하고, 서로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소통하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운영하다 보니 의외로 대규모 사업장 계약이 많다. 50명 이상 법인이 60% 이상이다. 200~300명 정도인 업체도 들어와 있다. 방을 여러 개 계약하고 싶다거나, 한 층 모두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뢰가 많아졌다.

-입점하는 회사들의 특징이 있다면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 좋은 근무환경이 있다면 충분히 지불할 가치를 느낀다. 예전에는 가능하면 사무실 비용을 아끼고, 임대료도 최대한 줄였다. 좋은 업무환경을 만들고 싶어도 들이는 비용을 절감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이제는 인재가 중요해졌고 그들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회사 매출과 연관이 있다. 우리 회사는 자체적으로 인테리어를 설계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로 공간 구성에 신경 쓴다. 능률이 오를 수 있게, 창의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패스트파이브/사진=패스트파이브 제공
-어떤 회사가 주로 들어오나
▶없는 업종을 찾아내는 게 더 빠를 정도로 다양하게 들어와 있다. 초반에는 인테리어가 잘돼 있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공간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광고나 미디어 쪽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한 업종이 특별하게 많지는 않다. 불건전 업종이라고 판단되는 업체는 우리 쪽에서 받지 않고 있다.

-보증금을 받지 않는데

▶보증금은 건물주 입장에서 편하려고 받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10개월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받는데 명도소송을 해서 판결나기까지 10개월이 걸려서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월 임대료가 밀릴까봐 보증금을 받는 것인데 우리는 계약을 짧게 할 수도, 길게 할 수도 있다. 유연하다 보니 굳이 보증금을 걸 이유가 없다. 만약 그달 월세를 내지 못하면 계약을 안 하면 된다. 운영해보니 월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30대가 90% 이상인데 이들은 월 임대료를 밀리면서까지 버티려 하지 않는다. 다음 달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 보증금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받지 않고 있다. 

-창업한 이래로 계속 흑자다.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에 비해 실적이 눈에 띈다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시작했다. 초창기 멤버는 세 명이었는데 돈 아끼려고 직접 책상도 조립했다. 사업이 잘된 것은 완벽한 타이밍 덕분이라 우리끼리 말한다. 창업 시기가 조금 빨랐어도, 조금 늦었어도 잘 안 됐을 것 같다. 이 사업을 하기 전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였다. 시장 조사할 때 느낀 것은 어떤 아이템이 유행하면 너도나도 달려든다는 것이다. 2009년에는 소셜커머스 열풍이 일었다. 잘되니까 마구 생겼다. 그러다가 지금은 대표 기업만 남았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열풍이 식을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위위크가 뜨면서 공유오피스도 주목받았다. 공유오피스는 부동산 자산도 있어야 하고 쉽게 창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너도나도 달려들어 훅 꺼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갑자기 외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영을 조금 보수적으로 한 측면도 있다. 적자를 내면서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천천히 탄탄하게 가면 이길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이렇게 결정한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장도 좋고 성장 가능성도 있는 분야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패스트파이브의 지난 3월 기준 신규 입점 문의는 1960건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1월 1782건 대비 약 10% 증가했다. 실제 이용자 수도 지난해 1월 대비 13% 증가한 1만4522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로 업무 환경이 변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사무실을 임시오피스로 짧게 이용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문의가 더 많아졌다. 공유오피스에서 공유하는 것은 미팅룸과 라운지 정도다. 이곳은 더 꼼꼼하게 방역했다. 입주한 기업들도 신뢰했고 그래서인지 수요가 더 많아진 것 같다.

-어떤 유형의 사무실이 인기 있나

▶지점을 낼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 방을 얼마큼 쪼개는가다. 수익성과도 연관 있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1인실부터 50인실 이상까지 고루 인기가 있다. 동네마다 특성이 다르다. 을지로의 경우에는 대기업 관계사가 많기 때문에 큰 사무실을 선호한다. 강남 같은 경우는 1인실이 인기가 좋다.

-공유 차량, 숙소, 주거 등 공유경제의 태동기인 듯하다. 공유경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공유하면 당연히 불편한 게 많다. 직접 사서 쓰는 게 편하지만 공유는 더 좋은 서비스를 가성비 있게 쓴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경제를 봤을 때도 계속 돈이 돌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 공유는 하나의 수단이다. 공유경제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오피스는 어떻게 변할까

▶사실 사람들은 공유오피스를 아직 잘 모른다.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인식하지 못하니까 정확한 개념이 없다. 그만큼 어떤 정의된 개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정의는 우리가 앞으로 만들면 된다. 공유경제 회사들이 그럴 것이다.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잘 모르는 게 성장가능성이라고 본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1983년 4월 11일 출생
포스텍 전자공학과 학사 졸업
Booz & Company 경영컨설턴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벤처캐피탈리스트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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