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공시대 선언' 도성훈 교육감, "성공은 포기 않고 배움 이어나가는 것"

[the Leader 초대석]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 "반도체고교·동아시아국제학교 등 지역적 특성 살린 학교 신설"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송민수 기자 2022.12.01 09:36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집무실에는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자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도 교육감의 교육 철학을 적은 것이다. 도 교육감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교육감이 됐다. 도 교육감은 민선 4기 교육청의 비전을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인천교육’으로 정했다.

도 교육감이 정의하는 ‘학생성공시대’는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배움을 이어가는 것이다. 도 교육감은 11월 15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흔히 ‘성공’이라고 하면 높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풍요를 떠올리지만 인천교육 비전에서의 ‘성공’은 포기하지 않고 배움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에서 추구하는 ‘학생성공시대’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개인의 개성과 자질을 존중받는 것”이라며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실현하는 바른 인성을 지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도 교육감은 모든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는 ‘포용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특색이 있는 학교를 만들었다. 민선 3기 때는 전국 최초의 공립 대중예술고인 인천대중예술고와 인천소방고, 바이오과학고, 글로벌셰프고를 설립했다. 민선 4기에는 글로벌스타트업학교, 반도체고등학교, 동아시아국제학교, 예술중학교, 체육중학교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도 교육감은 “프랑스는 대학생 2명 중 1명이 창업하고, 인도는 17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며 “우리는 G10 국가라고 하지만,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창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스타트업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도 교육감은 “2021년 기준 인천 1위의 수출품은 반도체”라며 “인천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있는데, 이런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반도체고 전환 및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국적으로 다문화 인구가 많은 도시가 인천”이라며 “인천한누리학교를 동아시아국제학교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의 한국어교육 중심의 한계를 넘어 이중언어의 강점을 살리는 교육과 인천형 세계시민교육으로의 다문화학생 역량 강화는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기초학력 보장 계획 추진에 ‘반대’


정부가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등 예산을 일부 떼어내 대학에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도 교육감은 “인천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학생 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오히려 교부금을 더 늘려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시의 초·중·고교 529곳 중 86곳(16.2%)이 과밀학교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142곳 중 63곳(43.3%)이 과밀학교다. 도 교육감은 “인천은 신도시 개발로 인해 학교수, 학급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교직원 수도 증가해야 한다”며 “유·초·중·고등학교 등 학교 신설을 위해 5202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486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우리 교육청은 자체수입이 거의 없는 세입구조다”며 “경기침체 시 안정적인 교육재정확보를 위해 기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미래교육수요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11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제1차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에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의 핵심은 초3~고2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다. 도 교육감은 “획일적 일제고사와 전수평가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우리 교육청은 자율평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초학력 보장은 중요한 과제라는 것에는 공감한다. 우리 교육청도 내년 역점정책으로 기초학력과 학습역량 강화를 내세웠다”며 “그럼에도 해당 평가가 학생과 학교의 서열화를 낳고 강의식 수업으로 회귀돼 사교육 시장이 비대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학교에서는 다양한 평가를 통해 학생 수준을 진단하고 있다”며 “우리 시에서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과 교과에 대한 기초학력 진단검사, 학습저해요인이나 학습습관과 같은 비교과영역 검사-관찰-상담을 비롯해 연 3회 학업성취도 향상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도 교육감은 “물론 국가가 책임지는 기초학력 보장방안의 제시는 반가운 일”이라며 “획일화된 평가는 획일화된 수업을 낳는 만큼 이 점도 면밀히 살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교육도시’로 도약…“중1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 지급”


교육청은 디지털 교육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2만6000여 대를 보급했다.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인 1노트북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에 1029억원이 편성됐다. 도 교육감은 “MZ세대에게 스마트폰과 AI는 매우 익숙한 도구”라며 “현대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라며 “현재 중1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살아갈, 10년 또는 그 이상의 미래는 어떨까. 10년만 지나도 코딩이 필요 없는 코딩 그 이상의 세대, 키보드가 사라지고, 몸짓과 음성으로 명령어를 입력하는 세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코로나 3년을 겪으면서 학생의 경제적 배경의 격차가 디지털 문해력 격차로 이어지는 것을 실감했다”며 “교육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트북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교육청은 온라인 상황에서의 디지털 예절교육과 유해환경 차단을 위한 SW 업데이트, 지급된 노트북의 AS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인천지역 첫 재선 교육감…“민선 4기는 도약 이루는 시기”


도 교육감은 1960년 충남 천안시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부터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인천지부 상근자로 일하다, 1999년 전교조가 합법화되면서 인천지부 첫 전임자(사무처장)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전교조 인천지부장을 맡았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시 교육감으로 당선됐고,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인천지역 첫 재선 교육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도 교육감은 재선 임기 100일을 맞았다. 그는 “선거가 끝나고 6월 2일 바로 교육청으로 복귀했다”며 “복귀하자마자 하늘5고·검단6중·오류중 신설 승인을 위해 논의했고, 3개 학교의 신설이 승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학교폭력 예방과 교권보호를 위한 두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공약이행계획 수립과 국정감사를 거치고 나니 시간이 금방 갔다”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지난 민선 3기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미래교육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기였다면, 이번 민선 4기는 도약을 이루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육회복부터 출발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학습역량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2024년과 2025년에는 시민성과 인성, 진로역량 함양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지역 최초로 ‘재선 교육감’이 됐다. 민선 3기에 이어 4기까지 인천시 교육을 이끌게 됐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민선 3기 4년 동안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미래교육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기였다. 이번 민선 4기는 학생성공시대로 도약하는 시기다.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학습역량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2024년, 2025년에는 시민성과 인성, 진로역량 함양에 역점을 둘 것이다.

-교육청 슬로건을 ‘학생성공시대’로 정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인천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인천교육’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흔히 성공이라고 하면, 높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풍요를 떠올린다. 인천교육 비전에서의 ‘성공’은 포기하지 않고 배움을 이어가는 것을 뜻한다. 학생성공시대는 우리 아이들이 개인의 개성과 자질을 존중받으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실현하는 바른 인성을 지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느린 학습자와 빠른 학습자, 도시에 사는 학생과 도서지역에 사는 학생, 학교에 있는 학생과 학교 밖에 학생, 모두가 성장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포용교육을 실천할 것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공백이 생겼을 듯싶다. 어떤 정책으로 회복할 예정인지

▶코로나19로 교육결손이 발생한 지금, 기초학력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교육청의 내년도 역점과제를 기초학력과 학습역량 강화로 삼고, 7개의 역점사업을 선정했다.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 △디지털 생태 문해력 함양 지원 △책 읽는 인천, 글 쓰는 인천 △쉬운 수학, 즐거운 수학 △사회·정서학습(SEL) 확대 △1000명의 학습코칭단 운영 △학습성공지원체제 강화 등이다. 이 사업들로 학생의 잠재적 역량의 발현을 위한 균등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겠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추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유가 무엇인지

▶정부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지방재정교부금 감액만을 언급한다. 군인 수가 줄어든다고 국방예산을 줄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교육청은 오히려 교부금을 더 늘려야 할 상황이다. 인천은 신도시 개발로 인해 학교 수, 학급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직원 수도 증가해야 한다. 향후 5년간 4조247억원의 추가 소요가 예상된다. 우리 교육청의 경우에는 자체수입이 거의 없는 세입구조다. 경기침체로 안정적인 교육재정확보를 위해 기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미래교육수요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고교생의 수능 응시료와 국가자격증 시험 응시료를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인 '대학수학능력평가 응시수수료 지원 조례'가 지난 10월 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어떤 조례안인지 설명 부탁한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교육복지 사업이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입학전형과 취업 자격증 시험 응시 수수료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 입학전형, 취업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지역 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나 인천에 주소지를 둔 고교 졸업예정자가 지원 대상이다. 자신이 응시한 시험 1개를 선택해 해당 응시 수수료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학교 입학준비금과 체육복을 지원하는 조례와 다자녀 학생 교육비, 난치병 학생 치료비 지원 조례 역시 통과됐다. 앞으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 모든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노트북 보급이 이뤄졌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2만6000여 대를 보급했다. ‘디지털 교육도시, 인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코로나 3년을 겪으면서 학생의 경제적 배경의 격차가 디지털 문해력의 격차로 이어지는 것을 실감했다. 교육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진행했다. 특히 요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과 AI는 매우 익숙한 도구다. 앞으로 10년만 지나도 코딩이 필요 없는 코딩 그 이상의 시대가 온다. 키보드가 사라지고, 몸짓과 음성으로 명령어를 입력하는 시대가 된다. 학생이 그런 미래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인 1노트북’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 102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어떤 안전교육을 진행하는지

▶안전교육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해야 한다. 인천시교육청학생안전체험관은 체험중심의 안전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1월 2일, 갑룡초 학생들과 함께 CPR을 같이 배웠다. 학생안전체험관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안전체험교육은 강의전달식 교육이 아닌, 체험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현재 99.8%의 높은 교육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체험중심의 안전교육을 보다 강화하고, 초·중·고 모든 학생 대상으로 CPR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 지역 첫 '재선 교육감'인데.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천시 교육을 이끌어나갈 예정인가

▶지난 4년 동안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미래교육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기였다. 이번 민선 4기는 미래교육의 토대를 만들고 학생성공시대로 도약을 이루는 시기다.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학습역량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시민성과 인성, 진로역량 함양에 역점을 둘 것이다. 학부모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신의 꿈을 그려갈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

1960년 충남 천안 출생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인천 인제고·부개고·동인천고 교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
제20, 21대 인천시교육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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