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원 기지 미래 수소도시…정장선 평택시장의'100만 도시' 플랜

[자치단체장을 만나다]"한미동맹 뿌리로 미군과 공존하는 문화도시 만들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송민수 기자 2022.01.01 12:0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정장선 평택시장/사진=평택시청 제공
평택시가 ‘수소도시’로 도약한다. 평택항 일대는 수소복합지구로 탈바꿈한다. 이제까지 평택 개발은 반도체 산업단지가 이끌었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평택항에 개설된 수소교통 복합기지가 주도할 예정이다. 평택항 일대에 수소 생산·유통시설과 교통복합기지가 조성된다. 이곳에서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생태계 전반을 책임질 예정이다. 평택항은 원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저장고를 갖춘 국내 최대 가스 공급·생산기지였다. 

이곳에 구축된 배송관로를 이용, 수소를 생산하고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 3년 동안 수소생산기지와 수소교통복합기지 구축사업, 수소생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등 5개 사업에 대해 총 1123억원의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았다. 앞으로 향후 5년간 한국가스공사, 한국난방공사 같은 에너지 공기업과 GS칼텍스 등 민간기업들은 1조2000억원을 평택항에 투자한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2018년 민선 7기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수소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한 이후 수소산업 발전이 시작됐다. 정 시장은 “2018년 취임할 때 기존 산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그게 수소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수소기업이 들어서면 3조88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2만51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일대 21만㎡에 수소 생산과 액화,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용기 제조기업, 유통센터를 결합한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무엇보다 기존산업이 친환경 미래산업으로 재편되는 게 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산지가 적어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왔던 평택항 일대가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그린 항만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정 시장은 “시는 환경문제에 취약하지만 이곳에 몰린 에너지시설에서 나오는 가스 등 냉매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부지역 발전 더뎌…‘지역 불균형’ 해결해야

고덕신도시가 포함된 송탄 지역에 비해 평택항이 자리한 서부지역의 개발은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 시의 전체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서부지역의 인구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정 시장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서부지역 발전 청사진을 담은 ‘뉴 프런티어 선언식’을 진행했다. 선언식에서 서부지역에 자동차 튜닝·리사이클·판매까지 아우르는 자동차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덕지구와 포승BIX에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부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 인프라 구축 계획도 마련했다. 우선 화양·만호지구의 도시개발을 조기 완료하고, 서해안 복선전철의 통로인 ‘안중역’을 신설해 역 중심으로 스마트도시를 조성한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해선 복선전철은 북쪽으로 화성시를, 남쪽으로 홍성군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해당 노선 구축 계획에 따라 평택안중역(가칭)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 시장은 “지금까지 서해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평택 서부지역과 다른 서해안 지역 간의 교통편의가 개선될 것”이며 “여기에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 사업으로 서부지역과 서울 간의 교통망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안중에서 서울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이동 시간은 기존 1시간 4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또 서부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인 ‘평택호 관광단지 사업’을 공공개발로 전환했다. 2023년까지 조성되는 게 목표다. 평택항을 활용한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해양안전체험관, 권관리 수변친수공간, 평택항배후단지 내 해양생태공원 등 서부지역을 글로벌 관광거점으로 만들 예정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통복천 현장에 방문한 모습/사진=평택시청 제공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 위치…‘국제 문화도시’ 건설

평택에는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가 있다. 정 시장은 “평택의 역할은 한미동맹에 있어 굉장히 커지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근간이 평택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도 크다”고 언급했다.

정 시장은 ‘미군 주둔’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관광지로 만들 예정이다. 관광지가 없는 평택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한미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 문화도시 건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미군부대 앞에 상설공연 특화거리를 조성한다. 또 문화, 체육, 예술, 자원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한미군을 비롯한 가족들과 평택시민들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민간교류협의회를 만든다. 정 시장은 “시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외교부 평택 SOFA국민지원센터 역할을 확대 요청할 예정”이라며 “미군 주둔으로 인한 갈등을 완화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만 명 거주하는 평택시 만들 것”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평택시의 인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55만9000명을 기록했다. 1995년 31만 명이었던 인구 수는 한 해도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늘었다. 정 시장은 ‘인구 1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50만 대도시’에 진입하며 시의 권한이 강화되고, 도시행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행정변화에 대응해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민간에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히 이양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시장이 시정을 운영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시민과의 소통이다. 무엇보다 읍면동 주민자치회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2019년 3월 ‘평택시 협치 기본조례’를 근거로 시민협치팀을 신설했다. 또 지역에서 발생되는 주민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웃분쟁조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 시장은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시민의 공간’과 ‘공익활동 지원센터’를 개소해 시민사회협력과 네트워크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시장은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다 민선 7기 평택시장을 지내고 있다. 정 시장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시장으로 출마한 이유에 대해 “의원시절 경륜을 살려 평택을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국제도시로 만들고 싶었다”며 “이게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해 2018년 시장직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미래를 보는 평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어떤 정책이든 사람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근시안적인 정책보다는 평택의 미래를 생각하는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고 소통해 살고 싶은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 실시협약에 참석했다./사진=평택시청 제공
다음은 정 시장과의 일문일답.


-시의 미래 먹거리를 수소로 정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 수소자동차 100대를 보급했다. 2030년까지 3만 대의 수소차를 보급할 예정이다. 원활한 충전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도 내에서는 최초로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지난해 7월 두 번째 수소충전소가 준공돼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권역별로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평택항 일대에 2023년까지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조성한다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수소충전시설, 정비소, 편의시설, 주차장 등 부대시설이 구축되는 수소친환경 교통체계다. 시는 평택항의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물트럭 등을 수소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소생태계에 필요한 수소생산시설도 갖춰진다. 포승읍 평택 LNG 인수기지 인근에 구축되고 있는 수소생산시설이 완공되면 하루에 약 7톤의 수소를 생산할 전망이다. 시는 이러한 수소경제 기반을 바탕으로 미래 수소도시를 구축할 것이다.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주택, 건물, 농업, 관광단지 등에서의 주요에너지원을 수소에너지로 전환하고 수소 관련 연구소와 연료전지와 수소차 부품 기업을 유치해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경제유발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시는 지난 3년 동안 수소생산기지와 수소교통복합기지 구축사업, 수소생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등 5개 사업 총 1123억원의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가스공사, 한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과 GS칼텍스 등 민간기업들은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평택항에 투자한다. 항만배후산업단지에 수소기업들이 입지하면 3조88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2만51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기존산업이 친환경 미래산업으로 재편된다. 미세먼지 수준이 높은 평택항 일대가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그린 항만으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시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활용해 ‘한미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 문화도시 건설’을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가 위치한 평택의 역할은 한미동맹에 있어 굉장히 커지고 있다. 한미동맹의 근간이 평택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도 크다. 시는 ‘미군 주둔’이라는 특수성이 지역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미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 문화도시 건설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군부대 앞 상설공연 특화거리를 조성해 평택시만의 차별화된 문화 공간을 만들 것이다. 또 한미 민간교류협의회를 통해 문화, 체육, 예술, 자원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한미군,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평택시민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의 대기질이 좋아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아졌나

▶2019년 대비 2020년 평택시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8%,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3.9% 감축된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산업이 위축되고 장기간 진행된 장마로 미세먼지 감소가 전국적인 현상이었지만, 평택시의 미세먼지 감축률은 경기도 최대 수준이다. 전국과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감축률은 각각 17.4%와 17.7%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평택시의 대기질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나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어떤 정책을 진행했나

▶평택시의 산림비율은 17%로 전국 평균인 63%에 비해 상당히 낮다. 민선 7기에 취임 이후 다양한 그린 사업을 통해 녹지공간을 확보했다. 먼저 도시숲 조성을 위해 30년 장기계획의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이 많은 공장 주변에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 확산을 초기에 방지하는 ‘차단숲’과 하천과 도로 유휴지 공간 내 나무를 식재해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도심으로 유도하는 ‘바람길 숲’, 중국발 미세먼지 등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서해안 녹지벨트’ 등이 포함된다. 시의 녹지를 확충하려는 노력은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시민참여 나무심기, 릴레이식 가꾸기 사업과 시민정원단이 운영되고 있다. 시민헌수목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285만여 주의 수목이 식재돼 관리되고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사진=평택시청 제공
-평택시 도일동 일대에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는 브레인시티가 조성된다. 브레인시티를 구상한 배경은 어떻게 되나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 각국이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를 통한 세계의 첨단 패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품귀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생산시설 등 첨단전자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 분야의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 평택시가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해 인재를 양성하고 인프라 구축 토대를 마련하는 역할을 맡으면 국가경쟁력이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택 브레인시티는 다른 산업단지와 어떤 점이 다른가

▶상업·의료·주거·대학 등 정주 여건을 포함한 산업단지로 수도권 유일의 대학교 신설 가능 부지를 보유한 산단이다. 또한 평택에는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가 있다.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의 특화된 배후단지인 첨단복합산업단지가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수원~화성~평택~용인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이다.

-브레인시티 내 46만㎡에 ‘카이스트 평택캠퍼스’가 들어선다. 어떤 로드맵으로 조성되나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성된다. 우선 캠퍼스의 기반구축 설계를 마무리한 후 2023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센터의 첨단기술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타운을 조성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 시민을 위한 기술·문화가 담긴 열린 공간을 조성할 것이다.

-브레인시티 내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온다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와 시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경기 남부권역의 의료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의료인프라를 구축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대학병원과 연계한 의료 R&D센터 건립으로 지역경제 발전에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3선 국회의원을 거쳐 평택시장을 지내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정에 임할 예정인지

▶평택을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국제도시, 사람이 중심이 되고 참여가 일상이 되는 소통도시로 만드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해 2018년 시장직에 도전했다. 평택의 미래를 생각하는 장기적 안목에서 시민들의 바람을 담은 핵심 추진과제를 전략적으로 발굴하면서 남은 임기를 성실히 보내겠다. 미래의 평택시가 훗날 미래세대가 자랑스러워할 삶의 공간, 도시의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장선 평택시장

1958년 3월 16일 출생
성균관대학교 학사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4,5대 경기도의회 의원
민주당 사무총장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제16,17,18대 국회의원
민선 7기 평택시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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